해바라기

 

김광섭

 

 

 

바람결보다 더 부드러운 은빛 날리는

 

가을 하늘 현란한 광채가 흘러

 

양양한 대기에 바다의 무늬가 인다.

 

 

 

한 마음에 담을 수 없는 천지의 감동 속에

 

찬연히 피어난 백일의 환상을 따라

 

달음치는 하루의 분방한 정념에 헌신된 모습.희망의 문학

 

 

 

생의 근원을 향한 아폴로의 호탕한 눈동자같이

 

황색 꽃잎 금빛 가루로 겹겹이 단장한

 

아! 의욕의 씨 원광에 묻힌 듯 향기에 익어 가니

 

 

 

한줄기로 지향한 높다란 꼭대기의 환희에서

 

순간마다 이룩하는 태양의 축복을 받는 자

 

늠름한 잎사귀들 경이를 담아 들고 찬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