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컷에 너무 많은 동작을 넣으려고 합니다. 때문에 독자 입장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기 힘듭니다.
가령 구울 A와 B가 주차장에서 대치하고 있다고 가정해볼까요? 구울 A가 주차장 기둥을 밟고 천정으로 뛰어올랐습니다. 그리고 천정을 달려 B의 뒤에 착지했습니다. 착지하자마자 곧장 카구네로 B를 꿰뚫어 오른쪽으로 내팽개쳐버렸습니다.
위와 같은 전투씬을 다른 만화들은 3컷 정도를 분배해서 그립니다. 주차장 기둥을 밟고 천정으로 뛰어오르는 것. 천정을 달려 B의 뒤에 착지하는 것. 그리고 카구네로 B를 꿰뚫어 던져버리는 것.
하지만 이시다 스이 작가님은 이 모든 동작을 한컷에 담아버립니다. 때문에 독자 입장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하기 힘들고 가독성도 떨어지는 것이지요. 간단하게 글귀로 표현을 해 보겠습니다.
'A는 주차장 기둥에 발을 디뎠다. 그는 곧장 기둥을 차고 천정에 도달하자마자 천정을 달려 B가 알아채기도 전에 그의 뒤편에 착지했다. B가 자신의 시선에서 A가 벗어난 것을 깨닳고 뒤를 돌아보려는 순간, 이미 A의 카구네는 그의 몸을 꼬치구이처럼 꿰뚫어 휘두르고 있었다.'
가 일반적인 만화라면, 도쿄구울은 아래와 같습니다.
'A는 주차장 기둥으로 뛰어올라 곧장 기둥을 차고 천정에 도달해 B가 알아채기 전에 그의 뒤편에 착지했는데 B가 자신의 시선에서 A가 벗어난 것을 깨닳고 뒤를 돌아보려는 순간 이미 A의 카구네는 그의 몸을 꼬치구이처럼 꿰뚫어 휘두르고 있었다.'
가독성이 매우 떨어지고 알아보기가 힘들죠. 이 문제점을 가장 쉽게 알 수 있는게 올빼미 vs 아리마전입니다.
액션이 좋다고 여겨지는 만화들은 동세는 기본이고, 다들 컷 분배가 좋습니다. 이시다 스이 작가님은 동세를 못 그리진 않아요. 동세는 정말 잘 그리십니다. 하지만 컷 분배가 안 좋다 보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기가 힘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