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쿠리아 -

"(공지음으로 추정)현재는 12월 13일의 이른 아침. 우리 군대는 전투에 한창이다. 여전히 본토방위대가 남아있기 때문에, 설사 타지로 나가 대규모 전투가 벌어진다고 한들 외부적인 침입은 불가능할 것이다. 아오기리의 수장이라고 추산되는 구울이 현재 투옥되어 있기 때문에, 어느때보다도 바짝 긴장해야만 할 것이다."

 

이 소리가 건물 내부로 울려퍼지자 사사키가 입장한다. 강력해보이는 간수들이 그의 옆에 서 있다. 사사키는 잠시 독방에서 발길을 멈춘다. 해당 방에는 더이상 아무도 수감되어 있지 않지만, 사사키는 그저 서 있을 뿐인 철문을 응시하며 과거 회상에 잠긴다.

 

- 회상 -

카네키는 의자에 앉고, 잠시 깊은 숨을 털어낸다.

 

간수 : 240번 - 저녁 시간이다.

 

간수는 음식을 밀어넣지만, 카네키는 거부한다.

카네키 : 내가 이딴걸 원하고 있는 것 마냥 굴지마! ! 나가게해줘나가게해줘나가게해줘나가게해줘나가게해줘나가게해줘나가게해줘나가게해줘나가게해줘나가게해줘나가게해줘나가게해줘나가게해줘나가게해줘나가게해줘나가게해줘나가게해줘나가게해줘나가게해줘나가게해줘나가게해줘나가게해줘나가게해줘나가게해줘나가게해줘나가게해줘나가게해줘나가게해줘나가게해줘나가게해줘 나가게 ─.. 하하.. 모두를 내가 구해야 해.. 모ㄷ ─..

 

카네키는 계속 문을 긁어댄다. 손톱이 빠지고 피가 흘러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리마는 그걸 응시하고 있다.

 

아리마 : '모두'는.. 죽었어. 전부.
간수들 : 특등! 들어가시면 안된다구요!

 

아리마는 무시한다.

 

아리마 : 내가 죽였지, 모두.

 

카네키는 패닉에 빠진다.

 

카네키 : 어그그으윽 으아아아 아우우우으 뭐 - 뭐라아고? 뭐- 무 무하하하하하하, 뭐야, 왜? 어디지?! 다음에는?! 나는 ─ 나는 ─ 나나? 나 느은 ─ 나는 누구야?

 

아리마는 복도를 걸으며 하이사키를 부른다.

 

아리마 : 간수장, 240번, 늘 저러고 있나?
하이사키 : 매일 밤 울어댑니다. 아기보다도 더 시끄럽습니다. 악몽을 꾸다가 깨어나는 듯 싶은건 일상다반사고.. 찢어질때까지 스스로 눈알을 파대기도 합니다. 이대로 있다가는 스트레스나 아사 둘 중 하나로 죽고 말거에요.

아리마 : 그런가.

 

후일 아리마는 240번 독실에 몇 권의 소설을 밀어넣는다. 만약 부족하다면 더 가져오겠다는 말을 남긴 뒤 떠나간다.

시간이 조금 흘렀을 무렵, 아리마와 240번은 테이블 위에서 대화에 열중인 상태.

 

아리마 : 이름이 필요하겠군.
240번 : 이름이요?

 

귀신이라도 본 것 마냥 놀라운 표정으로 카네키는 응답한다.

 

아리마 : 네 사회복귀 프로그램은 네가 우선적으로 CCG의 요원이 되는 것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언제까지고 240번이라고 부를 수 없다는건 알겠지.
240번 : ─..뭐가 좋을까요? 이름은 다른 사람이 지어주는게..
아리마 : 되도록 네게 맡기고 싶다만..
240번 : 그렇게 말씀하셔도..
아리마 : 그럼, 여기서 두 글자를 골라보자. 네가 좋아하는걸로.

 

240번은 신문 위의 두 글자를 짚는다.

 

아리마 : 커피와 세계라? 재미있는 조합이군. '하이세', 인가?

 

240번은 종이 위에 해당 글자를 적어본다.

 

하이세 : 하이세라.. 좋아요. 마음에 들어요! 고마워요, 아리마씨.

하이세는 웃어 보이지만 아리마는 불쌍하다는 듯, 동정의 시선으로 그를 내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