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냠냠냠 냠냠냠 냠냠냠 냠냠냠."
밤은 화련과 단 둘이서 밥을 먹고 있다.
화련은 몇달 전부터 먹는 양이 부쩍 늘었다.
배도 많이 나왔다.
"누나. 그런데 그... 혹시 어제 밤새 쿤씨 폴더에서 뽑아낸 거 있어요?"
밤이 물었다.
"응? 뽑을만한거 찾아봤는데 별거 없더라고."
화련이 말했다.
"아. 그래요..? 쿤씨 폴더에 뭐 이상한거 많던데.. 건질만한거 없었어요?"
밤이 말했다.
화련은 순간 밤을 째려봤다.
"야 이 바보야. 평소라면 찾았겠지.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태교에 안 좋아."
화련이 밤을 한대 쥐어박으며 말했다.
"아... 그런거 찾은거 아니었어요? 그럼 뭐 찾았었는데요?"
밤이 말했다.
"클래식. 우리 애기 들려줄 거."
화련이 말했다.
"아아.."
밤은 의외라는 표정으로 화련을 바라보았다.
"쿤 아게로 아그니스 그 놈. 진짜 무슨 생각으로 사는 놈인지 모르겠어. 어떻게 그렇~게 많은 영상을 가지고 클래식 몇 곡을 안 넣어놓을까?"
화련이 말했다.
"아 맞다. 그런데... 그... 쿤씨 말이에요."
밤이 말했다.
"그놈이 뭐."
"그.. 라헬이랑 같.."
'꽁'
화련은 밤의 머리를 한대 쥐어박았다.
"아야. 왜요!"
"쉿. 라헬 얘기 꺼내지 마.
애기 태어나서 클 때까지만이라도 좀. 맨~날 라헬라헬라헬라헬~ 지겹지도 않아?"
화련이 말했다.
"음..."
...
냠냠냠 냠냠냠 냠냠냠 냠냠냠
"아 잠깐 밤."
화련이 밥을 먹다 말했다.
"왜요?"
"아까 그.. 쿤놈이 뭐 어쩃다는 거였어? 듣다가 끊으니까 갑자기 궁금하네."
화련이 말했다.
"아.. 그게. 그러니까.. 라헬이랑 같이 살면서 찍은 영상들을 이수씨랑 공유한거 같은데 이수씨는 발뺌해요."
밤이 말했다.
"... 그래? 흠...."
화련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아 몰라. 그냥 라헬 잠시 잊자. 응?"
화련이 말했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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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각, 십이수는 벌벌 떨고 있었다.
"으으.. 어떻게 하지."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십이수는 라헬의 영상을 받은 후 그걸 누구에게도 공유하진 않았다.
물론 그딴거 보려는 사람도 없었지만.
아 아니다. 그걸 공유받은 사람은 이때까지 딱 한명 있었다.
알렉세이 아미고챠츠. 다만 아미고는 이미 뒈진지 오래였다.
십이수는 그 영상들을 모두 지워서 증거를 없앨까도 생각해 보았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지우기는 아까웠다. 다시 받을 수도 없을 텐데.
"으으... 그래. 그거야!"
십이수는 안을 하나 짜냈다.
먼저, 십이수는 '라헬' 이라고 적힌 폴더의 이름을 '레이첼'로 바꾸었다.
그리고는 레이첼 폴더에 비밀번호를 설정하였다.
그 후, 레이첼 폴더를 다른 폴더에 집었다. '밧단아람'
그리고는 거기에 '레아' 라는 폴더를 집어넣고, 밧단아람 폴더에도 락을 걸었다.
그리곤 밧단아람 폴더를 '종합' 이라는 폴더에 집어넣고, 또 '종합' 폴더에 다른 폴더를 여러개 집어넣었다. 그리고는 락을 걸었다.
"후후후. 이러면 못 찾겠지."
십이수는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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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음음.."
하츠는 엔도르시의 머리통을 갑빠에 올린 채 낮잠을 자고 있었다.
물론, 엔도르시도 역시나 자는 중이다.
"음...음...음... 무거워..."
하츠는 꿈을 꾸고 있었다.
그 꿈 속에서는 라헬과 쿤이 같은 방에 있었다.
"어.. 나 이거 어디서 봤는데... 분명 엔도르시랑 같이"
하츠는 생각했다.
하츠는 아미고가 죽은 후 아미고의 포켓을 챙겨 장례식에 뭐가 필요한지 조사한 적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