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 올려 묶어 허리춤까지 내려오는 흑갈색의 머리를 살랑이며
새로 생긴 낯선 미용실에서 한 어설픈 파마처럼 제법 곱슬거리는 노란 머리를 매만지며
소년과 소녀는 끝없이 이어져 있을 것 같은 긴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긴 타원형 같은 형태의 탑 내벽을 감아 오르는 계단.
바깥풍경이 보이는 창문 같은 건 없었다.
그저 새까만 정적만이 가득한 계단을 소년과 소녀는 걷고 있었다.
"밤."
그런 와중 소녀가 정적을 견디지 못하겠다는 듯 앞서 걷는 소년을 불러세웠다.
소년은 내디디던 발걸음을 멈추고 뒤로 돌아 시선을 소녀에게로 향하게 했다.
"왜?"
왠지 싸늘한 것 같은 소년의 외마디에 소녀는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아니…. 우리 너무 말없이 걷는 것 같아서."
의미를 알 수 없는 소녀의 말에 소년은 잠시 골똘히 고민했다.
그리고 소년은 도저히 모르겠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래서?"
그러한 반응이었다.
평소 소년이 여심을 읽는 법 같은 것에 재주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소녀는 고개를 푹 숙이고는 한숨을 쉬었다.
"그냥… 그렇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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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던것만 마저 끝내고 쓸게요 ㅈ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