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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탑에 들어오고 10년 남짓한 시간이 흘렀을 적의 이야기다.
훗날 이렇게 눈웃음치던 밤레기도, 처음부터 썩어빠진 밤레기였던 것은 아니다.
아저씨같긴 하지만, 그래도 착할 때가 있었다.
마누라 말 잘 들을때.
밤레기도 처음부터 아이가 수백명 있었던 것은 아니다.
누구나 처음엔 한 명이다.
랭킹이 높아진 밤레기는 아이들을 나몰라라 하지만, 갓 아저씨가 된 밤은 아이를 나름 잘 돌보았다.
"우리 애기가 초밥이 먹고싶대
우리 애기가 김밥이 먹고싶대
우리 애기가 롤케잌이 먹고싶대"
첫 아이가 세상에 나오기 전, 애엄마 화련은 밤에게 이것저것 심부름을 시켰다.
물론 약파는 소리였다. 화련은 지가 먹고싶은걸 시킬때 애기가 먹고싶다고 했다.
하지만 착한 밤은 화련이 뭐가 먹고싶다고 할 때마다 군말없이 나가서 사왔다.
다만, 그때나 수백년 후나 한가지 변하지 않은 것은 있다.
라헬..
라헬..
라헬..
밤은 어딜가나 라헬을 찾았다.
"라헬.. 아니 김밥 다섯 줄 주세요."
"라헬.. 아니 딸기 케이크 하나 주세요"
"라헬..아니.. 자장면 곱배기랑 라.. 아니 짬뽕이요. 탕수육 대짜랑"
화련은 밤의 라헬 집착 때문에 암 걸리는 줄 알았다.
"으으...라헬. 라헬 라헬.... 우리 애기 이름도 라헬로 짓는 거 아니야?"
화련은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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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일은 다가왔고.
아이는 태어났다.
귀여운 딸내미였다.
"응애 응애 응애!"
"이름 뭘로 할겁니까?"
아이를 받은 유토가 밤에게 물었다.
"음...이름... 화 라ㅎ. 아 아니지. 화 영 이라고 할게요."
밤이 말했다.
"흠. 이름을 라헬이라고 하려고 했다는 것은 화련에게 말하지 않아야 겠어."
유토는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