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이야기: http://m.chuing.net/zboard/zboard.php?id=mopm&page=3&sn1=1&m_id=&divpage=16&best=&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80039

 

"무슨 일이야? 후부키 씨."

 

"하긴.. 킹 씨도 '인류 최강'이니까 이야기를 들을 자격이 있지. 다들 앉아봐. 아주 중요한 얘기야."

 

후부키는 자연스럽게 방 안으로 들어와 구석에 있는 탁자를 방 한가운데 가져다놓고, 그 곁에 앉았다.

 

"또 너희 언니 일이야?"

 

사이타마는 혹시나 하는 표정으로 물었으나 후부키는 고개를 저었다.

 

"사이타마, 그리고 킹 씨.. 요즘들어 괴인의 출현 빈도가 계속 늘어나는 이유가 뭔지 생각해 본 적 있어?"

 

"??"

 

"괴인의 수를 조절하는 누군가가 있다는거야. 생각해 봐. '지구가 위험해'라는 예언이 '지구가 위험에 처해있다'가 아니라 '지구 자체가 위험한 존재다'라는 뜻일 수도 있어."

 

사이타마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고 있었지만 킹은 진지한 표정으로 듣고 있었다.

 

"혹시.. 이 땅 전체에 끔찍한 저주가 걸려 있고 지금껏 인류는 환상 속에서 살고 있었다는 건가? 먼 옛날에 은하를 떠돌다가 지구에 불시착한 인류의 선조가..."

 

"킹 씨는 역시 나로써는 상상도 못할 가설을 내놓는구나. 하지만 내가 가져온 정보는 그게 아니야. 최근 몇 년 사이에 괴인 출현 빈도나 평균 재해레벨이 점점 높아지는 것은... 아마 4년 전 '미친 사이보그' 사건이 원인일거야."

 

미친 사이보그,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이다. 그 단어가 나오자 사이타마조차 그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었다.

 

"미친 사이보그는 인간들만 죽인게 아니야. 오히려 그 주변은 희귀생물들이 살고 있던 숲으로 가득했지. 자연을 파괴하는 인류가 애초에 마음에 안 들었던 지구는 그 사건 이후로 더욱더 분노하게 된거야. 기억나? 그 이전에는 '재해레벨 용' 경보가 실제로 울린 적도 없었잖아."

 

'그랬나....'

 

히어로를 시작한지는 겨우 3년, 그러나 사이타마에겐 이미 까마득한 옛날이나 다름없었다. 오랜만에 옛날의 기억을 더듬어보니 그런것 같기도 했다. 사이타마 자신이 너무 강해져서 잘 느끼지 못했을 뿐이었다.

 

"이게 다가 아니야. 얼마 전에 궤멸한 괴인협회의 간부 중에는 '지구의 대리자'가 있었는데, 그마저 실패하자 신은 드디어 참을성을 잃었지. 그날부터 지금까지 나타난 괴인의 수가 그 이전 1년간 나타난 괴인의 수랑 맞먹을 정도야."

 

물론 본인은 기억 못하겠지만 사이타마도 지구의 대리자를 죽인 적이 있었다. 그가 운석이나 다크매터 해적단 등 외계의 위협을 막아낸 공적을 생각해 지구가 유예 기간을 줬을 뿐, 홈리스 황제마저 실패한 이후로는 괴인의 출현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동제의 어스 가디언이 괴인이 나타나는 족족 처리하고 있기에 아직까진 누구도 이변을 눈치채지 못했다. 

 

"잠깐 후부키, 그런데 이런 얘기를 왜 나한테 하는거야? 이런건 협회에 먼저 알려야 하는거 아냐?"

 

"방금의 가설은 나와 후부키 조의 조원들이 열심히 머리를 굴려 세운거지만, 가장 중요한 단서들은 '제 3의 눈'을 가진 친구한테 들은거야. 그녀가 말하기를, 사이타마 네가 인류의 유일한 희망이라고 했어."

 

"????"

 

" 유일한 희망이라... 혹시 뭔가 알고 있는건 없어, 사이타마 군?"

 

킹이 넌저시 물어보았으나 사이타마는 다짜고짜 그런 소리를 들으니 당황스러울 뿐이었다.

 

"글쎄...난 그냥 취미로 히어로를 했을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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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 내가 상대한 괴인 중에 제일 강한것 같은데. 항상 그런 괴물이랑 마주치는거야?"

 

"아뇨.. 저희도 저런건 처음 봤습니다."

 

일단 함선 안으로 돌아온 스이류와 럼 콜버스는 응급 약품으로 부상을 치료하고 있었다. 다들 원숭이처럼 생긴 괴인의 주먹 단 한 방에 당한 것이다.

 

"그리고 그 원숭이가 떠나기 전에 뭐라고 그랬는데... '너희 땅에서 나오지 마'라고 했었나."

 

"네? '나가'가 아니라 '나오지 마'라니... 영토를 침범당해서 날뛴게 아니었나요?"

 

"몰라. 아무튼 이대로 돌아갈 수는 없잖아? 저 원숭이가 따라오지 못할만한 곳까지 이동하자고."

 

조사대의 함대는 신대륙의 해안선을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배의 밑바닥에 울트라 피테쿠스가 매달려 있다는 사실은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괴인 경보입니다. 재해레벨은... '최소' 용. 이 방송이 들리는 모든 히어로들은 T시로 출동해 주십시오."

 

갑자기 히어로 협회의 본부의 모든 스피커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최소...? 그리고 히어로 전원 출동이라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거지?"

 

후부키와 사이타마는 얼어붙은 킹을 두고 그 즉시 문을 뛰쳐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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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 도마뱀처럼 생긴 괴인이 T시를 활보하고 있었다. 새끼 도마뱀이라고는 했지만 어지간한 고층 빌딩도 나뭇가지처럼 보이게 만드는 덩치였다.

 

※재해레벨 용 ㅡ 베이비 드래곤

 

"제길.. 우리가 무슨 짓을 해도 꿈쩍도 안 하잖아.."

 

"저런걸 어떻게 쓰러뜨려!?!"

 

히어로 협회건, 네오 히어로즈건, 소속을 가리지 않고 사방에서 히어로들이 몰려왔으나 베이비 드래곤은 그들의 공격에는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그때, 드디어 S급 이상의 실력을 가진 히어로들도 하나씩 도착하기 시작했다.

 

"비켜라. 방해된다."

 

※ A급 1위 ㅡ 아마이 마스크

 

"더럽게 크네."

 

※ 네오 S급 2위 ㅡ 금속 배트

 

아마이 마스크는 온 몸에 핏줄이 돋은 채 뛰어올라 주먹을 휘둘렀고, 금속 배트는 베이비 드래곤의 머리에 올라타 쉴새없이 배트를 내리쳤다. 그러나 그렇게 2분이 지나도 베이비 드래곤은 누가 자신을 때리고 있는지도 모르는 눈치였다.

 

'뭐 이런 괴물이...!!'

 

그 순간, 엄청난 굉음과 함께 베이비 드래곤의 머리에서 피가 튀었다.

 

"저게 요즘 유명한 전투위성인가? 예상했던 것보다 성능이 좋군."

 

땅에 착지한 아마이 마스크는 온 몸에 묻은 피를 털어내며 말했다. 그러나 베이비 드래곤은 움직임이 약간 느려졌을 뿐, 아직도 목숨은 멀쩡히 붙어 있었다.

 

"계속 쏴."

 

멀리서 지켜보던 동제는 다시 어스 가디언에게 지시를 내렸다. 굉음이 여러 차례 울려퍼지더니 마치 지진이라도 일어난 것처럼 땅이 마구 흔들렸다. 포격이 끝난 후, 베이비 드래곤은 드디어 천천히 땅에 쓰러졌다.

 

그러나 아직 끝이 아니었다.

 

"어..?"

 

갑자기 그림자가 사방을 뒤덮었다. 히어로들이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자 말도 안되게 거대한 물체가 날아다니고 있었다.

 

재해레벨 불명 ㅡ 드래곤 엠페러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