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를 굉장히 싫어하는데 꿈속에선 울었습니다. [긴글] |
익명 | 0-0 | 2019-06-28 20:39:11 | 410 | |
안녕하세요. 몇달만에 고민관련 글을 올려봅니다.
이번 내용은 제 가정환경 관련 내용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저희 집안은
군대처럼 폐쇄적인 집안이었습니다.
암묵적인 통금시간
원칙에 따른 철저한 행동관리
문제는 원칙이라는게 순수히
아빠 본인의 가치관에 따라 결정되는 거였죠.
물론 아빠 본인의 가치관이 이상한 게 아니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하면 그걸로 끝이다. 니가 대학교를 가서 열심히 공부한다면 지원을 해준다만 그게 마지막이다."
"자기 밥그릇은 자기가 챙겨야한다."
"넌 엄마 아빠에게 혜택을 많이 받으니 사회탓을 하면 안되고 결과에 대한 책임은 오로지 너의 책임이다."
이런식에 가치관을 가지신 분이십니다.
맞아요. 저게 당연한 겁니다.
근데 저걸 누군가에게 보호받아야할 꼬마였던 시절부터 철저하게
폭력으로 가르쳤다는게 문제죠.
엉덩이가 보라빛을 벗어나본 적이 없고
청소기 손 수건 허리띠 당구채 등등 아주 별에별 폭력을 다 겪었죠.
저녁 7시 이후로 늦게 들어오면 맞았고
놀토란 단어가 존재하던 시절 애들이랑 놀다오는 것도 상상할 수 없었으며
집에 돌아오면 "만약 니가 거짓말한다면 뒤지는 거 알고 있지?" 라고 하며
매번 협박으로 훈육하던 그런 분이셨습니다.
원칙적으로만 행동하면 문제가 없을 겁니다.
문제는 아빠도 인간이시고 그 원칙에 모순점이 존재하더라도
강압적으로 훈육했죠.
어렸을 때부터 학원을 보내셨는데
학원 숙제나 조금이라도 늦으면 너한테 드는 돈이 얼마인 줄 아냐면서
죽도록 패고 저한테 다니기 싫으면 끊으라고 소리치는데
문제는 매번 저한테 다니기 싫으면 안 다녀도 된다 하면서
혼낼 땐 학원을 끊으면 마치 세상 무너지는 것처럼 훈육해서
어렸을 때 전 학원을 끊으면 큰일나는 줄 알고
울면서 다신 안 그러겠다며 빌빌 기고
또 다시 학원 다니지만 그 많던 숙제를 감당 못해
또 되풀이되는 악순환을 맞게 됐죠.
어렸을 때부터 눈높이 국어 수학 한자 이 세개랑
태권도 학원, 영어 학원, 수학 학원, 피아노 학원을
보내셨는데
그 어린나이에 저걸 스파르타식으로 가르쳤고
그 문제를 모르면 왜 모르냐며 집중 안하냐며 또 맞았고
하루하루가 지옥이라 저에겐 방학이란 시간이 고문 그 자체였고
학교 가는게 오히려 행복이었습니다.
학원을 끊는게 그렇게 큰일이 아니라고 깨달은 건 중 1 겨울 방학 때였죠.
중학생이었던 제가 집에 돌아왔을 때
제가 필기한 노트가 맘에 안 든다며 또다시
폭력을 휘두르며
왜 맞는지 이해가 안되 뒷걸음치던 저에게
"왜? 도망치려고? 아예 넘겨서 떨어트려줄까?"
제 눈을 보며 똑똑히 말을 하던
그 쓰레기같은 놈이 바로 제 아빠였습니다.
원칙 좋아요. 가치관 좋아요.
완전히 틀린 것도 아니고 제가 21년 동안 살아오며
이렇게 키워져서 도움 받아온게 많았기 때문에 이해해보려 시도라도 할 수 있었습니다.
근데 자기 자식한테 그 딴 개 소리나 지껄이는
그 인간이 너무나도 원망스러워서
새벽에 내가 저 인간의 목에 칼을 꽂아야 내가 사는게 아닐까 하고
수백 수천번을 고민하게 만든 그런 인간입니다.
오죽하면 초등학교 4학년 때 과학실 용품 결정을 훔쳐서 먹을 생각을 하고
실제로 네일아트 지우는 용액을 마셨는지
지금 생각하면 왜 당당히 말을 하지 못했을까.. 억울해서...
지금에 제가 어렸을 때 절 도와주지 못한다는게 너무 맘 아파서 지금도
울게 만드는.... 그런 인간이 제 아빠입니다.
제 유년시절을 철저하게 망가트린 원흉이자 악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돈으로
협박하며 키우셨고 제 행동 하나하나에 책임을 부과해서
제 성격을 폐쇄적으로 만들고 그 흔한 pc방도 애들이랑 가보지 못해
혼자만 동떨어지게 되고
심지어 어린이집이랑 초등학교 선생님한테 심하게 폭행당해서
얼굴 전체가 보라색으로 변해버릴 정도로 피멍들었는데
그게 나쁜 건 줄도 몰라서 그냥 전봇대에 부딪혔다고
거짓말을 해야했던 저였습니다.
왜냐하면 집에서도 그렇게 맞아서 그걸 부모님이나 누군가한테
말을 해야할 정도로 중대사항인 줄 몰랐거든요.
이런 사람인데 주변인들에겐 좋은 사람, 훌륭한 부모님이란 이미지가 박혀있어서
넌 축복받은 애라면서 같잖은 소리를 들어가며 피눈물을 흘려야했습니다.
자기 자식이 내성적이고 사람을 무서워한다는 걸 잘 알고
그림을 그리고 싶어하는 것도 잘 알면서
그렇게 잘 알고 있었으면서
제가 잘못된 선택을 할 때 그냥 방관했던 그 가증스런 인간...
평소에 옆에서 고등학교 취업관련으로 맨날 말을 걸고
능력이 안되면 쓰레기다. 너 만화로 먹고 살 수 있겠냐면서
안 그래도 겁이 많은 애에게 꽁깍지를 심어놓고
저에게 선택의 기회를 줬는데 니가 그렇게 선택했으니
온전히 너의 책임이란 개소리를 지껄이는 인간이 제 아빠였습니다.
제가 비행 청소년이라던지 막 나가는 애였다면 이런 아빠의 행동들이 당연했겠죠.
근데 그당시 전 전과목 평균 94.5 주요과목(국수사과영역) 평균 98.9점을 맞을 정도로
자기 할일을 철저히 했고 주변에서도 아빠만큼 평가가 좋았던 애였습니다.
어렸을 때 그렇게 절 패면서 가르쳤던 자기 밥그릇..
전 정말 열심히 챙겼고 제 꿈을 위해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습니다.
그리고 부모님도 아셨습니다. 제가 뭘 좋아하고 뭘 하고 싶은지.
근데 알면서도 옆에서 계속 겁주고 회유하고
제가 잘못된 선택을 하도록 방조했으면서
온전히 그 책임을 저에게만 부과했죠.
자기 가치관이 전부고 그게 아니면 틀린 그런 인간이었습니다.
'자기 밥그릇만 잘 챙기면 된다. 자기만 잘하면 된다. 사회가 어찌되든 신경 안써도 되고 자기만 잘하면 된다.'
이게 아빠의 가치관입니다.
지금이야 제가 운이 좋았고 제 자신을 절벽 밑까지 극도로 밀어붙였을 정도로
살아 꿈의 첫 걸음에 성공했지만
만약 성공했으면 전 죽었겠죠.
근데 그 인간은 제가 죽어도
자살은 미련한 짓인데 ㅉㅉ 자기 밥그릇도 못 챙기는
실패자같은 놈이라 비웃을 겁니다.
그런 인간입니다.
근데 어느날 제가 꿈을 꿨는데
꿈 속에서 눈앞에서 아빠가 쓰러져 돌아가신 겁니다.
몸을 흔들어봤는데 미동도 없으시고
얼굴에서 핏기가 사라지고 몸 전체가 축 늘어져 손을 잡아도
자연스럽게 손을 놓치는 그런 상태로 변하신 겁니다.
근데 정말 기분 더러웠던게
갑자기 감정이 우러나오면서
제가 우는 거에요.
윽.. 윽 흐극.. 훌쩍.. 우욱..
하면서 훌쩍이는데
그냥 우는 거에요.
그리고 팍 깨어났어요.
땀 뻘뻘 흘리고 실제로 자면서 울었던 상황인 겁니다.
눈물이 흐르고 있더군요.
그렇게 몇번이고 머릿속에서 죽이고 고문하고
나한테 무릎 꿇고 미안하다 소리치게끔 만들었는데
정작 꿈속에선 제가 울고 있었다는게
기분이 나쁘고 더럽더군요.
왜? 내가 왜 울어야하지?
아니.. 내 유년시절을 불행하게한 그 인간에게
내가 눈물을 흘렸다는게 치욕스러워서
짜증나더군요.
만약 제가 혼자서 살 수 있으면
철저히 저에게 했던 행동들을 돌려주며
"당신이 키운 결과물이 나니까 내가 보여주는 모습이
당신이란 생각 안 해봤어?"
"이제부터 내 말에 말대꾸하면 뒤지게 맞을 준비하세요 ㅎㅎ
꼽으면 젊어지시던지 쓰레기새1끼야."
"자기가 한 행동에 책임을 지라고 했잖아요. 지금까지 해온 행동들의 결과가 나인데
이제 내가 당신을 패든 그건 당신이 짊어져야 할 책임이잖아"
저에게 했던 개논리들을 똑같이 돌려주려 그렇게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리고 그 인간들이 죽으면 철저히 유골을 하수구에 버려서 능욕시킬거라고 몇번이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몇번이고 살인충동을 일으키고 몇번이고 눈알을 후벼파고
몇번이고 장도리로 두개골을 박살내고 싶었던 인간인데 울었다는게..
그래서 요즘 제가 부모님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원망해서 중학교나 초등학교에서 가장 싫어하는 인물로
부모님 이름을 적었고
아빠 엄마란 단어도 쓰기 싫어서 애미 애비라고 불렀을 정도로
혐오했던 인간들이고 제가 학교에서 패드립을 받으면
오히려 기분 좋아했을 정도로 싫어하는 인간들인데
울었습니다.
제가 꿈속에서라지만 울었다는게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전 대체 엄마 아빠를 어떻게 생각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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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 관심받고 지원은 많이 받은 저에 비해
아빠는 부모님에게도 관심을 별로 못 받고 준비물 200원 살 돈도 못 받아서
학교에서 맞았다고 하죠.
그래서 신검 받고서 정신차리고 공부해 공무원 시험 2번 합격해서
지금에 자리에 올라오신 거죠. 거의 혼자서 다하고 사셔서
저랑 완전히 다릅니다.
근데 이해랑 동정은 다릅니다.
자기 자식을 철저하게 몰아붙이고 제가 어떤 맘이었는지 몰랐으면서
제가 왜 그 인간을 동정해야 하죠?
글에 적은 일들은 극히 일부일 뿐입니다.
가끔 저에게 니가 분명 맞을 짓을 한 건 아니냐 물어보시는데
맞을 짓 많이 했죠.
거짓말하고 돈도 훔쳐보고 집전화로 넥슨 캐시 몰래 결제하고
근데 제가 그런 걸로 원망하진 않죠.
제가 이 인간을 그렇게 미워하고 살인충동을 일으키는 이유는
자기는 사회인으로서 돈벌 능력을 갖고 있고
아직 사회에 나가보지 못하고 능력을 키우고 있는 애한테
돈으로 협박하고 자기 가치관을 강요하니까 그러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