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언론 자유가 1년 만에 급격히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경없는기자회가 '세계 언론자유의 날'을 맞아 발표한 '2024 세계 언론자유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언론 자유는 1년 만에 47위에서 62위로 15계단 추락했습니다.

이는 이명박 정부 초기인 2009년 22계단이 떨어진 뒤로 가장 큰 폭의 순위 하락입니다.

앞서 한국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 역대 최고인 31위를 기록했지만,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 69위로 하락했고, 박근혜 정부 당시 2016년엔 역대 최저인 70위까지 떨어졌습니다.

이후 문재인 정부 때는 41위에서 43위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그리고 작년에 47위로 다소 떨어진 결과가 나왔다가 1년 만에 60위대로 접어든 겁니다.

국경없는기자회는 전 세계 180개국의 언론 자유 환경을 평가해 '좋음'부터 '양호함', '문제 있음', '나쁨', '매우 나쁨'까지 다섯 그룹으로 분류합니다.

그런데 작년까지만 해도 '양호'에 포함됐던 한국의 언론자유는 올해엔 세 번째 그룹인 '문제 있음'에 속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경없는기자회는 한국 상황과 관련해 "언론자유를 개선해 왔던 몇몇 나라에도 다시 검열이 시작됐다"며 "한국 일부 언론사는 명예훼손 혐의로 정부의 기소 위협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2022년 여당인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공영방송 기자들을 고발했다"거나 "법률상 공영방송 임원 인사에 정부가 우위를 점하고 있어 편집 독립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짚기도 했습니다.

이번 보고서에서 미국은 55위, 일본은 70위 등을 기록했으며, 중국은 172위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노르웨이와 덴마크, 스웨덴이 1,2,3위를 지키면서 대체로 북유럽 국가들이 강세를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