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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그마니네 - 고은
에리리 | L:60/A:454 | LV176 | Ex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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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 | 2019-12-03 00:17:46 | 1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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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뫼 딸그마니네집

딸 셋 낳고

덕순이

복순이

길순이 셋 낳고

이번에도 숯덩이만 달린 딸이라

이놈 이름은 딸그마니가 되었구나

딸그마니 아버지 홧술 먹고 와서

딸만 낳는 년 내쫓아야 한다고

산후조리도 못한 마누라 머리끄덩이 휘어잡고 나가다가

삭은 울바자 다 쓰러뜨리고 나서야

엉엉엉 우는구나 장관이구나

그러나 딸그마니네 집 고추장맛 하나

어찌 그리 기막히게 단지

남원 순창에서도 고추장 담그는 법 배우러 온다지

그 집 알뜰살뜰 장독대

고추장독 뚜껑에

늦가을 하늘 채우던 고추잠자리

그 중의 두서너 마리 따로 와서 앉아 있네

그 집 고추장은 고추잠자리하고

딸그마니네 어머니하고 함께 담근다고

동네 아낙들 물 길러 와서 입맛 다시며 주고받네

그러던 어느날 뒤안 대밭으로 순철이 어머니 몰래 들어가

그 집 고추장 한 대접 떠가다가

목물하는 그 집 딸 덕순이 육덕에 탄복하여

아이고 순철아 너 동네장가로 덕순이 데려다 살아라

세상에는 그런 년 흐벅진 년 처음 보았구나

 

개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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