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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 에필프롤로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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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 | 2017-06-24 00:18:00 | 3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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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 이번도 너무 깁니다. 지금 모니터 앞의 당신! 긴 글이 싫으시다면 뒤로가기!/좀 나눠서 올리는 게 나을 것 같아 다음화부터는 나눠서 올립니다. 당일에 올릴 수도 있겠네요.)+그닥 잔인하지는 않으면서도 공포스러울 수 있으니 주의하시고 오글거림도 주의해주세요.

 

Open talk
 
 "-치지직, 오늘 속보를...치직, 드리겠습니다. 오늘 드디어 치지직, 치직...이겨 항복을 받아내었으며 그들을 새로운 주민, 인간으로 받아들일 준비로 새로운 법을 만든다는 정부의 계획은 잠시 늦춘다고 합니다.
 
 아카루토 휘 라스아일 의원님이 회견에서 그 법은 내년 3월 17일에 진행 될 것이라는 의견을 말씀하셨습니다. 곧 이 전쟁을 멈출 법이 만들어진다는 말에 시민들은 모두 기뻐하는 추세입니다.
 
 다음은 라스아일님께서 직접 현상수배를 건 이들에 대해 말씀드립니다. 그들은 정부를 비하했으며 연구기구를 테러한 자들이기 때문에 발견한 즉시 그 자리에서 사살 가능하며 그들을 죽이거나 혹은 잡은 분께는 라스아일님게서 직접 상금을 하사한다고 합니다.
 
 차례로 이름을 말씀드린 후에 인상착의를 말해드리겠습니다. 먼저 슬레디아 렐 휘스, 아르엔 드 후프부크, 아델리 카브 우브넬라...치지지직, 치지직...아레시아. 이상입니다...치직, 다음은...치지직, 치지지직...띡.-
 
 열어야만 하는 이야기
 
 [3795년, 3월 19일. 오후 4시 41분 5시까지 19분 / 6시까지 1시간 19분]
 
 [그 전과는 다르게 변해버린 레무리아 대륙의 다섯번째 중앙 수도, 고르기아스에 위치한 S번 연구소 안.]
 
 "크헉, 으아아악!!!"
 
 정신강화 연구실이라는 표가 걸려있는 연구실 안에서 조금 막힌 비명소리가 크게 터져나오고 있었다.
 
 "어떠냐, 이것이 [능력자]를 만드는 첫 단계다."
 
 "어떠냐고요? 어떠긴요. 그저 역겨울 뿐 인데. 비명소리가 자장가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네요. 정말 끔찍하니까 그렇게 기쁘게 생각하진 말아주세요."
 
 "그렇게 생각하는 군. 이봐, 최대치로 올려. 실험은 하루라도 빨리, 능력자 재배는 신속하게 해야해. 서두르라고. 자, 다음 단계를 보여줄테니 따라와라."
 
 "...네, 그러죠. 다음 단계는 역겹지 않았으면 하네요."
 
 중년의 남자는 그 연구실에서 미련 없이 나갔고 꽤 어려보이는 소녀는 자신 앞의 유리창 넘어서 보이는 소년을 잠시 바라보고 그를 따라서 그곳에서 나갔다.
 
 그리고 연구대 위에 두 팔과 두 다리가 묶인 채 비명을 토해내던 소년, 소녀와 남자가 바라본 그 소년의 몸은 압박감이 점차 심해지자 그에 의해서 온 몸은 상처투성이가 되어버렸다.
 
 "NO.80, 실험 종료예요. 정신을 잃은 데다가 몸에 상처까지 났어요. 아무래도 폐기 처분 해야할 것 같은데요?"
 
 ...덜컥, 하는 소리와 함께 신체 능력 활성화 연구실의 문이 열리고 그 중년의 남자와 소녀가 들어왔다.
 
 그들이 들어오자마자 한 소녀가 유리창에 다가와 뭐라고 소리치며 분노와 증오를 표출했다.
 
 유리창 때문인지는 모르나 소녀의 목소리는 들려오지 않았지만 여자의 일그러진, 험악한 표정을 본 소녀는 눈을 살짝 찌푸렸다.
 
 "여긴 어떠지?"
 
 "...더욱 짜증나네요. 지금 제가 증오를 보고서 즐거워하길 바랬다면...잘못 된 선택이라고 말해드리죠."
 
 "...흐음, 증오라...그럼 다음 단계로 바로 넘어가지."
 
 "아뇨, 됐어요. 그냥 사무실로 가죠. 볼 것도 없는 것 같은데. 이미 예전에 봤던 것 투성이라 지루하기도 하고요."
 
 "그럼 먼저 가있어라. 거기, 이 열쇠를 내 사무실에 데리고 가."
 
 "예? 아, 네. 가시죠."
 
 훤칠한 외모의 사내가 안경을 바로 쓰며 소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러나 소녀는 그 손을 못 본건지 아니면 고의적으로 무시한 건지 그냥 연구실에서 나가버렸다.
 
 그런 소녀의 반응에 당황한 남자는 급하게 소녀를 따라나갔다.
 
 "...NO.71번 제거처리해. 어차피 정신강화 등급이 C나온 녀석이야. 게다가 이번 단계 실험도 늦게 지연된 녀석이라서 분명 다음 단게도 늦게 실행될거라고. 그럼 시간만 버리는 거야. 필요없으니 당장 처리해."
 
 "아, 네! 베키시 씨, NO.71번 제거 시스템 실행해주세요."
 
 그 말에 긍정의 뜻으로 고개를 끄덕인 베키시라는 그가 구석에 있는 버튼을 누르자 유리창 너머의 불빛이 꺼졌다.
 
 그 안에 있던 여자는 불빛이 꺼짐에 당황했고 이어 자신의 목을 부여잡으며 유리창을 쳤다.
 
 하지만 그 여자의 행동에도 그 누구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리 지나지 않은 그 때 여자가 정신을 잃으며 쓰러졌다.
 
 몇 분 정도 지나고서 그 안으로 한 연구원이 들어가 그 여자의 팔을 잡고 끌며 한 상자에 넣어 그 상자를 잠궜다.
 
 "NO.71번 가지고 제거 해주시죠."
 
 그 연구원의 말에 여럿의 사람들이 들어오더니 그 상자를 들고 어디론가로 갔다.
 
 "...난 다음 연구실에 갈테니 다음 물건은 제대로 해두라고."
 
 "네, 알겠습니다."
 
 ......하얀 복도를 걷는 둘의 사이에는 어색함과 침묵만이 있었다.
 오늘 처음 봤고 할 말도 없으니 무슨말을 꺼냈다가 썰렁해지면 엄청 어색해질 상황이기에 둘은 그냥 걷기만 했다.
 
 "저기...전 이 연구소에서 능력자의 신체 상태를 관리하는 사람 입니다만...어린 분이 온 건 오늘이 처음이네요. 어...그래서 어떻게 할지 모르지만...음...그러니까..."
 
 "...저처럼 어린애가 올 일이 없긴하죠. 제 나이 때의 아이들은 보통 정신이 멀쩡하니까요."
 
 "...정신이...멀쩡하다...라뇨?"
 
 "그렇게 깊게 생각하지 말아주세요. 그냥 그런 것 같아서 한 말이니까."
 
 "특이하시네요."
 
 "특이하다라...네, 그런 소리 자주 들어봤었어요. 지금 보다도 더 어렸을 때 매일 들었던 말이거든요."
 
 그 때 소녀의 걸음이 멈췄다. 그리고 그에 따라 남자의 걸음도 멈췄다.
 그 둘의 몸이 멈춘 곳은 아래,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였다.
 
 "...여긴...?"
 
 "아, 거기로 내려가면 완성작과 능력자와 관련 된 서류와 책을 보관하는 곳이 있어요."
 
 "음...어차피 보게 될 텐데 미리가봐도 되나요? 본 후에 미리 결정하기도 하고 인사도 나눠보려고 그러는 데요."
 
 "어...그러시다면...구경 정도는 괜찮겠죠.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아, 안내해주신다니 고맙네요."
 
 소녀와 남자의 목적지가 바뀌어 그 둘의 걸음은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으로 향했다.
 그곳을 처음보는 소녀는 꽤나 긴 복도를 볼 수 있었다.
 곧 남자는 처음으로 모습을 보인 문에 다가갔다.
 
 "이곳이 서재같은 곳 이랄까요. 저장고라고 하는 게 맞겠네요. 들어가서 구경하실건가요?"
 
 "네, 궁금하네요."
 
 "그럼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열어야해서..."
 
 남자는 자신의 가운 주머니에서 열쇠꾸러미를 꺼내 하나의 열쇠를 꽂아 열었다.
 
 문이 열리는 걸 본 소녀는 금방 나올거라며 혼자 그 안에 들어갔다.
 그리고 소녀는 빠르게 걸어가 서재를 뒤적였다.
 
 "...첫번째, 자료 회수 완료."
 
 소녀의 한 쪽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그리고 그 하나의 책을 자신의 가방에 넣었다.
 그 다음 소녀가 간 곳은 자료가 정리되어 꽂혀있는 곳이였다.
 
 "정확히 모르는 상대를 이렇게나 쉽게 믿고 안내까지 해주다니, 정말 좋은 사람 아니야? 뭐, 그렇게까지나 착해도 배신이란 걸 겪고나면 그런 사람도 얼굴을 찡그리려나...이곳의 코드와 그에 관한 정보는 있지만 다른 곳의 자료는 없구나, 귀찮게 되버렸어."
 
 소녀는 중얼거림을 멈추고 그 책 같은 공책을 넘기다 한 페이지를 뜯어내 자신의 주머니에 구겨 넣었고 남은 공책은 가방에 넣었다.
 
 "역시 본사가 아니란 건가, 진품은 하나뿐이라니. 이것이라도 이득이긴 한거겠지만...이렇게 되면 다른 연구소에도 하나만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거잖아. 하아."
 
 [종족 설명서(6) - 김하늘 지음]이라는 책을 찾은 소녀는 이 정도의 회수도 이득이라 중얼거리며 만족하려하며 그곳을 나왔다.
 
 "다 구경하셨나요?"
 
 "네, 흥미로운 책들이 많더군요. 만약 이곳이 도서관이라면 빌려서 읽고 싶을 정도예요, 제목이 마음에 들기도 하고요. 지금은 시간이 없어서 제목 구경만 했죠."
 
 "그러시군요. 아, 여기가 완성작을 보관하는 곳 입니다."
 
 그 말을 하고 남자는 문 앞에 있는 번호판에 숫자를 눌렀다.
 띠릭 거리는 소리와 문이 열린 걸 느낀 남자의 손이 문의 손잡이를 잡았다.
 
 "전 여기에 있겠습니다. 안에 담당자가 있을 테니 공격당할 위험은 없지만...혹시 위험하시다면 소리치세요."
 
 소녀는 간단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그 안을 들어갔다.
 옆 탁자에서 졸고 있는 연구원과 엄청 많은 유리관, 그 안에 있는 소년, 소녀들이 소녀의 눈에 들어왔다.
 물론 유리관 안에 있는 이들의 눈엔 문을 닫고서 졸고 있는 연구원에게 다가간 소녀가 보였다.
 
 "...졸고 있네, 태평하게도. 뭐...일이 수월해지겠어."
 
 소녀는 주머니에서 구겨진 종이를 꺼내고 다른이와 달리 처음부터 고개를 숙이고 있던 소년이 있는 유리관에 다가가 그 유리관에 가볍게 노크했다.
 
 "고개 좀 들어보는 게 어때? 너 혼자만 고개를 숙이고 있잖아."
 
 "..."
 
 소녀의 말을 들었는 지 소년의 얼굴이 살짝 들렸다.
 
 "으음...처음으로 봤는 데 그런 눈이라니."
 
 "넌...계약자가...뭐, 뭐야? 어린애...?!"
 
 소녀의 얼굴을 본 소년이 크게 소리치며 얼굴을 치켜들었다.
 소녀는 자신을 보고서 놀란 소년을 잠시나마 관찰할 수 있었는 데 소년이 입고 있는 옷은 꽤나 많이 찟겨져 있었고 몸 여러곳곳엔 멍과 뭔가에 묶여있었는지 밧줄 자국이 있었다.
 
 그런 모습이지만 소년은 잘생겼다고 한다면 사람들이 긍정할 외모였다.
 소녀와 같은 금발머리에 새빨간 눈동자를 지니고 있는 소년이 유리관 쪽에 가까이 다가가 소녀의 눈을 보며 입을 열었다.
 
 "...그 녀석들이 이젠 15살 아래의 애들도 실험시키는 거냐고...도망쳤다는 시도는 좋지만 여기는 발각되면 끝이야, 어서 다른 곳으로 가!"
 
 소년의 외침이 끝나자 소녀는 유리관에 자신의 손을 가져다가 대었다.
 그 행동에 잠시 당황한 소년이지만 다시 소녀를 향해 말했다.
 
 "어서 나가라고! 그 녀석들에게 잡히면 자유는 없어, 제발 나가."
 
 "...걱정해주는 건 고맙지만, 난 실험 당하지 않아. 그렇다고 계약자라는 역겨운 사람도 아니지. 뭐어...그를 뺀 다른 이들의 눈에는 내가 계약자로 보였겠지만...난 그것보다 심한 거랄까?"
 
 소녀는 조금 장난스런 목소리로 말했지만 정작 표정은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뭔, 무슨 소리야? 계약자도 아니고 능력자도 아닌 다른이 라는 건..."
 
 "오늘 처음으로 능력자 회수 계획을 실행한 열쇠, 모든 능력자를 구하고 싶어서 시작한 거야. 다른 의도는 없어. 이것이 업보이기도 하고 그래야만 하는 사명을 지니고 있으니까. 넌 운 좋다고 생각해, 첫번째로 구해지는 거니까."
 
 "구한다고...? 능력자를...아, 피해...!!"
 
 소년은 급하게 소녀에게 손을 뻗었지만 닿지 않았다. 그야 소년의 몸은 유리관에 갇혀있으니까.
 소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소녀의 몸은 기울어지고 바닥에 내쳐졌다.
 
 아까 전 문 옆에서 졸고 있던 연구원이 소녀와 소년의 대화소리에 잠에서 깨어나 소녀의 머리를 힘껏 밀친 것이다.
 아플 만도 하건만 소녀는 그저 무표정으로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소녀가 몸을 일으키려하자 연구원은 소녀의 머리채를 잡아채며 끌었다.
 
 "이 녀석은 어디서 온 거지? 도망친 것도 모자라서 '완성품'을 가지고 가려해? 제어기는 어디있는 거야."
 
 "...후후후, 어리석은 사람의 눈에 띄어버렸네."
 
 "뭐, 너 지금 뭐라 했냐? 이 실험체가 어디서 입을 놀리고 있어? 나대는 것도 한계가 있지...!"
 
 소녀의 도발 아닌 도발에 열이 받친 연구원은 소녀의 머리카락을 잡은 손에 힘을 더 주며 한 쪽 손을 들어올렸다, 소녀를 때리려는 듯이.
 그 모습에 소년은 유리관을 주먹진 손으로 내리치며 외쳤다.
 
 "당장 그 손 놔!! 이럴줄 알았어(심의삭제), 능력자를 구한다고 하길래 괜찮을 줄 알았는 데 전혀 아니잖아...! 야, 안들려? 그 손 놓으라고!"
 
 "...뭐냐, NO.1 니가 말을 할 줄도, 그렇게 노려보는 것도 가능 했던가? 그리고 언제 봤다고 이 녀석에 대해 그렇게 간섭하지? 아, 아까 이 애가 말 한것 때문인가? 능력자를 구한다고? 큭, 어림없는 소리지. 안 그래? 머리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그런 생각 하나 못 했나?"
 
 "..."
 
 "그리고 어차피 이 녀석은 쓸모도 없어보이니 폐기처분 당할 게 뻔하지. 지금도 능력을 안 쓰는 걸 보아하면 쓸모 없는 녀석이라고. 라스아일님의 은혜로 살아있는 니놈도 당장에 폐기해버리고 싶다만 지금은 참고 있지만 이 녀석에게 간섭하고 있기 전에 넌 유리관에 갇힌 신세 아닌가? 그거 아냐, 넌 완성작 중에서도 가장 무쓸모인 능력 없는 녀석이란거? 이 이상 신경 긁지말고 그 입 다물지?"
 
 소년을 향해 쏟아지는 연구원의 비수에 소년은 주먹을 쥔 손에 힘을 줬다.
 소녀는 무표정으로 팔짱까지 낀 채 소년을 아무런 감흥 없이 바라보더니 이내 중얼거리듯이 입을 열어 목소리를 밷어냈다.
 
 "......그 놈의 여전한 용기는 몸에 배여있구나, 그것보단 지금 내 머리카락을 잡은 사람. 말이 심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계속 그러다간 후회 할텐데?"
 
 "뭐라고 중얼중얼거리는 거야?"
 
 "입이 심한 말 대회에서 1등한 입인가요? 왜 랩을 하시고 그래요, 그리고 지금 나한테 할 화풀이를 왜 쟤 한테 하고 난리인데요? 그만하시죠?"
 
 연구원은 소녀의 말이 쓸모없다 생각 했는 지 소녀의 머리카락을 힘껏 잡아 당기며 바닥에 내리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녀의 표정은 무표정.
 
 덜컹.
 
 그 순간 문이 열렸다.
 그리고 들어온 것은 화난 표정의 중년 남자와 얼굴과 몸이 고양이지만 실험가운을 입은 사람, 몇 명의 연구원과 소녀에게 지하를 안내해준 그였다.
 
 "지금 뭐하는 짓이지? 귀중한 열쇠에 지금 손을 댄건가?"
 
 중년의 남자에 입에서 낮고 분노를 담은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그 남자는 아까 전 소녀와 같이 있었던 그였다.
 
 "열...쇠요...?"
 
 "흐음, 아아 전 괜찮아요. 그냥 두번 바닥에 뒹굴고 머리카락 몇가닥 뜯겼을 뿐. 음...생각하니 재수 없네."
 
 "당장 저 연구원을 내보내, 분간 없이 행동하는 연구원은 필요 없으니까."
 
 "아, 네."
 
 "자, 잠시만요! 라스아일님...!! 몰랐습니다. 정말로요! 솔직히 저 여자애가 중요한 애라고는 안보이잖습니까!!"
 
 "내보내."
 
 그 연구원의 말은 무시해버린 채 같이 들어온 연구원들이 그를 끌고서 그곳을 나갔다.
 그 연구원이 나가기 직전 소녀의 입모양이 연구원의 눈에 꽂혔다.
 
 "내가, 뭐랬어? 후회 한다고 했지?"
 
 라고 하는 입모양을 보고서 연구원은 이를 갈았다.
 그들이 나가고 그 안에는 중년남자, 묘족, 소녀를 안내해준 남자만 서있었다.
 그 순간 소녀의 표정이 뒤바뀌었다. 아까까지만 해도 무표정만 보이던 소녀의 얼굴이 차가운 얼굴로 변한 것이다. 그 얼굴은 중년남자에게로 쏠려있었다.
 
 "벌써왔네. 어리석은 라스아일."
 
 "...역시 그런 거였나. 속임수를 쓰다니."
 
 "후후흐, 당연하지. 내가 뭣하러 그렇게 고분고분 따르겠어? 그리고 속임수는 지금 니가 쓰고 있는거 아냐? 아까 그 연구원, 가지고 놀았을 뿐 실질적으로 폐기는 안할거잖아? 잠시 내보냈을 뿐."
 
 "...정부에게 힘을 보탠다는 것부터 계획이였나? 맞다면 그 뒤에서 다른 수작을 부리고 있었겠지?"
 
 "흐음...정부가 아니라 너에게 구속 당하라는 서약 아니였나? 어쨋든 맞아, 난 역겹고도 추악한 사람 밑에 있긴 싫어. 힘을 보태고 싶지 않다고. 자신의 아들을 내버리고 새로운 삶을 선택한 당신의 밑이라면 더더욱."
 
 "...어디까지 조사한거지?"
 
 "조사? 글쎄? 나에 대해 잘 알고 있잖아. 근데 그런 질문이 나와? 웃기네. 이왕 이렇게 된거 내기 하나를 빠르게 해보자고."
 
 "...뭐, 내기라면 무슨 내용을 걸고 하려는 거지?"
 
 "내용은 간단해, 이긴다면 날 사용해도 좋아. 내기는 내가 이 금발머리의 제어기를 푼다라는 거? 난 푼다. 그쪽은 못 푼다. 물론 유리관에 '손'은 안닿게 하고 풀어보는 거. 빠르게 하자고."
 
 그 말을 끝으로 소녀는 가방을 내려 그 안에서 뭔가를 찾는 듯이 잠시 뒤적거리다가 한 물건을 꺼내들고서 소년을 향해 몸을 돌렸다.
 소년은 자신에게 몸을 돌린 소녀를 보며 화나면서도 걱정스러운 말투의 목소리로 소녀에게 조용히 말했다.
 
 "어쩌려고 그러는 거야, 유리관에 손도 안대고서 제어기를 풀 수 있다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옆으로 비켜봐, 다칠지도 모르니까."
 
 소녀의 여유로운 말에 소년이 대꾸하려 입을 열려했지만 소녀의 손에 들린 물건을 보고서 급하게 옆으로 비켰고 그와 동시에 소녀는 자신의 손에 들린 권총으로 유리관을 겨냥했다.
 특이한 문양이 새겨진 총에서 나온 총알이 유리관을 깨부셨다.
 그 모습에 중년의 남자는 급하게 소리쳤다.
 
 "당장 저 열쇠를 잡아!! 아니, 죽여도 돼!! 저 열쇠를 어떻게 해서든 막아, 완성작을 가져가게 냅두지 말라고!!"
 
 "...NO.1번. 제어해제코드는...031724..."
 
 급하게 뭔가를 꺼내는 남자의 귀에서 소녀의 말이 선명하게 들렸다.
 파각, 하며 소년의 목에 있던 기계가 풀렸고 남자는 어떤 시계같은 물건을 꺼냈는 데 중년남자는 그가 꺼낸 시계를 빼앗았다.
 
 "아참, 안내뿐만 아니라 친절하게 열쇠까지 열어줘서 고마워, 해제코드와 진품 책은 잘 얻었어. 아, 다른 사람들도 풀어줘, 여기 코드."
 
 제어기가 풀린 것이 믿겨지지 않는 지 멍하게 앉아서 손으로 자신의 목을 만지던 소년이 소녀가 건낸 종이를 받아들고서 일어서려 했다.
 하지만 중년의 남자가 뺏은 시계를 작동시켰는지 총 같은 것으로 변해있었는 데 그 총에서 나온 총알이 소년의 바로 옆에 꽂혀서 소년은 움직일 수 없었다.
 그에 소녀는 권총을 가방에 다시 넣고서 다른 총을 꺼내어 중년남자의 이마를 향해 조준했다.
 
 남자를 노려보는 소녀를 바라보던 고양이 인간, 묘족이 입을 열었다.
 
 "로넨, 진정하렴. 왜 그렇게 싫어하는 거니? 네 능력과 다른 열쇠들의 힘이 있다면 통일도 가능한데...너와 다른 열쇠들이 모이면 이 전쟁은 끝날 수 있고 너도 평화로운 세계에서 살 수 있다고."
 
 "뭐?"
 
 "지금의 넌 어려서 이해 못 할 수도 있지만 라스아일님의 의견이 옳아. 너와 열쇠들이 힘써준다면 능력자가 생길 이유도 없잖니? 그리고 열쇠들의 임무는 우리와 대적하는 게 아닌 전쟁을 끝내는 거니까 그만 내려놔."
 
 "옳다고? 종족들을 무차별하게 죽일 의견이? 아, 그래 당신은 그랬지. 자신이 살기 위해 묘족들을 버리는 사람. 그거 알아? 지금도 수많은 묘족들의 목이 달린 기둥이 이플린 광장 한 가운데에 당당히 남아있다는 거.
 그리고 저 사람과 레아의 목숨을 가져간 그쪽이 잘도 열쇠란 단어를 입에 담네. 거슬렸어. 날 열쇠라 부를 자격도 없으면서 말이지. 친한 듯이 그러지 마, 묘족의 왕."
 
 "내가 살기 위해 버린 게 아니야. 그저 항복해서 그렇게 된 것 뿐이지. 레아 일은 유감이지만..."
 
 "시끄러워, 시끄럽다고! 어서 다른 사람들도 풀어."
 
 소녀는 자신의 손에 들린 총으로 뒤의 유리관을 무차별하게 쏴 깨트렸고 소년은 몸을 천천히 조심스럽게 일으켜 종이를 쥐고 근처에서 가만히 소녀와 그들을 보던 소년에게 다가가 제어기를 풀었다.
 
 "아카루토 휘 라스아일, 알고 있을 거 아냐? 자신이 저지른 짓을. 용서 받지 못할 짓을 했다는 것도, 알아 들었다면 당장 여기서 나가."
 
 묘족은 소녀의 말에 중년남자, 라스아일을 끌고서 그 곳을 급하게 빠져나가려 했고 소녀를 안내해줬던 남자는 소녀를 살짝 보고서 앞서 나가려는 그들을 따라 그곳을 나갔다.
 
 "...짜증나. 역겨워 죽는 줄 알았네."
 
 모든 제어기를 푼 소년이 총을 가방에 집어넣으며 투덜거리는 소녀를 바라보았다.
 가방을 다시 매는 소녀에게 다가간 소년은 소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너, 도대체 뭐야? 그 녀석들하고 어떻게 아는 사이야?"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열쇠일 뿐이야. 능력자를 구하는 열쇠. 것보다 이것 치워."
 
 "...열쇠는 또 뭔데."
 
 "열쇠라는 것을 알기 전에 넌 니 이름도 모르고 있잖아? 너, 이름 기억나?"
 
 "...어...? 아, 아니...지금 그 얘기를 하자는 게 아니잖아."
 
 소년은 당황한 말투로 말하곤 입을 다물었다.
 아마 자신의 이름을 몰라 대답 못하기 때문이리라. 게다가 갑자기 이야기의 주제가 바뀌었으니.
 소녀는 입을 다문 소년을 향해 중얼거렸다.
 
 "...리노."
 
 "응?"
 
 "네 이름...리노아렌 루 아레시온...이야, 자료에서 봤어."
 
 "리노아렌...?"
 
 "...이제 이 손 치워. 어서 빨리 가야 하니까. 이 이상 시간이 지체되면 안 돼."
 
 소녀는 소년의 대답을 들으려하지 않고 자신의 어깨에 올려져 있는 소년의 손을 툭 치며 아까의 차가운 표정의 1%도 안보이는 무표정으로 가만히 자신을 쳐다보는 이들을 향해 말했다.
 
 "여기서 6분안에 나가야 해. 시간을 꽤 쓸데없이 소모했어. 일찍 들킬 줄은 몰랐거든. 6분 뒤 이곳은 내가 사전에 설치해뒀던 장치가 터질거야. 아, 그렇다고 혼란스러워 하지마. 그냥 침착하게 따라와."
 
 소녀는 바닥에서 제어기 하나를 줍고서 조금 여유롭게 연구실 안의 벽 한쪽으로 다가갔다.
 그리고서 벽을 더듬거리더니 곧 스위치가 숨겨진 곳을 열고 버튼을 눌렀다.
 
 드그그그극, 쿠웅.
 
 버튼과 그리 떨어지지 않는 벽이 천천히 열리고 그 안에는 위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었다.
 
 "...넬라가 기다리고 있겠다고 했지만...거기 몇 명이야?"
 
 소녀가 리노라 부른 소년이 아닌 차갑고 날카로운 눈을 가진 소년에게 묻자 그 소년은 대충 세고서 입을 열었다.
 
 "약 열일고..."
 "17명 있어. 정확해!"
 
 그 소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한 여자가 밝게 웃으며 말했다.
 
 "...유리관은 그것보다 많았는데 어째서 그 정도만 있는 거야?"
 "아, 그건...계약 된 애들도 있고 완성되고서 그 녀석들이 온갖 이유로 제거해서 제거처리 된 애가 꽤 많아. 그래도 이 정도면 많은 편이야."
 
 계단이 끝나고 자물쇠가 채워진 문에 도달하자 소녀는 주머니에서 열쇠꾸러미를 꺼내들었다.
 
 "그 열쇠들은...?"
 
 "...안내해준 사람이 바보라서 얻었어. 열쇠를 사용하고서 회수를 안했거든. 쓸데 없는 소린 그만하고 저 길목 쪽으로 가, 가면 남자애가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어서."
 
 지하실 문을 열고 길목 쪽을 가르킨 소녀의 손을 따라 그들은 뛰어갔다.
 소녀는 들고 열쇠를 잠시 바라보고 필요없다 느꼈는지 계단 아래로 던졌다.
 
 그리고 자신도 그 길목으로 가기위해 발을 내딛은 순간 앞으로 몸이 기울어짐을 느낀 소녀가 주춤하며 균형을 맞추며 어색하게 서서 자신의 왼쪽 발목을 보자 그 발목에 사슬이 복잡하게 엉켜있었다.
 
 빠져 나오는 것에만 신경쓰고 아래쪽을 신경쓰지 않은 소녀의 계산 미스였다. 게다가 그 사슬은 벽에 붙어있기까지 했다.
 
 "...내가 이런 실수를 하다니. 열쇠를 줍는 건 무리인데...으음...최후의 수단을 쓰는 수 밖에 없나...으음..."
 
 "야! 왜 안오는...뭐, 뭐야? 그 사슬은?!"
 "어? 질문은 내가 해야 할 것 같은데. 왜 안가고 다시 왔어?"
 
 "나보다 어린애가 열쇠니 뭐니 그러는 데 신경 안쓰게 생겼냐고. 안오길래 다시 돌아와 본 것 뿐이야. 아이씨, 이거 엄청 엉켰잖아. 구두 벋어봐. 발만 빼는 방법을 쓰는 게 더 나을 거 같으니까."
 
 소녀가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소년은 소녀가 신고 있는 구두를 벋기고 사슬에 묶여 있는 소녀의 발을 조심히 빼냈다. 이게 뭔 상황인가 생각하던 소녀는 자신의 시계에서 삐삑, 거리는 소리를 듣고서 소년을 향해 말했다.
 
 "...어서 가. 곧 이 연구소는 아까 말 했듯이...우앗,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이게 더 편해! 연구소가 터진 단 소리잖아, 지금 업는 자세를 하는 것보다 이게 더 빠르고. 자세가 뭔 상관이야, 그런거 따질 때가 아니잖아!!"
 "......"
 
 소녀는 소년의 얼굴을 올려다 보며 또 다시 뭔 상황인지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무의식적으로 소녀의 입이 움직였다.
 
 "저 길목이였지?"
 "...로넨."
 "뭐? 뭐라고 했어?"
 
 그 순간 큰 폭팔음이 났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소녀와 소년은 그곳과는 다른, 꽤 나무가 우거진 숲에 떨어졌다.
 
 소년은 떨어질 때 바닥에 등이 충돌했는 지 등을 손으로 짚으며 상체를 일으켰다.
 그와 반대로 소녀는 익숙한 듯 제대로 착지한 후 소년을 바라보았다.
 
 "윽...갑자기 뭐야...이게 무슨..."
 
 "본의 아니게 그렇게 됐어. 연구소가 터지는 데 그곳에 가만히 있으면 다치니까. 난 최후의 수단인 이게 있으니 괜찮다고 했더니만...이렇게 된거 어쩔 수 없지."
 "...응?"
 
 "앞으로 너와 파트너로 지낼 열쇠. 내 이름은 리아로넨 루 아레시아, 잘 부탁할게 리노아렌."
 
 "아...어, 어. 잘, 부탁해...?"
 
 역시 소녀는 무표정으로 말했다.
 
 ...이것이 소녀, 로넨과 소년, 리노의...열쇠 계약의 첫단계를 주관한데도 무방할 두번째 만남이였다.
 
(욕이라던가 너무 잔인스러운 부분은 전부 순수하게(?)고쳤습니다. 원본보다는 많이 둥그렇게 된것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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