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 엠페러의 패배를 지켜본 베이비 드래곤들은 큰 소리로 울부짖으며 마구 날뛰기 시작했다.
"큭!! 아직 끝이 아니야!!"
블래스트와 드래곤 엠페러의 결전을 넋을 잃고 바라보던 히어로들은 다시 정신을 차리고 전투 태세에 들어갔다.
'잔챙이들이 남았나.'
히어로들이 제대로 나서기도 전에 블래스트는 엄청난 속도로 날아다니며 베이비 드래곤들을 하나씩 터뜨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베이비 드래곤을 전부 말살한 그는 타츠마키의 바로 앞에 착지했다.
"블래스트... 드디어 다시 돌아왔구나."
"넌 옛날에 만난 적이 있었지. 많이 컷...지는 않았군."
"뭐???"
블래스트는 타츠마키의 항의를 무시하고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이미 근처에 일반 시민들은 없었고, 기절하지 않은 히어로들은 블래스트의 주변에 하나둘씩 몰려드는 중이었다.
"자네가 블래스트인가?"
실버 팽이 그렇게 묻자 블래스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S급 1위 블래스트, 이름은 많이 들어봤다만... 이 정도의 힘을 가졌으면서 지금껏 어디에 쳐박혀 있던거지?"
아마이 마스크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물었다.
"난 취미로 히어로를 했을 뿐이다. 취미는 시시해질 때도 있고 다시 흥미가 생길 때도 있는 법이지.
"뭐?? 취미...?"
"잠깐 진정하게, 아마이 마스크. 어쨌건 그는 방금 인류를 구하지 않았나."
실버 팽은 얼굴에 핏줄이 돋아나기 시작한 아마이 마스크를 만류했다. 블래스트는 그런 아마이 마스크를 잠깐 쳐다보더니 코웃음을 쳤다.
"자세히 보니 히어로랑은 전혀 안 어울리는데 뭐냐. 혹시 스파이?"
"네놈... 뭐라고 지껄였냐.."
아마이 마스크는 이제 온 몸의 근육이 부풀어 올랐으며 핏줄이 군데군데 튀어나온 상태였다. 그러나 블래스트는 어느새 실버 팽과 아마이 마스크의 등 뒤에 서 있었다.
"!!!"
"농담이야. 난 갈테니 히어로 협회에는 내가 복귀했다고 알려줘."
"어딜 가는거냐..?"
"집."
블래스트는 그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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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만한 땅은 하나도 안 보이네... 어디든지 괴인이 한 마리씩은 있잖아?"
"하지만 이렇게 오래 돌아다닌 것도 이번 탐사가 처음입니다. 스이류 님 덕분이죠."
울트라 피테쿠스와 마주친 것이 운이 많이 나빴을 뿐, 그 이후에는 스이류 일행은 무난하게 괴인들을 때려잡으며 돌아다니는 중이었다. 하지만 지금까진 괴인이 없는 '자유의 땅'은 찾지 못했다.
"어쩔 수 없지만 이쯤에서 멈춰야겠네요... 연료가 이제 다시 돌아갈 정도밖에 안 남았습니다."
"그래, 다음 탐사 때도 우리 '네오 히어로즈'를 찾아줘. 히어로들의 지원이 있다면 '자유의 땅'도 금방 찾을 수 있을거야."
신대륙 조사대의 함대는 결국 이번에도 아무 성과 없이 뱃머리를 돌렸다. 그러나 연료가 조금만 더 많았더라면 그들은 엄청난 것을 발견했을 수도 있었다.
"다시 돌아가는 중이다. 우리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한것 같다."
불과 수 km 떨어진 작은 섬에 있는 로봇은 조사대 함대의 뒷모습을 쳐다보며 누군가에게 보고를 했다.
"왜 여기까지 와서 다시 돌아가는지는 모르겠지만.. 운이 좋았군."
보고를 받은 자 역시 로봇이었다. 조사대가 뱃머리를 돌린 곳 근처에는 셀 수도 없이 많은 로봇들이 숨어 있던 것이다.
"기신 G6, 왜 놈들을 그냥 보내주는 것이냐. 지금이라도 쫓아가 후환이 없게 해야 한다."
"눈치채지 못했나. 저 배 밑바닥에서 엄청나게 강한 에너지 반응이 느껴졌다. 제대로 배를 탄 것이 아니니 일행은 아니겠고, 괴인이라도 매달려 있는 것일테지."
"G6, 언제까지고 이렇게 숨어 살 수는 없습니다. '리더'는 너무 결단이 느립니다. 우리라도 독단적으로 나서서 인간을 말살한다면 '리더'께서도 뭐라고 하진 않으실 겁니다."
"..."
G6는 잠시 고민하더니 자신의 직속 수하들만 연결된 통신망으로 메세지를 보냈다.
"모두 철저히 준비해라. 일주일 안에 군대를 이끌고 인류를 공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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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래스트가 떠난 후, 다른 히어로들도 흩어져서 각자 갈 길을 가는 중이었다. 제노스는 혼자 남아 블래스트가 날아간 하늘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 엄청난 강함... 마치 선생님을 보는 느낌이었다.'
도대체 무슨 수를 써야 그 정도의 힘을 손에 넣을 수 있는걸까. 제노스가 그렇게 급이 높은 싸움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 그때 누군가 여러가지 생각에 잠겨있던 제노스를 불렀다.
"제노스. 너도 늦은거야?"
"사이타마 선생님, 오셨군요. 전 진작 도착해서 블래스트가 오기 전까지 싸우고 있었습니다.
"블래스트? 아까부터 날아다니던 녀석이 블래스트야?"
"네. 오늘부로 복귀하기로 마음 먹은것 같습니다."
'블래스트가 누구지...'
사이타마는 잠깐 생각해 보다가 포기했다.
"그만 서있고 가자 제노스."
"네, 선생님!"
다음 편에 계속...
7편 마지막 부분 보셈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