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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펀게 문학] 아머드 ㅡ 38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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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 | 2020-03-03 21:51:33 | 12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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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 http://m.chuing.net/zboard/zboard.php?id=mopm&page=50&sn1=1&m_id=&divpage=17&best=&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84646

 

"난 바깥 상황을 보고 올게."

 

킹은 건물 바깥의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갈라진 벽의 틈을 통해 조심스럽게 바깥을 내다보니 생각보다 훨씬 끔찍한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제대로 서 있는 건물이 단 한 개도 없었으며 도로는 거의 흔적만 남아 있었고, 어느 생물의 것인지조차 알아보기 힘든 시체가 사방에 널려 있었다.

 

'말도 안 돼... 방금 그 괴인이 이런 짓을 했을리가... 이렇게까지 위험해 보이지는 않았는데...'

 

뭔가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눈치챈 킹은 주어진 정보를 하나씩 끼워맞추기 시작했다.

 

일단 괴인화한 상점 주인은 그렇게 강력한 괴인이 아니었다. 겉모습과 재해레벨이 어울리지 않는 사례는 이미 몇 번 경험한 적이 있지만, 이번에는 그런 예외적인 경우는 아니다.

 

코앞에서 사람이 괴인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고 너무 겁에 질려 그 순간 눈치채지는 못했지만, 그 괴인은 벽도 제대로 부수지 못하고 결국 문을 통해 바깥으로 나갔던 것이다.

 

'그냥 그때 몰래 도망쳤으면 됐는데, 괜히 이곳에 계속 숨어 있었잖아...'

 

잠시 후회가 되었으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니 킹은 계속해서 생각을 이어갔다.

 

'바깥의 참상은 도무지 조금 전의 괴인 혼자서 만들 수 있는게 아니었다. 하지만 분명히 바깥에선 몇 시간동안 굉음과 포효가 끊임없이 들려왔어. 지금도 귀를 기울이면 가끔씩 들린다. 이게 방금 그 괴인의 소행이 아니라면... 설마...'

 

※킹 두뇌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협회와 통신이 끊기고 인터넷이 먹통이었던 것도 우연은 아닐 것이다. 결국 굉장히 많은 수의 괴인들이 바깥에서 날뛰고 있다는 결론이 나오게 된다.

 

'괴인협회가 비슷한 짓을 벌인 적은 있지만 그때는 인터넷이 끊길 정도는 아니었는데. 그리고 히어로 협회의 연락망도 어지간해서는 고장나는 일은 없어. 협회 본부까지 무슨 일이 생긴건가...'

 

그 순간 바깥에서 제트기가 착륙하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벽의 틈으로 슬쩍 내다보니 익숙한 실루엣이 킹이 있는 건물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저건 후부키 씨? 후부키 씨도 히어로니까 괴인을 상대하려고 돌아다니는 중인가. 옆에 있는 여자는 누구지?'

 

"사이코스, 정말 이곳에 가로우가 있는거야? 가로우는 자연교의 리더에게 부상을 입고 의식을 잃은 채 입원 중이라고 들었는데."

 

"제 3의 눈에 보인 경로를 따라왔으니 확실해. 후부키 회장, 이제 내 계획을 말해줄게."

 

천천히 몸을 일으키던 킹은 후부키의 입에서 나온 이름을 듣고 황급히 다시 몸을 숨겼다.

 

'사이코스?? 들어본 적이 있는 이름인데... 설마...!!!'

 

분위기가 조금 다르지만 자세히 보니 '괴인협회'의 그 사이코스가 틀림없었다.

 

'후부키 씨가 도대체 왜 저런 여자랑 같이 있는거지? 그리고 가로우라니... 가로우가 이 근처에 있다는 거야?'

 

그 순간 그의 머릿속에 챠란코가 데려왔던 남자가 떠올랐다. 헤어스타일 때문에 미처 알아보지 못했고 별로 궁금하지도 않아서 누구인지 물어보지 않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가로우가 분명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건지...'

 

킹은 계속해서 숨을 죽인 채 둘의 대화를 엿들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몇 시간 전, 신의 말 한 마디에 수백만의 괴인들이 나타나 인류 문명을 완전히 박살내버렸지. 설령 지금 돌아다니는 괴인들을 전부 퇴치하더라도 신이 살아 있는 이상 언제든 똑같은 일이 일어날 거야."

 

사이코스와 후부키의 대화를 들어보니 대충 '신'이라는 녀석 때문에 인류가 끝장날 위기에 처해 있고, 가로우의 힘을 빌려 신을 죽여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중간 다리 역할을 해줄 누군가가 필요해. 그의 정신과 꽃밭에 있는 가로우의 정신을 연결하는 거지. 하지만 나와 후부키 회장은 할 일이 있으니 불가능하고, 어디선가 제 3자를 찾아야 하는데..."

 

신과 관련된 정보는 킹 역시 들어본 적이 있었다(13편 참고). 이 건물에는 챠란코도 있고 바깥에도 다른 생존자가 있을 수 있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남에게 떠넘기느니 킹이 하는게 나을 것이다.

 

'그리고 대화를 들어버린 이상 모른척 할 수도 없지...'

 

인류의 존망이 걸려 있는 만큼 더 지체할 시간도 없었다. 킹은 거기까지 생각한 뒤 숨어 있던 자리에서 일어나며 입을 열었다.

 

"그건 내가 하지."

 

"키키키키... 킹?!!?"

 

후부키는 단순히 놀랐을 뿐이지만, 사이코스는 온 몸에 소름이 돋은 채 바닥에 주저앉았다.

 

'킹이 도대체 왜 여기에...?!!'

 

"가로우는 이 건물 안에 있어. 따라와라."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갑자기 힘이 돌아오고 있다... 어떻게 된거지?'

 

'가로우, 듣고 있나?'

 

"!!"

 

어디서 들어본 적이 있는 목소리다. 그러나 주변을 둘러봐도 목소리의 주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나는 킹이다. 네가 있는 곳은 가상의 공간이라 현실세계의 힘을 발휘할 수 없지만, 초능력자들이 힘을 모아 잠시동안 예외적인 상황을 만들었다.'

 

"킹이라고??!? 뭐야...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거냐."

 

'그 과정에서 나와 너의 정신을 연결해서 이렇게 대화가 가능한 거고... 더 자세히 설명해줄 수도 있지만 우선 그곳에 있는 괴물을 먼저 죽이는게 어때? 그 녀석이 회복하기 시작하면 그때는 이미 늦어.'

 

"으음...."

 

망설일 것도 없었다. 드디어 힘이 돌아왔으니 신을 죽여버린 후 이 지긋지긋한 공간을 탈출하면 된다. 남의 도움을 받은 것은 내키지 않았지만, 다른 히어로의 도움을 받을 바에는 차라리 킹이 나았다. 가로우는 마침내 몸을 일으켰다.

 

"?!!?"

 

그런데 뭔가 느낌이 이상했다. 타인과 정신을 연결했기에 몸을 움직인다는 감각이 조금 어색해진 것이다.

 

하지만 전투에 지장이 있을 정도는 아니다. 제대로 된 컨디션이 아닌 상태에서의 싸움은 셀 수 없이 경험해왔다. 가로우는 움직임에 익숙해지기 위해 팔다리를 몇 번 움직여 본 후, 단 한번의 점프로 신의 근처까지 도약했다.

 

신의 몰골은 처참했다. 일단 머리부터가 몸에 붙어있지 않았고, 일반적인 생물에겐 하나하나가 치명상에 해당할 만한 상처들이 몸 전체를 뒤덮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크게 약화되었을망정, 아직 목숨에는 지장이 없었다.

 

"정말 덤비겠다는 거냐. 내가 이런 꼴이라고 해서 네놈들에게 승산이 있다고 생각하는건가."

 

그는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가로우를 죽일 수 있었다. 리미터가 거의 해제된 상태였기에 홈리스 황제를 불태웠던 '화형'은 통하지 않았지만, 다른 방식으로는 죽일 수 있었다.

 

그러나 '화형'이 아니면 현실세계에 있는 그의 육체까지 파괴할 수는 없다. 꽃밭에 있는 가로우의 정신만 죽인다면, 빈자리에 다른 정신이 들어와 그 육체의 리미터를 완전히 해제시킬 가능성도 있었다.

 

그렇기에 신은 가로우의 정신을 살려둔 채 꽃밭에 가두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하지만 그런 것을 따질 때가 아니었다. 나중에 어찌되건 지금은 가로우를 죽일 수밖에 없다.

 

"스스로 목숨을 날려버리는구나, 가로우."

 

신이 거대한 육체를 일으키자 광탄이 하늘을 별자리처럼 뒤덮기 시작했다. 가로우는 신의 공격에 반응하기 위해 온 몸의 근육을 긴장시켰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블래스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는 모기 떼를 완전히 불태울 기세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모기들의 몸에서 새카만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으나, 그 순간 하늘 높은 곳에서 쏟아진 빛줄기들이 블래스트를 덮쳤다.

 

"!!!"

 

블래스트가 푸에고의 광탄에 의해 집중이 흐트러진 사이, 모기 떼는 다시 하나로 합쳐져 모스키토 여신으로 변했다.

 

"대단하구나.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모스키토 여신의 껍질이 우드득 거리는 소리와 함께 모습을 바꾸더니 더욱더 매끄럽고 날카롭게 변했다.

 

"힘을 숨기고 있던거냐? 쓸데없는 짓을 했군."

 

블래스트는 그리 놀라는 기색도 없이 다시 상대를 향해 몸을 날렸다. 또다시 상상을 초월하는 스피드의 공중전이 펼쳐졌고, 둘이 공격을 주고받을 때마다 근처의 대기는 조금씩 터져나갔다.

 

방금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말했지만 확실히 모스키토 여신의 변신은 효과가 있었다. 조금 전처럼 간단히 압도할 수는 없었고, 기동성만큼은 확실히 블래스트를 상회하고 있던 것이다.

 

"이것 참.. 괴인 한 놈이랑 놀고 있을 시간은 없다."

 

블래스트의 말이 끝나자마자 아무런 전조도 없이 모스키토 여신의 머리 위로 벼락이 떨어졌다. 자연적인 번개와는 달랐다. 애초에 주변에 구름이 있지도 않았고, 위력 면에서도 상식을 아득히 초월하는 수준이었다.

 

모스키토 여신은 잠시 몸을 가누지 못하고 추락했고, 블래스트는 그 틈을 타 한쪽 팔에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모았다.

 

"이... 런..!!!"

 

사이타마에게조차 조금이나마 효과가 있던 기술이다. 블래스트의 펀치는 한 방에 모스키토 여신의 외피를 박살냈고, 그 안에 담긴 내장까지 바깥으로 터져나왔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두 번은 안 당한다!!"

 

"무턱대고 덤벼들다니.. 어리석구나."

 

푸에고는 또다시 무수한 빛의 덩어리를 소환해 날려보냈다. 그러나 광탄은 이전처럼 일직선으로 날아가는 것이 아니라,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궤도를 그리며 금강정자의 움직임을 쫓아갔다.

 

"어... 어어어어...?"

 

셀 수 없을 정도의 폭발에 휘말린 금강정자는 그 즉시 온 몸이 박살나 지상으로 추락했다.

 

"백천우를 견딘 것은 칭찬해 줄만 했는데, 조금 진심을 발휘하니 결국 견디지 못하는가."

 

푸에고는 금강정자의 시체를 잠깐 쳐다보더니 다시 블래스트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러나,

 

"너... 나를 깔봤지?"

 

"!!!!"

 

분명 죽었던 금강정자는 단 하나의 상처도 없이 멀쩡히 서있었다. 아니, 금강정자가 아닌 금강정자'들' 여러 마리가 모여 있었다.

 

"도대체 뭐냐... 환술인가? 그런것 같지는 않은데..."

 

"내가 한 번 죽은 정도로 끝날거라 생각한거야? 다짜고짜 기습한데다가 깔보기까지 했으니, 넌 편하게 죽을 생각은 하지 마라."

 

금강정자는 세포결합이 너무 강해서 예전처럼 스스로 분열할 수는 없었지만, 외부의 충격으로 분열하는 것은 가능했다. 광탄에 박살난 금강정자의 조각 하나하나가 금강정자가 된 것이다.

 

"몇 마리가 오건 전부 죽을 뿐이다. 덤벼 보거라!!!"

 

※절기 ㅡ 백환공

 

푸에고의 몸에서 어마어마한 기氣가 뿜어져 나오더니 하나로 뭉치기 시작했다.

 

"어디 한 번 해봐."

 

"계속 한 곳에서 레이저만 쏘고 있으려고?"

 

"결국 '나'들한테 무릎꿇고 실려달라고 빌게 될걸."

 

총 15마리의 금강정자는 동시에 땅을 박차고 날아올랐다. 그 직후, 기氣로 이루어진 덩어리는 온 지구를 뒤덮을 듯한 섬광과 함께 사방으로 에너지를 흩뿌렸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몸통에 구멍이 뚫려 척추가 조각나고 내장이 너덜해졌다면, 보통의 생물은 즉사고 어지간한 괴인도 얼마 못 가서 죽을 것이다. 그러나 모스키토 여신은 그 상태에서도 전혀 컨디션에 변화가 없이 싸움을 이어가고 있었다.

 

'방금이 기회였는데.. 저 상태인데도 움직임이 느려지지 않을 줄은 몰랐다.'

 

게다가 모스키토 여신의 부상은 어마어마한 속도로 회복되는 중이었다. 반면 블래스트는 조금 전의 공격으로 적지 않은 에너지를 소모했다.

 

'나도 모르게 방심했던건가? 아니면 저 녀석이 내 예상보다 강한건가.'

 

하지만 상관없다. 종합적으로 평가하면 잘해봐야 예전의 '드래곤 엠페러' 수준일 것이다. 그렇다면 아직도 블래스트 쪽이 승산이 높다.

 

그 순간 소름끼치는 기운이 그를 향해 다가오는게 느껴졌다.

 

"저건 무슨... 저것도 괴인인가?"

 

그것에게 가장 어울리는 단어를 찾자면 '악령'. 맨눈으로 볼 수 있는 존재는 아니었으나 블래스트의 초감각으로는 분명히 감지할 수 있었다.

 

※재해레벨 신 ㅡ 나이트메어

 

"별의별 것들이 다 나오잖아."

 

나이트메어는 순식간에 크기를 불려 마치 먹구름처럼 대륙을 뒤덮고 있었다. 블래스트는 팔을 휘저어 나이트메어를 흩어버리려 했으나, 몸에 뭔가 이상이 느껴졌다.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오감'이라고 불리는 감각이 전부 엉망이 돼버린 것이다.

 

'저 악령의 짓인가...!!'

 

물론 그는 타고난 '초감각'을 지니고 있으니 아예 전투를 계속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다른 감각과 초감각을 함께 사용하는 것과 오직 초감각 하나에만 의지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었다.

 

전세는 순식간에 뒤집혔다. 블래스트는 이제 모스키토 여신의 공격을 막아내는 것조차 버거웠다.

 

'이러면 위험한데... 저 녀석을 가장 먼저 없애야 한다...!!!'

 

블래스트는 모든 힘을 방어에 돌린 후 나이트메어를 처리할 방법을 궁리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온다!!!'

 

하늘을 가득 채운 광탄들이 한 곳을 향해 일제히 쏟아졌다. 가로우는 온 힘을 다해 광탄을 피하고, 쳐내고, 흘려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한계가 느껴졌다.

 

그 순간, 그의 몸이 멋대로 움직이더니 하늘에서 쏟아지는 빗방을울 피하는 듯한 느낌으로 모든 광탄을 피하기 시작했다. 도무지 끝나지 않을 것 같던 폭격이 끝난 후, 가로우의 몸에는 작은 상처조차 없었다.

 

'방금 그 움직임은 뭐야... 내가 그걸 전부 피해냈다고?'

 

'아무래도 지금은 내 의지로도 너의 몸을 움직일 수 있는 모양이군. 이 정도 탄막이라면 언제까지고 피할 수 있다.'

 

조금 전의 회피는 킹이 도와준 결과였다. 가로우와 정신을 연결해 그의 초월적인 신체능력과 동체시력 등을 사용할 수 있는 지금은, 킹의 경험과 판단력이 100% 빛을 발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방심하면 안된다, 가로우. 방금 그건 녀석의 첫번째 패턴일 뿐이다.'

 

"그래... 또 뭔가 이상한 짓을 하고 있잖아."

 

신과 가로우의 사이에 피어있는 식물들이 급격히 자라며 서로 얽히더니 인간의 형태를 이루고 있었다. 신이 손짓을 하자 그들 하나하나가 가로우와 완전히 똑같은 모습으로 변했다.

 

"이런 나무인형으로 나를 어떻게 해보겠다는 거냐?!?""

 

※신살승격

 

가로우는 가장 먼저 달려든 분신의 턱을 주먹으로 쳐 올렸다. 그 즉시 뭔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분신의 머리가 뒤로 크게 젖혀졌으나, 그는 목뼈가 부러지는 것도 신경쓰지 않고 가로우를 향해 계속해서 달려왔다.

 

"큭..!!!!"

 

가로우는 가까스로 상대의 배를 걷어차 거리를 벌렸으나, 이미 다른 분신들이 그를 포위한 뒤였다. 분신들의 공격이 가로우의 몸에 닿으려는 순간,

 

※괴해신살권

 

그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속도로 모든 공격을 흘려낸 뒤 카운터까지 한 방씩 먹였다.

 

순식간에 두 자리 수나 처치했으나 수십배는 더 많은 분신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아니, 더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처치했다고 생각한 분신들도 다시 몸을 일으키고 있던 것이다.

 

'장난이 아닌걸. 하나하나가 나와 맞먹는 수준이잖아...!!'

 

분신들은 생각보다 훨씬 빠르고, 강하고, 튼튼했다. 다행히 제대로 된 전투 기술은 없었기에 괴해신살권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었지만, 머리가 터져도 팔다리가 뜯겨나가도 계속해서 덤벼오니 문제였다.

 

'가로우, 힘을 합쳐야 한다. 너 혼자서도 이길 수는 있겠지만 지금은 시간이 없다.'

 

"쳇..."

 

잠깐 시야를 돌리니 신은 발밑의 꽃으로부터 조금씩 힘을 받아 회복하는 중이었다. 가로우는 마지못해 킹에게 몸의 주도권의 절반을 넘겼다. 그러자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졌다.

 

'이게 킹이 싸우는 방식인가...'

 

자신을 향한 공격은 털끝 하나 닿지 않은 채 전부 피해버리고 상대에게는 공격 하나하나 확실한 치명타를 날린다. 모두가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실행하지 못하는, 그야말로 완벽한 전투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껏 수많은 적들을 상대해 왔지만 이런 스타일은 처음이었다. 히어로 사냥을 하던 시절에 마주쳤다면 별로 유쾌한 경험은 하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이다!! 본체에게 딜을 넣을 기회야!!!'

 

분신들은 어느새 갈기갈기 찢긴채 사방을 굴러다니고 있었다. 가로우는 마지막 분신을 끝장내고 그 즉시 신을 향해 뛰어올랐다.

 

"이게.. 감히...!!!"

 

신은 거대한 팔을 휘둘렀으나 가로우는 아슬아슬하게 몸을 틀어 피한 뒤 그의 어깨에 착지했다.

 

"이제 좀 맞자."

 

※신살순격 & 연타 콤보 × 999

 

"으으으으으... 크아아아아아!!!!!!"

 

신은 비명을 지르며 발버둥쳤으나 아무 소용이 없었다. 가로우의 연타에 그의 몸은 조금씩 찢겨나가기 시작했다.

 

"이럴 수는.. 없다...!!!! 지구를 좀먹는 해충 따위가..."

 

"!!!!"

 

가로우는 엄청난 위험을 감지하고 황급히 신에게서 멀리 떨어졌다. 그 직후, 조금 전까지 그가 있던 공간 자체가 무슨 푸딩을 파내듯이 깎여 나갔다.

 

"해충은 죽어라."

 

신은 쉴 틈을 주지 않고 처음과는 비교조차 안 되는 숫자의 광탄을 소환했다. 빛의 덩어리가 촘촘히 모여 있다는 그런 수준이 아니다. 빈 공간이라고는 조금도 없이 하늘 자체가 하나의 새하얀 배경이 되어 있었다.

 

'저건 못 피한다.'

 

수많은 탄막게임을 클리어한 킹조차 이런 말도 안 되는 패턴은 본 적이 없었다. 이전의 그라면 여기서 도망쳤을 것이다. 허나 오늘의 그는 달랐다.

 

그곳에 있던 것은 한 조각 용기. 그리고 용기가 만들어낸 파워는 가공의 기술을 실현시키는 기적을 일으켰다. 그가 원래부터 가지고 있던 잠재능력이 순발적으로 개화한 것이다.

 

'가로우!! 이 한 방으로 모든걸 끝낸다!!!'

 

킹의 말이 끝나자마자 가로우의 양 손에서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솟아나기 시작했다.

 

※킹류 오의 ㅡ 연옥무쌍폭렬파동포

 

그걸로 끝이었다. 가로우의 양 손에서 터져나온 빛은 신의 몸을 완전히 가루로 만들어 흩어버렸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겼다... 이제 이 망할 꽃밭에서 나갈 수 있겠어."

 

신이 죽자 그 즉시 꽃밭이라는 공간 자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꽃밭이 완전히 붕괴하는 순간 킹과 가로우의 정신도 현실으로 되돌아올 것이다.

 

"진짜 이겼잖아? 사이코스, 네 작전이 맞았어."

 

그 순간 사이코스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후부키 회장, 내 생각은 여전히 변치 않았어.."

 

"뭐?"

 

그와 동시에, 꽃밭에 널브러져 있던 신의 시체에서 어마어마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연옥무쌍폭렬파동포에 당하기 전에 이미 뜯겨나가 있어서 그나마 온전히 남아있는 부분들이었다.

 

"뭐야? 설마 아직도 살아있는....!!!"

 

가로우는 재빨리 전투태세를 갖췄으나, 그게 아니었다. 신은 확실히 방금 죽었다. 단지 그의 시체에 남아있는 힘을 사이코스가 흡수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 대머리를 보고 막연한 희망을 품고 있었지만, 결국 이 날이 오고야 말았어. 여기서 인류가 살아남아 봤자 그때 봤던 끔찍한 미래로 이어지겠지."

 

"사이코스....!!! 대체 뭘 하려는 거야?!?"

 

"킹은 내 계획을 예상하고 가로우의 옆에 잠복하고 있었던 모양이지만, 아무리 킹이라도 꽃밭이 소멸하기 전까지는 자력으로 탈출할 수 없어."

 

사이코스는 이미 인간이라고 부르기 힘든 모습으로 변하는 중이었다. 비정상적인 핏줄이 그녀의 피부를 뒤덮고 있었으며, 머리에선 뿔까지 자라고 있었다.

 

"어차피 이제와서 나를 막아봤자 소용없어. 바깥 상황을 봐서 알잖아?? 인류는 이미 끝난거나 다름없어... 내 손으로 완전히 마무리를 짓는 것 뿐이니까!!! 방해하지 마, 후부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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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부키 [L:59/A:321] 2020-03-03 22:00:16
후부키! 추천!
[L:33/A:602] 2020-03-03 22:02:11
@후부키
과연 후부키와 사이코스의 관계는 어떻게 끝날 것인가...!!
원잘알 [L:47/A:413] 2020-03-03 22:06:19
지.상.최.강.킹!
[L:33/A:602] 2020-03-03 22:08:41
@원잘알
킹!!! 킹!!! 킹!!! 킹!!! 킹!!! 킹!!! 킹!!! 킹!!!
고케츠좋아 [L:41/A:157] 2020-03-03 22:06:22
힘내! 블래스트! 신급 괴인따위에게 지지마!
[L:33/A:602] 2020-03-03 22:09:19
@고케츠좋아
블래스트는 강하답니다 ㅎㅎ
고케츠좋아 [L:41/A:157] 2020-03-03 22:10:49
@ツ
다음화에 블래스트에게 덤빈 신급 괴인들 다 죽겠군요.
GOHKJNMC 2020-03-04 19:03:12
사이코스의 마지막 대사의 진의를 솔직히 저는 잘 모르겠네요.
약해진 '신'을 자신의 힘으로 없애고 자기도 죽겠다는 것인지, 희망이 없다고 하는 인류를 아예 자기 손으로 없앨 것인지, 아니면 둘 다인지.

본작의 주인공인 아머드 계장이나 원작의 주인공인 사이타마가 신을 해치우는 전개일 줄 알았는데 여기서 신이 퇴장할지도 모른다는 게 조금 의외네요. 아머드 계장과 사이타마는 싸우고 승패가 갈리고 퇴장하는 것인지...

저의 지루한 군 생활에 '갓 오브 하이스쿨', '더 복서', '지독한 후플푸프(나무위키에도 있을 정도로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해리 포터 팬픽)'처럼 기다릴 만한 작품을 만들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L:33/A:602] 2020-03-04 19:19:16
@GOHKJNMC
신의 힘을 흡수한 사이코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다음화에 나올겁니다

그리고 사이타마는 순수한 육체능력으로 싸우는 캐릭터고 신은 그 정반대에 위치한 존재라서 솔직히 둘이 만나는 장면을 상상할 수가 없네요.. one 작가는 나중에 어떻게 할지 궁금합니다

다음화는 한 달이나 기다릴 필요는 없을겁니다 ㅎㅎ
인간맨 [L:7/A:145] 2020-03-04 19:45:47
블래스트와 신급 괴인들과 전투 신의 힘을 흡수한 사이코스 다음화가 기대되네요.
[L:33/A:602] 2020-03-04 20:55:59
@인간맨
기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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