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었나? 황룡산으로 간 쪽도 허탕 쳤다던데?"
지요성 무명이 바위를 부숴대며 무공을 수련하는 남자에게 말을 겁니다.
지요성 무명이 말을 건 사내는 죽순 같은 모양의 뿔이 두 개가 달린 우스꽝스러운 모자를 쓰고 창을 두 개씩 쓰는 사내입니다.
그 녀석은 도대체 누구냐고요? 일단 더 읽어보세요.
"허탕이라기보다 제령왕께서 그곳으로의 접근을 금지시켰어."
창쟁이가 무명의 말에 대꾸합니다.
무명, 창쟁이 순으로 말이 계속됩니다.
"...알고 있었군. 나(무명)한텐 언제 말해줄 생각이었어?"
"내가 네 전령이냐? 계속 연무관에 틀어박혀 두문분출한 건 네놈이었잖아."
"그럼 황룡산이란 곳에 있는 것이 파천신군의 제자라는 것도 알고 있었나? 이름이 강룡이라던가..."
"놈이 누구건 무슨 상관이야. 접근치 말라는 명이 내렸으니 따르면 그만이다. 너도 신경 꺼."
"이거 어쩐다...너는 모르지만 나는 상관이 있는 것 같은데...?"
"무슨 뜻이냐? 네가 찾고 있다던 자가 설마 그놈이란 뜻은 아니겠지?"
"쿡쿡."(고수 인물들 특유의 웃음소리. 특히 막가놈이 이렇게 웃죠.)
"우리에게 있어 명령은 절대적이다. 쓸데없는 짓을 하려 들면 네놈의 선임자로서 그냥 있지 않겠다."
"오...무서운 걸? ...충고는 고맙게 받아두지."
이 선임자는 前 천곡칠살 지요성 정도의 위치인가 봅니다.
그런데 무명이 역시 선임자의 말을 씹고 황룡산으로 무단으로 떠났는지 선임자가 빡칠대로 빡쳐서 무명이 가고 있을 황룡산 방향으로 말을 몹니다.
한편 시점이 삼거리 객점으로 전환되고, 강룡, 예린이, 송초향 점장이 모두 같이 저녁식사를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송초향이 밥을 다 먹고 일어나서 안방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예린이가 송초향에게 이제 이사를 가야 하냐고 묻습니다.
그런데 송초향은 확실히 가는지 안 가는지 정확히 결정하지 못하고 중얼거리며 들어갑니다.
그 모습을 본 예린이와 강룡은 어쩌면 이사를 안 갈지도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리고 예린이가 조심스럽게 낮에 하려던 심각한 이야기가 무엇이었냐고 묻자 강룡은 혈비와 환사를 찾았다고 말해 줍니다.
예린이가 그럼 떠날 것이라면 언제 떠나냐고 묻자, 강룡은 조만간 떠날 것이라고 답합니다.
예린이는 강룡에게 갈 때는 도둑놈처럼 몰래 떠나지 말고 이야기하고 가라고 말하고, 어느 새 밖이 한밤중으로 시간이 바뀝니다.
강룡은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진가령과 아침에 벌였던 말싸움을 회상하며 괴로워합니다.
"...왜 그래야(여기서는 강룡이 바로 파천문을 치러 가면 안 된다는 진가령의 조언을 뜻합니다.) 되냐고? 한 번쯤 다른 사람의 입장 같은 것도 생각 좀 해 봐! 네가 관심 있는 건 오로지 '사부의 복수' 뿐이야. 그 때문에 피해를 입을 수 있는 다른 사람들에 대한 건 전혀 관심 없지? 안 그래? 그게 너희 파천문의 방식이야. 지금까지 그렇게 배우고 자라왔겠지. 파천신군이 살아 있었다면 자신을 꼭 닮은 제자를 보며 아주 자랑스러워 하겠어."
"사부님에 대해 뭘 안다고 그런 식으로 말하는 거야!"
"적어도 '그'로 인해 죄 없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죽었는지 정도는 알아!"
(너희 백마곡은 언제부터 그렇게 깨끗했다고. ^^)
강룡은 자신이 그 자리에서 도저히 반박하지 못했던 진가령의 마지막 말을 곱씹으며 동굴에서의 파천신군을 떠올립니다.
"이 사부는...패도를 추구함에 있어 무고한 자들이나 무림계에 적을 두지 않은 이들에겐 최대한 해를 끼치지 않으려 노력했으니...진정한 의미의 패도란 그런 것이 아니겠느냐?"
그러나 성의 주민들을 학살한 파천신군의 모습이 강룡의 뇌리를 스치며 강룡은 진실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고뇌 속에서 고개를 떨구고 중얼거립니다.
"거짓말..."
한편 한밤중이 되어서야 무명은 삼거리 객점 근처에 도착합니다.
강룡은 누군가가 오고 있다는 것을 바로 느낍니다.
'내가 온 것을 알고 있을 테지? 나와라!'
무명이 강룡에게 싸움을 걸며 이번화가 끝납니다.
(멍청한 무명 놈아, 제발 주제 파악 좀 해라. 네 주제에 무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