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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게문학] 아바타라 ㅡ 44화
박용제 | L:33/A:602 | LV137 | Ex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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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 | 2019-03-23 18:32:51 | 10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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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화: http://m.chuing.net/zboard/zboard.php?id=whigh&page=1&sn1=1&m_id=&divpage=11&best=&sn=off&ss=on&sc=on&keyword=아바타라&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53387

 

브레넌과 잭이 일대일 상황이 된지 1분 정도 지났다. 잭의 공격은 점점 교묘해졌으며 브레넌은 점차 궁지에 몰리고 있었다.

 

"이제 슬슬 눈에 들어오네... 네 움직임은 거의 다 파악했어."

 

※맥스웰의 악마 ㅡ 중력

 

"큭...!?"

 

브레넌의 몸이 부자연스럽게 땅에 쳐박혔다. 그에 이어서, 주변의 온갖 물체들이 어마어마한 운동에너지를 띄고 날아와 그의 몸을 덮쳤다. 브레넌의 움직임을 자세히 관찰한 잭은 잠시 공격을 멈추고 생각에 잠겼다.

 

브레넌의 움직임은 확실히 이상했다. 방금 전 공격으로 확실해졌다. 그는 이상하리만큼 발뒤꿈치에 공격이 닿는 것을 피했다. 그 대가로 머리가 박살나더라도, 몸이 토막나더라도, 발뒤꿈치만은 반드시 지켜내는 것이 잭의 눈에는 뻔히 보였다.

 

'발뒤꿈치는 재생하지 못하는건가? 저쪽이 약점인가?'

 

발뒤꿈치가 약점인 차력이 무엇이 있는지는 그리 깊게 생각할 필요도 없다. 차력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는 민간인조차 열에 아홉은 아킬레우스Ἀχιλλεύς를 꼽을 것이다. 하지만 아킬레우스가 신체변형 능력이나 재생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는 힘들었다.

 

"왜 갑자기 멍하니 있어? 설마 지친거냐?"

 

어느새 몸을 일으킨 브레넌은 거대한 날개를 만들어 잭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맥스웰의 악마 ㅡ 척력

 

브레넌은 잭에게 닿지도 못하고 힘없이 튕겨나 땅을 뒹굴었다.

 

'발뒤꿈치가 약점.... 그리고 저 재생력과 신체변형...'

 

그 순간 잭의 머릿속에 한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브레넌이 보여준 능력에 딱 어울리는 차력이 있던 것이다. 아킬레우스는 아니지만, 같은 그리스 신화 출신이다.

 

헤파이스토스의 걸작 탈로스Τάλως, 아르고 호의 영웅들조차 일대일로는 싸우지 못하고 여럿이 달려들어 유일한 약점인 발뒤꿈치 부분을 노려서 잡았다고 한다.

 

도대체 왜 브레넌이 차력과 약점을 공유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탈로스를 소환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몸을 직접 변형시키는 형태로 차력을 쓰기 때문일 것이다.

 

"알았다. 이번 공격이 마지막이야."

 

잭이 손짓을 하자, 주변의 모든 물체들이 잘게 쪼개지더니 어마어마한 속도로 소용돌이치며 브레넌을 덮쳤다. 브레넌은 급히 양 팔을 방패처럼 변형시켜 몸을 지켰으나 그 순간, 잭은 섬뜩한 미소를 지으며 직접 브레넌의 등 뒤로 이동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헉... 허억... 쿨럭!!"

 

Q는 이제 몸이 성한 부분이 없었다. 그러나 온통 피투성이가 되면서도 그의 움직임은 멈추지 않았다.

 

"..."

 

미카는 계속해서 날아드는 카드들을 화살로 쳐내며, 본체인 Q에게도 틈틈히 공격을 날렸다. Q는 몇몇 공격은 반사하고, 몇몇 공격은 피하며 계속 시간을 끌고 있었다.

 

'낙성'을 사용한다면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미카는 낙성을 쓰지 않고 그냥 화살만으로 Q를 상대하고 있었다. 아홉발 중에 절반도 남지 않아서 아끼려는 생각도 있지만, 다른 이유도 있었다.

 

'이상하네...'

 

계속 시간만 끄는 주제에 미묘한 거리를 유지하는 Q의 움직임이 마음에 걸렸던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낙성을 유도하려는 것이 틀림없다.

 

뭔가 계획이라도 생긴 것일까? 하지만 상관없다. 낙성을 쓰지 않고도 이대로 밀어붙이면 그녀의 승리다.

 

※미카 얘르비넨 오리지널 ㅡ 중복 좌표 Redundantit nuoli

 

미카가 한번에 열 발의 화살을 겹쳐서 날리자 Q는 스트레이트 플러쉬를 이용해 받아쳤다. 그러나 미카는 순간적인 빈틈을 발견하고 또다른 화살을 쏴 Q의 옆구리를 궤뚫었다.

 

"컥...!!"

 

"이제 거의 끝나가네. 잘 가, 구시대의 잔재."

 

더는 힘이 남지 않은건지 Q의 손에서 낫이 서서히 미끄러졌다. 그는 이제 두 발으로 서있는 것조차 힘겨워 보였다. 미카는 Q의 목덜미를 정확히 겨냥하고 활시위를 당겼다.

 

그 때, Q의 손에 들려있던 마지막 카드가 빛을 내뿜기 시작했다.

 

※조커Joker

 

Q가 입은 데미지를 100배로 상대에게 돌려주는 기술으로, 그가 지닌 최후의 수단이었다.

 

"잘 가, 꼬맹아."

 

"어...?"

 

그와 동시에 셀 수도 없는 화살이 미카를 향해 날아들었다. 그녀는 뒤늦게 낙성을 사용하려 했으나 이미 늦었다. 지금껏 그녀의 활시위를 떠난 화살보다 100배는 더 많은 양의 화살이 미카의 몸을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그녀가 단 한번이라도 낙성을 썼으면 Q는 그 순간 끝장났을 것이다. 그러나 Q는 교묘한 심리전으로 낙성의 사용을 주저하도록 만들었고, 그 덕에 마지막 카드를 사용할 수 있던 것이다.

 

카드게임의 고수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수법, 블러핑Bluffing이었다.

 

"젠장... 이겼다..."

 

Q는 그 말을 마지막으로 결국 쓰러졌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으음...."

 

정신이 든 단아한은 몸을 일으키려 했으나 아무런 감각이 없었다. 게다가 주변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뿐이었다.

 

"여긴 어디야... 설마 이렇게 죽는건가..."

 

너무 피곤했다. 더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단아한은 다시 잠에 빠져들듯이 정신을 놓으려 했다.

 

그 순간, 그녀의 머릿속에 누군가의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맞아..."

 

단아한에겐 아직 할 일이 있었다. 실컷 날뛰는 중인 차력주의자들을 막지 못한다면, 그녀의 오빠 단모리가 지키려고 했던 세상은 다시 어둠 속에 빠질 것이다. 어찌 보면 라그나로크보다도 끔찍한 일이다. 직접적인 파괴가 아니기에 되돌릴 수도 없다.

 

"오빠..."

 

차력주의자들이 세상을 집어삼키게 된다면, 단모리는 박무봉에게 누명을 썼던 것처럼 다시 사회에서 추방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녀가 다시 일어나 싸울 수 있다면 결과적으로 세상을 구하게 되겠지만, 그녀에겐 그렇게까지 거창한 대의는 없었다. '오빠를 지키려는 것'이기에, 그녀는 다시 일어서는 것이다.

 

"가족을 지키고 싶으냐? 인간."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려왔다. 목소리의 주인이 누군지는 상관없다. 질문의 대답은 너무 뻔했다. 단아한은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난 동생들을 지키지 못했지만, 내 계약자까지 그러면 안되지. 도와주마."

 

그 순간, 단아한은 눈을 떴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샤오첸!! 정신 차리세요!!"

 

전속력으로 하늘을 가르는 니콜라오의 썰매 뒤로, 빗자루를 탄 샤오첸이 뒤따라오고 있었다.

 

"크키킥... 키히히히히!!!"

 

"진짜 미치겠네..."

 

니콜라오가 손짓하자 허공에서 날카로운 낫이 나타나 샤오첸을 향해 쏜살같이 날아갔다. 그러나 샤오첸은 그것을 피하는 대신 손을 뻗어 낫 자루를 붙잡았다.

 

그녀의 팔은 너무 강한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박살이 났지만 샤오첸의 표정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후..."

 

이번엔 니콜라오의 주변에 50개 정도의 날붙이와 6개의 미사일이 나타나 샤오첸을 공격했다. 샤오첸은 조금 전에 붙잡은 낫을 휘두르며 몇 초 정도 버티다가 결국 온몸이 찢겨나가 땅으로 추락했다.

 

그러나 그녀의 몸은 땅에 닿기 전에 수십마리의 박쥐 무리로 변하더니 다시 합쳐져 상처 없는 몸으로 돌아왔다. 그 직후 샤오첸의 등에선 용의 날개처럼 생긴 것이 돋아나 빗자루도 타지 않은 채 다시 하늘로 날아올랐다.

 

"키키키히히히!!!"

 

갑자기 샤오첸의 주변에서 수백개의 마법진이 나타나 니콜라오를 향해 갖가지 마법을 쏟아냈다. 니콜라오는 썰매의 속도를 순간적으로 높여 직격은 피했으나 그의 몸에는 이미 몇 군데 상처가 있었다.

 

"계속 이렇게 나오겠다...? 알겠습니다."

 

니콜라오는 반창고를 소환해 상처를 치료하며 차갑게 중얼거렸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게... 무슨..."

 

잭은 온 몸이 궤뚫린 채 중얼거렸다. 

 

분명히 기습은 성공했다. 그가 그 타이밍에 근접전으로 나설 것이라고는 예상 못했는지, 브레넌은 등 뒤에 나타난 잭에게 반응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직후 잭이 휘두른 공격으로 브레넌은 발뒤꿈치를 포함해 무릎 아래가 전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그런데도 브레넌은 멀쩡했다. 그 뿐만이 아니라 브레넌의 등에서 튀어나온 수많은 촉수가 잭의 빈틈을 노려 몸 구석구석을 궤뚫었다. 반면 브레넌의 다리는 이미 재생되어 있었다.

 

※브레넌 차력 ㅡ 슬라임Slime

 

"설마 진짜 걸려들 줄은 몰랐군. 조금만 깊게 생각했으면 이길 수 있었을텐데. 예전에 차원이동 연구소에서 넌 이미 내 발뒤꿈치에 상처를 입힌 적이 있었다."

 

"페이크였냐... 날... 근접전으로... 끌어들이려는..."

 

브레넌은 예전에 한대위가 싸우는 모습을 본 적이 있어서, 무투와 자연계의 조합이 얼마나 환상적인지를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잭은 무투를 사용하는 모습은 전혀 보여주지 않았다.

 

그 정보를 토대로 예상했을 때, 그나마 괜찮은 동체시력을 제외한 잭 페트라의 신체능력은 잘해봐야 집행위원 급일 것이었다. 그리고 그 정도라면 근접전으론 김두식은 커녕 브레넌에게도 상대가 안된다.

 

그렇기에 브레넌은 완전히 불리해진 일대일 상황이 되자 이판사판으로 움직임에 페이크를 섞은 것이다. 그리고 그 선택은 완벽히 성공했다.

 

"이제 말해라. 너희들의 배후에 있는 '지오 조웰'... 그 자식은 지금 어딨지?"

 

"나도... 몰라... 커흑!!!!"

 

브레넌의 촉수는 잭의 내장, 근육, 뼈 등을 가차없이 파고들었다.

 

"정말로 쓸만한 정보가 없는건가?"

 

"..."

 

"죽었나."

 

이미 잭은 더 이상 대답을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브레넌은 잭의 몸을 바닥에 팽개치고 김두식이 빠진 크레이터로 달려갔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슬라임이라는 차력은 본래 쓰레기 중의 쓰레기이다. 차력의 뽑기 운보다 차력사의 실력이 더 중요하다고 자신있게 말하는 사람들도, 슬라임 차력을 본다면 생각을 바꿀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별 쓸모도 없는 슬라임을 소환하는 것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전설속의 신수는 커녕 경험치나 되면 다행인 잡몹, 그게 바로 슬라임이다.

 

그러나 브레넌은 달랐다. 자신의 몸에 '신의 힘'이 아닌, 신 그 자체를 담음으로써 모든 것을 뒤바꿨다. 브레넌은 슬라임을 소환하는 것 대신에, 그 자신이 슬라임의 장점만을 흡수한 괴물이 돼버린 것이다.

 

그게 바로 브레넌의 X세대로써의 능력이었다.

 

그리고 같은 X세대인 잭 페트라 역시, 마지막 순간에 그 사실을 깨달았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김두식은 까마득한 절벽을 마치 평지를 달리듯이 뛰어 오르고 있었다. 브레넌은 길게 늘린 팔을 내밀어 그를 도와주었다.

 

"상태는 괜찮나?"

 

"그래, 여기까지 졸라 뛰느라 힘들긴 했지만."

 

"활잡이 쪽도 어느새 마무리 된 것 같다. 이제 지오 조웰만 쫓으면..."

 

브레넌은 말을 잇지 못했다. 분명 죽었거나, 최소한 빈사상태가 됐을 잭이 몸을 일으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의 몸은 강렬한 빛에 둘러쌓여 타오르고 있었다.

 

"신의 힘이 아니라 신 그 자체를 몸에 담는다.... 한 수 배웠어."

 

잭의 육체는 너무 강한 에너지를 견디지 못하고 서서히 재로 변해 흩어졌으나, 그 빈자리를 강한 핵력의 빛이 메꾸어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제 잭은 인간이라기보단 사람 모습의 에너지 덩어리에 가까웠다.

 

※잭 페트라 차력 ㅡ 맥스웰의 악마

 

"....!!"

 

"이제 진짜 끝내주지."

 

잭이 김두식과 브레넌을 향해 손을 내밀자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에너지가 모여들었다. 그러나 그 에너지가 둘을 불태우는 일은 없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간반테인Ganbantein

 

저 멀리 우주에서 지켜보고 있던 오딘은 드디어 미소를 지으며 모든 마술을 무효화시키는 지팡이로 잭을 가리켰다. 그러자 잭의 몸의 70%가 풍선이 터지듯이 흩어져 사라졌다.

 

"됐다. 이제 완벽해."

 

오딘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머나먼 우주를 향했다. 그 방향에는 한대위와 사탄이 있을 것이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샤오첸이 묵시록의 마녀 '대탕녀 바빌론'을 차력으로 가지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애초에 그녀 자신이 2000년 전 로마 제국에서 마녀라고 불리며 사람들에게 배척당했고, 대탕녀 바빌론의 모티브 중 하나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은 라그나로크를 겪은지 20년 정도밖에 안 지난데다가, 샤오첸이 알 리는 없지만 머나먼 우주에선 칼리와 진모리의 싸움이 계속되는 중이었다.

 

그 어느 때보다 '말세'와 가까운 이 시대는 그녀의 차력이 힘을 발휘하기에 가장 좋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키아아아아아악!!!!!!"

 

거대한 십자가 모양의 드릴이 샤오첸의 심장을 궤뚫었다.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박쥐 떼로 변했다가 다시 돌아왔으나 이번에는 상처가 그대로였다. 아니, 오히려 가슴에 뚫린 구멍은 그녀의 몸을 좀먹는 듯이 점점 넓어지기 시작했다.

 

"바티칸에서 추기경까지 해봤던 나에게 그런 더러운 힘을 쓰다니... 상대가 좋지 않았네요."

 

"크으으....."

 

샤오첸은 피를 토하며 비틀거렸으나 쓰러지지는 않았다.

 

"옥황이시여... 명을... 받들겠나이다...." 

 

니콜라오를 반드시 죽이라는 것이 옥황의 명령이다. 이대로 쓰러질 수는 없다.

 

목숨까지 불태우며 마지막 힘을 끌어내는 샤오첸의 모습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머리카락은 짧아져 단발로 변하고, 체형도 원래와는 다르게 슬림하게 바뀌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의 손에는 어디선가 나타난 검이 들려 있었다.

 

인류 역사상 가장 강한 마녀이자 가장 유명한 마녀,

 

※샤오첸 ㅡ 폴리모프(서쪽의 마녀)

 

"이... 이런...!!"

 

니콜라오는 길게 생각하지도 않고 그 즉시 최대한 많은 무장을 소환했다. 샤오첸의 온 몸을 둘러싼 검기는 그녀의 손에 들린 검에 계속해서 모여들었다.

 

"크으으..... 으아아아아아!!!!!"

 

샤오첸은 마지막 힘을 다해 검을 휘둘렀고, 니콜라오 역시 모든 무기를 동시에 쏟아부어 검격을 상대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뭐야?? 짜식 온갖 폼은 다 잡더니 갑자기 터져나갔잖아..."

 

"아니야... 아직이다!!"

 

에너지의 30%밖에 남지 않은 잭의 몸은 이젠 형체 없는 빛 덩어리가 되었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피아식별은 가능한건지, 막대한 양의 에너지는 전부 김두식과 브레넌을 조준하고 있었다.

 

"조금 줄긴 했어도 우리 수준으론 택도 없어..."

 

20년 전 옥황이 아시아를 날려버리겠다며 만들어낸 빛의 덩어리, 그것을 한참 능가하는 파멸의 에너지가 막 터져나오려 하고 있었다.

 

김두식과 브레넌이 죽음을 직감하며 눈을 감은 순간, 그 둘의 머리 위에서 더 강렬한 빛이 쏟아져 내렸다.

 

"저건... 단아한??"

 

※직접계약 ㅡ 나탁 삼태자

 

단아한의 몸속에선 전과는 비교도 안되는 힘이 휘몰아치고 있었다. 그녀가 검을 쥐는듯한 자세를 취하자 눈이 멀듯한 섬광과 함께 한자루의 검이 생겨났다.

 

※참요검斩妖剑

 

"빨리 스승님을 데리고 피해!!!"

 

김두식과 브레넌은 쓰러져 있는 Q를 재빨리 집어들고 온 힘을 다해 결계 밖으로 달려갔다.

 

'휘두를 수는 없어... 결계가 못 버티는건 당연하고 현실의 지구까지 반으로 갈라질거야.'

 

지금 단아한의 육체는 바르바듐Barbadium과 맞먹는 강도를 가지고 있었으나, 참요검을 들고 있는것 만으로 양 팔의 피부가 벗겨져 나가는 중이었다. 잭은 엄청난 위협을 느끼고 방향을 바꿔서 하늘 높이 떠있는 단아한을 조준했다.

 

"베는 대신에... 찌른다!!!!"

 

잭의 몸에서 전 세계의 바다를 증발시킬 정도의 에너지가 터져나왔다. 그와 동시에, 단아한은 다가오는 빛을 향해 참요검을 찔러넣었다.

 

Q가 쳐놓은 결계는 즉시 증발했고, 잭의 에너지를 상쇄하고도 남아있는 참요검의 일격은 그대로 지각을 파고 들어가 행성 반대편을 뚫고 나오기 직전에 아슬아슬하게 멈췄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신 오래국

 

백승철과 우마왕은 인간계와 연결된 수많은 기계로 전황을 파악하는 중이었다.

 

"뭔가 이상함... 분명 계산에 오차는 없었음."

 

"그런데 왜 아우가 아직까지 이기지 못하는거야 모?"

 

"신체능력으로만 따지면 진모리는 칼리를 상대로 시간도 못 끌 정도임. 하지만 극한까지 다다른 '기술'을 고려한다면 오히려 진모리의 승률이 86% 정도로 유리함(34화 참고)."

 

확실히 백승철의 계산엔 아무런 오차가 없었다. 그러나 어째선지 진모리의 기술이 칼리에겐 통하지 않았고, 칼리가 조금 전에 꺼내든 정체불명의 칼은 있는줄도 몰라서 계산에 넣지 못했다.

 

"봉인이라도 한건지... 진모리가 계속 기술을 제대로 쓰지 못한다면 끝장임. 빨리 남아있는 인류라도 대피 준비를 해야됨."

 

"....."

 

우마왕은 대답을 하지 않은채 이를 악물고 계기판을 쳐다보았다. '궁극의 별'의 에너지는 이제 5% 정도밖에 남지 않았고, 여전히 싸움이 끝날 조짐은 보이지 않았다.

 

"아우는 그 누구보다 강하다 모. 반드시 돌아올거다 모."

 

"그렇더라도,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는 해야됨. 난 이제 지구의 모든 생물을 이곳으로 대피시킬 준비를 하겠음."

 

"젠장... 아우!! 절대 지면 안됨 모!!!"

 

우마왕은 머나먼 차원에서 싸우고 있는 진모리를 향해 외쳤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칼리의 검이 온 우주를 반으로 쪼갤 기세로 진모리의 목을 향해 날아왔다. 진모리는 급히 몸을 틀었으나 참격 역시 방향을 바꿔 그대로 목을 베어버렸다.

 

그러나 목과 몸통은 순식간에 다시 붙었고, 진모리는 칼리의 배에 왼손에 쥔 여의를 꽃아넣었다.

 

"궤뚫어라, 여의."

 

여의의 끝 부분이 날카로워지더니 어마어마한 속도로 회전하며 칼리를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여의 끝부분은 칼리의 몸을 뚫지 못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뭉개졌다.

 

'이상해... 여의도, 무투도, 근두운도, 분신술도, 저녀석에게 쓰면 뭔가가 기술 사용을 방해하는 느낌이야.'

 

진모리는 확인을 위해 호리병을 꺼내들었다.

 

"칼리를 흡수해라, 호리병."

 

예전 호리병은 천계의 존재를 담을 수 없었지만 새로 개량한 이 호리병은 아무런 제약이 없는데다가 성능도 전과는 비교가 안됐다(34화 참고). 호리병이 작동을 시작하자 칼리는 조금씩 진모리 쪽으로 끌려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게 다였다. 칼리가 호리병 입구에 닿기도 전에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작동이 멈춰버렸다.

 

"알았어. 그 성기신 능력..."

 

질서와 규칙을 무너뜨리는 것, 그게 바로 칼리가 패시브로 지닌 능력이었다. 고도로 갈고 닦은 기술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사탄과 사탄 2세의 연결도, 오딘의 좌표교란 마법진도, 진모리의 무투도, 칼리가 존재하는 것만으로 전부 균형이 무너지는 것이다.

 

"알았으면, 어떡할 테냐?"

 

"흡수해라..."

 

진모리는 다시 호리병을 앞으로 내밀었다. 그러나 이번엔 칼리를 흡수하려는 것이 아니다.

 

"온 세상을 흡수해라, 호리병."

 

시간, 공간, 물질, 생명... 우주 끝에서 끝까지, 모든 것이 일순간에 호리병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이제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무無의 세계에 오직 칼리와 진모리만이 서로 마주보고 있었다.

 

"그 능력에도 빈틈은 있어. 간다, 칼리."

 

다음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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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잼나뮈충 2019-03-23 18:57:02
세계관 거대하네...... 한꺼번에 여러 이야기가 진행되다니.
오딘이 중간에서 가로채서 3할밖에 안 남은 에너지도 "20년 전 옥황이 아시아를 날려버리겠다며 만들어낸 빛의 덩어리, 그것을 한참 능가하는 파멸의 에너지가 막 터져나오려 하고 있었다."라니...... 역시 맥스웰의 악마가 좆자의 눈깔보다 더 대단하네요.
적폐 샤오첸을 죽이면 이제 인간계 스토리 최종 보스인 지오 조웰과 우주계 스토리 최종 보스인 칼리만 남네요. 칼리, 진모리 분량이 더 늘 테니 치사량의 낭만을 기대하겠습니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이게 다 전작 소설에서 여래가 주술로 칼리를 소환해서 벌어진 일인데, 여래는 칼리를 어떻게 잡아두고 있었지요? 제천대성도 투전승불이던 당시의 경험을 살려서 부처의 '법력'으로 싸우려나요?
박용제 [L:33/A:602] 2019-03-23 19:04:57
@꿀잼나뮈충
씹래도 감당 못하고 말 그대로 그냥 소환만 한겁니다 ㅎㅎ 그것도 그때는 본체의 극히 일부일 뿐이었고요
책읽는남자 2019-03-23 20:38:41
갓오하 어시 지원하셈
박용제 [L:33/A:602] 2019-03-23 20:41:49
@책읽는남자
용제형... 조금만 기다려!!!!
딘테 [L:12/A:264] 2019-03-23 22:00:16
Q가 조커쓰는거 역대급 띵장면이네요.
감탄사가 육두문자로 나왔어요.
박용제 [L:33/A:602] 2019-03-23 22:09:14
@딘테
원래 Q가 간지나는 캐릭이죠 ㅎㅎ 감사합니다
닉크롬선 [L:9/A:342] 2019-03-30 11:08:07
갓게문학 ㄷㄷ
박용제 [L:33/A:602] 2019-03-30 11:46:33
@닉크롬선
아니 베게 뭐지 ㅁㅊ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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