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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수x세리 단편팬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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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 | 2019-02-23 21:52:07 | 5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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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마음이 열릴 때까지 기다리겠다."

 

그녀에게 했던 말이다.설희를 처음 만난 날 그 애의 부러질듯한 허리를 감싸안으며 했던 말.

 

난 그 날 설희에게 첫눈에 반했다.

 

설희는 내가 지금까지 만난 여자들과 달랐다.여자들은 오직 내 돈만 보고 달라붙었었다.내 앞에 얼쩡거리며 알랑방귀 끼는 년 뿐이었다.

 

분명 미소 짓고 있었지만 그 미소는 나를 향한게 아닌 내 돈을 향한 미소였다.참으로 역겹기 짝이 없었다.

 

때문에 여자를 멀리했다.내 재력이면 얼마든지 여자를 살 수 있었지만 내 돈만 보고 달려드는 년들과 자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게 여자를 멀리한지 어느덧 36년.이미 내 나이는 30대 중반이었지만 난 이렇다 할 여자 경험이 없었다.한 마디로 쑥맥인 것이다.

 

내 생에 여자와의 인연은 없는걸까...라고 절망하던 중 설희를 만났다.그녀를 처음 만난 곳은 한마디로 여자 끼고 노는곳이었다.

 

다만 여러 가지 서비스가 있는 고급 업소였다.톡 까놓고 말하면 나도 남자기에 여자가 그리워서 간 것이었다.하지만 흙 속에도 진주가 있는법.설희를 만난 것이다.

 

난 그곳에서 일하는 여자들에게 썩 좋지 않는 편견을 갖고 있었다.그러나 설희는 달랐다.한 눈에 그녀는 뭔가 다르다는 것을 알아볼 수 있었다.

 

"넌 좀...다른 것 같은데?"

 

난 양 볼이 상기된 체로 말했다.

 

"네? 뭐가요?"

 

"귀걸이,반지 하나 없이 들어온 건 네가 처음이야."

 

"어머! 죄송해요.이런 일이 처음이라.저도 언니들처럼 예쁜 옷 입고 꾸미고 들어올게요.

 

설희는 부끄러운듯 얼굴이 붉어졌고 황급히 몸을 일으켰다.그 모습이 너무 사랑스럽고 귀여워서 참을 수 없었다.

 

"아니, 그럴 필요 없다."

 

"네?"

 

그 애의 손목을 붙잡았다.그녀의 시선이 내 쪽으로 향했다.정말이지 아름답고 맑은 눈동자였다.

 

"여기 다니면서 처음으로 설레는 여자를 만났어."

 

"어..."

 

설희의 턱을 잡고 입맞춤을 하려고 했다.

 

"앗!"

 

"뭐야?"

 

"죄...죄송해요.이런 거 처음이라."

 

그녀는 고개를 돌려 거부했고 처음이라고 말했...잠깐.처음이라고?

 

"처음?"

 

"다른 언니 보내 드릴게요.정말 죄송."

 

역시 설희는 다르다.이곳에서 일하는 다른 여자들과는 달라.키스는 못했지만 상관 없었다.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면 그만이다.무엇보다...설희를 눈 앞에 두고 있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다른 애는 필요 없어."

 

"네?"

 

난 그녀를 뜨거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살며시 안았다.기다릴게.기다릴테니...언젠가 마음을 열어주길 바래.

 

내가 설희를 좋아하듯 설희 역시 날 좋아했는지 날 줄곧 기다리곤 했다.마치 이몽룡을 기다리는 춘향이처럼 나만을 기다렸다.

 

그런 그녀가 점점 좋아졌고 내 마음은 커져만 갔다.우리 둘은 점점 가까워졌고 서로에 대해 자세히 알아가던 중 설희가 말했다.

 

"오빠. 저랑 함께 해요."

 

그녀는 사실 흑수회 소속이었고 내게 흑수회로 들어오라고 권했다.배신감 때문에 가슴이 찢어질듯 아팠다.난 널 믿고..모든 걸 말해줬는데...네가 두현파의 적이었다니...

 

그런데도...설희의 청을 거절할 수 없었다.그녀를 사랑하기 때문이다.이미 이 여자에게 흠뻑 빠져버린 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말았다.

 

서양이고 두현이고 다 버리고 흑수회의 일원이 되었다.두현파에서의 지위를 잃고 돈을 잃어도 상관 없었다.설희...설희만 있으면 돼.

 

줄곧 탐색전을 이어오던 두현과 흑수회.두 조직은 마침내 충돌했다.설희...아니,성희는 두 파벌의 전쟁에 휘말렸다.

 

안 돼.연약한 성희가...다칠 지도 몰라...위험해.

 

"성희야!!"

 

와락! 우당탕!

 

난 몸을 던져 성희를 구했다.우리 둘은 바닥을 굴렀고 난 성희의 뒷통수를 감싸안아 보호했다.

 

"오...오빠..."

 

성희의 표정을 잊을 수 없다.항상 거짓된 표정만 보여주던 성희.그녀가 처음으로 연기가 아닌 진심이 담긴 표정을 보여주었다.그 때부터였다.성희가 내게 마음을 연 시점 말이다.

 

그녀는 내게 호감을 품기 시작했고 그녀에 대한 내 감정이 깊어지듯, 성희가 내게 품고 있는 연심도 점점 깊어졌다.

 

허나 세상은 나와 성희를 내버려두지 않았다.배신자의 최후답게 장동욱은 날 두들겨 팼다.난 전투불능이 되버렸고 샤오민은 필요 없어진 날 제거하려고 했다.

 

샤오민은 까오린기를 시켜 날 다진고기로 만들었다.칼날이 내 몸을 썰어버렸다.

 

"돼지 두루치기가 되버렸군."

 

샤오민은 죽어가는 나를 내려다 보며 비웃었다.그리고 날 버리고 가버렸다.

 

"일수 오빠!"

 

성희가 내게 달려왔다.그녀는 내 몸을 끌어안았다.성희의 얼굴은 눈물로 적셔져 있었다.

 

"...성희야..."

 

난 떨리는 손으로 성희의 뺨을 어루만졌다.그녀의 볼이 내 피로 얼룩졌다.슬픈 눈으로 날 바라보는 성희가 너무 좋아서...너무 안고 싶어서 참을 수 없었다.그러나...그녀를 안을 수 없었다.

 

이미 내 몸은...생명력을 잃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울지 마..."

 

후들거리는 손으로 힘겹게 성희의 손을 잡았다.

 

"흐흐흑..."

 

성희는 내 손길에 화답하듯 내 손을 꽉 쥐었다.

 

우리...한없이 순수하고 고결한 성희...

 

너랑 함께 하고 싶었는데...

 

드디어 만났는데...

 

드디어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을 만났는데...

 

내 의식이 점점 흐려졌고 성희의 얼굴이 점점 흐릿해 졌다.

 

...성희야...다음 생에는 우리 둘 다 평범하게 태어나서 행복하게 살자...

 

...안녕...

 

"오빠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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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맛초코 2019-02-23 21:58:57
비운의 주인공 일수쨩 ㅠㅠ
소가라 2019-02-23 22:00:34
@쿠키맛초코
원래 개그물 삼아 쓴 글이었는데 내용이 슬퍼서 그런가.반응이 슬프네.
쿠키맛초코 2019-02-23 22:20:59
@소가라
오빠아아-!!

삑.
어 오빠야? 응 죽은거 확인 했어.
어휴 돼지비린내가 진동을 하네.

-진엔딩 끝-
소가라 2019-02-23 22:29:16
@쿠키맛초코
ㅋㅋㅋㅋㅋㅅㅂ 존1나 비참하네.
맹둘리 2019-02-24 11:53:14
@쿠키맛초코
너무해
부활한세운 2019-02-24 00:03:40
ㅋㅋㅋㅋ 진짜 썼네

돼지 두루치기만 빼면 전혀 개그물 같지 않음 ㅋㅋㅋㅋ

후반부 전까지는 회상이니까 서술이 좀 부족해도 괜찮은데

마지막은 실시간으로 사망 중에 느끼는 거니까 거기 서술이 좀 더 풍부했으면 좋았을 듯

ㅈ문가 의견이니 참고하지 말 것
소가라 2019-02-24 00:28:07
@부활한세운
이런 지적 너무 좋음.ㅎㅎ 읽어주셔서 ㄱㅅㄱㅅ
따라오세요 2019-02-24 00:30:20
일수 왜 죽이노
소가라 2019-02-24 00:31:55
@따라오세요
일수는 정이 안 감.솔직히 블레2에서도 죽든 말든 아무래도 좋음.
맹둘리 2019-02-24 11:54:57
@소가라
너무해ㅜㅜ
소가라 2019-02-24 12:02:54
@맹둘리
일수가 너무 발암이라 걍 차라리 없는게 나음.걍 죽었으면 좋겠음
맹둘리 2019-02-24 12:13:50
@소가라
지금 연기중입니다 인범이랑 미리 말맞춰놈
소가라 2019-02-24 13:12:32
@맹둘리
ㅋㅋㅋㅋㅋ그럼 갓일수라고 인정하겠습니다.
맹둘리 2019-02-24 11:54:32
와김일수 36이나먹음?ㅋㅋㅋㅋㅋ진짜 숨찰때다됐는데
소가라 2019-02-24 12:02:23
@맹둘리
통3 시점 때 32살임.관리 안 하고 맨날 떡만 치고 있으니 이제 숨 찰듯.
맹둘리 2019-02-24 12:14:33
@소가라
아직 설희랑 안침ㅎㅎㅎ
소가라 2019-02-24 13:13:22
@맹둘리
설희는 웬지 일수한테는 안 대주고 딴 남자한테는 잘 벌릴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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