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야아아앗!"

 

종화의 칼이 정우를 맹렬하게 노렸다

 

절제를 풀었다는 게 허세가 아니라 진짜인지 정말로 일격 하나하나가 정우를 조지려는 욕망으로 가득했다

 

"이런 미친"

 

정우는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고 맹수현의 기술로 거리를 벌리고자 손바닥을 펼쳤다

 

그러나 마음이 급했던 탓인지 실수로 종화의 노출된 왼쪽 대흉근을 만졌다

 

"앗힝"

 

얼굴이 붉게 상기된 종화는 또다시 기묘한 소리를 내며 2차 변형을 시작했다

 

"씨1발"

 

정우는 간신히 거리를 벌린 뒤 쌍욕을 내뱉으며 기겁하곤 자세를 잡았다

 

종화는 더더욱 앞으로 가슴을 내밀어 아예 목이 뒤로 확 꺾여버렸다

 

그리고 팔은 구부러진 상태로 뒤를 향해 흡사 이족보행하는 생닭과도 같았다

 

"ㅗㅜㅑ"

 

밑도 끝도 없이 추락하는 종화의 모습은 정우에게 장동욱에게 처맞았을 때보다도 큰 충격을 가져다주었다

 

그리고 충격에서 벗어날 틈도 없이 종화가 공격을 가해왔다

 

능숙한 경험치 덕분인지 따로 연습을 해서인지 종화는 왼쪽 입꼬리가 귀까지 걸리고 오른쪽 입꼬리가 턱수염까지 걸린 상태에서 목을 뒤로 제껴 앞이 잘 안 보일 것임에도 무섭게 공격해왔다

 

"정신차려 도라이야!!!!!"

 

정우는 칼에 몇 번 베이는 것을 감수하고 종화의 양 손을 겨우 붙잡은 뒤 필사적으로 일갈했다

 

그러자 종화가 갑자기 목을 원위치시키더니 기괴할 정도로 길게 목을 앞으로 빼며 자라 같은 모습이 되었다

 

 "할짝"

 

"쌰아아아아아앙!!!!!!!!"

 

종화의 혀가 정우의 왼눈을 건드렸다

 

정우는 욕설을 섞어 비명을 지르며 각성했다

 

일시적 최대치가 터진 정우는 그야말로 군신정우쟝이 되어 3단 경공술로 공중에서 하종화의 머리, 흉근, 그리고 고간을 차례로 명중시켰다

 

"헤헷... 헷... 헤헥..."

 

결국 종화는 양 손에서 칼을 모두 놓친 채로 눈을 까뒤집고 바닥에 쓰러져 기괴한 신음소리를 내며 으깨진 개미처럼 부들대다가 잠잠해졌다

 

사실 정우는 좀 전에 알츠하이머 치료의 일환으로 김진우를 찾아내어 죽인 뒤 그의 안대를 가져왔다

 

그는 종화가 더럽힌 왼눈을 안대로 가린 뒤 모두를 노려봤다

 

"난 싸우지 않는다 오직 짓밟을 뿐 다음은 누구냐"

 

곧이어 군중 속에서 검은 와이셔츠 간지를 물씬 풍기는 장동욱과 레이스가 달린 발레리노 복장의 맹수현이 걸어나왔다

 

"씨1발"

 

정우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