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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을 어지럽힌자
마비노기 | L:10/A:247 | LV27 | Ex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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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 | 2015-06-29 03:16:16 | 7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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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골에서 있었던 이야기.

 

마사오는 언제나 싱글벙글이었다. 조금 머리가 모자른 구석도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언제나 괴롭힘을 당했다. 개중에서 특별히 골목대장인 타로는 마사오를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았다. 가끔씩 지나치지 않고 감싸주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마사오는 얻어맞아서 피멍이 든 얼굴로 싱글벙글 웃을 뿐이었다. 

 

어느 여름 밤. 아이들을 모아놓고는 타로가 마사오에게 말했다. 

 

"어제 죽은 야마다 할아버지를 파내어 시체를 여기까지 가지고 와. 그럼 더 이상 널 괴롭히지 않을게."

 

"봐줘. 나 무서운 거 못 봐."

 

"시끄러워! 오늘 저녁 먹었으면 산 입구에 모여. 마사오, 도망치지 마라."

 

타로에겐 생각이 있었다. 먼저 가서 자신이 야마다 할아버지 무덤에 들어가 시체인 척 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마사오가 자신을 업을 것이다. 그때 귀신 흉내를 내서 겁을 줄 생각이다. 그리고 산에서 나오면 모두 다 같이 비웃어주는 것이다.  

 

해가 저무는 산 입구. 악동들이 모였다. 마사오도 있었다. 평소처럼 싱글벙글 웃고 있었지만 분명히 떨고 있었다. 그리고 모두 재촉해서 마사오가 혼자 산에 들어가자 타로도 서둘러 산 속으로 들어갔다. 

 

어두컴컴한 산 속. 불빛은 손에 든 촛불 하나 뿐. 마사오는 산에서 들리는 소리에 어깨를 움츠리며 종종걸음으로 걸어가 최근에 파헤쳐진 것 같은 봉분 앞에 도착했다. 야마다 할아버지 무덤이다. 

 

"진짜 미안하지만 오늘 밤만 나에게 업혀줘."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마사오가 무덤을 파기 시작하니 먼저 와서 무덤 속에 있던 타로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마사오 녀석. 완전히 겁 먹었잖아."

 

겨우 무덤을 다 파헤쳤을 때 촛불은 이미 꺼졌고 먹물처럼 어둠이 스며든다. 

 

"할아버지, 나 무서워서 견딜 수 없으니까 이제부터 마을까지 달릴게. 잘못해서 떨어지면 그야말로 면목 없으니 등에 묶을게."

 

그렇게 말하면서 마사오는 등에 타로를 업고 새빨간 줄로 꽁꽁 묶었다. 그리고 산 입구를 향해 단숨에 달렸다. 타로는 웃음을 참기 위해 애를 썼다. 이 녀석은 정말로 손쓸 수 없는 바보다.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 분명히 이때까지 본 적도 없는 얼빠진 얼굴을 하고 있을 것이다. 오줌이라도 지리는 거 아닐까. 마사오 등에서 타로는 낄낄 웃었다. 

 

돌아갈 길이 반 정도 남았을 때 슬슬 놀라게 해주려고 타로는 마사오 귀에 속삭였다. 

 

"내려줘."

 

한 순간 마사오는 움찔했지만 발을 멈추지 않았다.

 

"내려주지 않으면 저주하겠다."

 

"할아버지, 좀 봐줘. 봐주라."

 

마사오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계속 산 입구를 향해 달려갔다. 타로는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이대로 마을까지 돌아가면 마사오를 비웃으려고 무덤을 어지럽힌 게 어른들에게 들킬 것이다. 

 

"내려주지 않으면 귀를 잡아뜯겠다."

 

타로도 필사적이었다. 곧 있으면 마을에 도착한다. 이대로 마사오를 보낼 수는 없다. 

 

타로가 귀에서 위협하는데도 마사오는 계속 달렸다. 얼굴이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가 된 채로. 

 

"할아버지. 봐줘. 제발 봐줘어어."

 

그렇게 소리치면서 달려갔다. 

 

마침내 타로는 마사오의 귀는 뿌리끝부터 깨물었다. 뿌직하고 날카로운 소리가 났다. 그때 마사오는 발을 뚝 멈추었다. 그리고 중얼거렸다. 그 목소리는 묘하게 차가웠다. 

 

"이봐... 내가, 이렇게 부탁해도 안 된다는 거냐."

 

응?

 

"내가, 계속 괴롭힘 당해도 좋다는 거냐."

 

...이 녀석은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가. 

 

"그렇다면 이제 애원하지 않겠어... 억지로라도 입을 다물게 해주겠어."

 

그렇게 말하며 마사오는 품에서 커다란 식칼을 꺼냈다. 타로는 간담이 서늘해졌다. 황급히 마사오 등에서 뛰어내리려고 했지만 줄로 묶여 있어서 몸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마사오는 자기 등을 향해 식칼을 휘두르려고 했다. 타로가 소리쳤다. 

 

"기, 기다려, 마사오! 나야, 타로야, 타로라고!"

 

이 녀석은 역시 멍청이다. 죽은 자를 찌르려고 하고 있어. 자칙 잘못하다간 죽을 뻔 했다. 

 

그러나 마사오는 말했다. 조용하고 차가운 목소리로.

 

"그런 거, 처음부터 알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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