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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이야기 4
에리리 | L:60/A:454 | LV160 | Ex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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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 2019-09-14 21:00:14 | 1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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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일 하는 사무실은 9층 건물의 6층에 입주해 있다.

 

우리 사무실 건물이 위치한 블럭은 대부분 10층 내외의 건물이 서로 다닥다닥 붙어 있다.

 

그래서 서로 10~20M거리를 두고 볼 수가 있다.

 

가까운 곳은 심지어 5M 정도밖에 안된다.

 

우리 사무실 흡연구역은 뒷문 비상구 계단인데, 평소엔 거길 이용하는데 야근이나 잔업을 할 때에는 가까운 사무실 복도 맨 끝창을 이용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엿다.

 

야근으로 인해 저녁 11시까지 일을 하게되었던 나는 10시쯤 되어 복도 맨 끝창으로가 담배를 입에 물었다.

 

바로 앞 건물 컴퓨터 학원내에 어둠속에 누군가 서 있는것이 보였다.

 

불도 다 꺼져있고 학원생들도 없는 시간인데,

 

난 누구인가 하고 눈을 찡그리며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는데, 어떤 여자가 어둠속에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것도 학원 건물 창에 몸을 최대한 가까이 붙인채로.

 

난 순간 움찔하며 입에 물고 있던 담배를 떨어뜨리고 말았다.

 

갑자기 온몸에 한기가 느껴지고, 기분이 좋지 않았다.

 

나는 얼른 시선을 피하고 떨어진 담배를 조심스럽게 집어들었다.

 

그리고는 아무 일도 없던것마냥 담배에 불을 붙였다.

 

그러나 몸은 창을 향하진 못하고 오른쪽 어깨를 창에 기댄 채 담배를 피웠다.

 

그런데 힐끔힐끔 곁눈질로 그 학원을 다시 바라보았는데, 그여자가 보이질 않았다.

 

그러자 나도 모르게 긴 한숨을 내쉬며 탄식을 내뱉었다.

 

정말 간 떨어지는줄 알았다며 속으로 궁시렁거리며 말이다.

 

그 날 나는 집에 들어가 잠이 들었는데, 그 여자 모습이 계속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목구비는 잘 보이지 않았지만 새하얀 얼굴에 투피스인지 원피스인진 몰라도 위에는 밝은색, 아래는 어두운 색 옷을 입고 있었고

 

마치 가위라도 눌릴 것 같은 기분에 깊은 잠을 못잘 정도였다.

 

다음 날 회사에 출근한 나는 입사 동기인 2살 많은 형에게 어제의 일을 이야기했다.

 

그러자 그 형이 깜짝 놀라며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너도 그랬냐? 나도 전에 너하고 똑같은 일 겪었는데!

야 , 나는 그 때 더 했어.

창밖보면서 담배 피는데 , 그 학원 창에 좁은 폭으로 까만 커튼 같은게 쳐있는거야.

어두워서 잘 안보였는데, 난 그냥 커튼인지 알았지.

아XX...욕하면 안되는데.. 지금 생각해도 욕나오네..

검은색 커튼 같은게 좁게 늘어져 있어서 이상한거야.

그래서 유심히 쳐다보는데 , 갑자기 커튼이 확 돌더라구."

 

"네? 돌아요?"

 

"어. 근데 사람 등이였어.

커튼이아니라 사람 머리카락이였는거야.

머리 엄청 길게 늘어뜨린 여자가 등을 돌려가지고 날 쳐다보는거야..

와 .. 나 진짜 그 때 심장마비로 죽는 줄 알았다니까?"

 

"근데...뭐하는 여자일까요?"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그냥 학원하고 관계있는 여자겠지뭐."

 

"아니 근데 야밤에 애들 컴퓨터 학원에 남아서 뭐하는걸까요?

불도 다 꺼두고 창가에 서서는..."

 

"그러게 말야."

 

난 너무 찝찝했다.

 

물론 난 귀신은 믿지 않지만 너무 찝찝했다.

 

그 뒤로 웬만하면 나는 야근시간에도 복도창에선 담배를 피우지 않았다. 또 그 여자를 만날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이였다.

 

그 날도 야근으로 늦게까지 남아있었는데 , 밖이 소란스러웠다.

 

소방차 한대와 구급차 한대가 컴퓨터 학원 건물 앞에 있는것이엿다.

 

무슨 일인가 하고 나가봤는데 누군가 화재신고를 했다는 것이다.

 

알고보니 실제로 화재가 난건 아니고 컴퓨터 학원에서 퇴근할 때 바퀴벌레를 잡기위해 연막식 퇴치제를 살포하고

 

문을 닫고 퇴근해버려서 다른 층 입주자들이 학원건물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보고 화재로 오인하고 신고를 한것이였다.

 

나는 구급차 옆에서 여자 학원원장에게 소방대원이 훈계하는 것을 엿듣고 있었다.

 

"아니, 원장님.

연막탄 터트리면서 건물주나 다른 입주자에게 말도 안해줬습니까?"

 

"아이 죄송해요.

말해줘야 한다는 것을 몰랐네요.

그냥 문만 잘 닫아놓으면 될 줄 알았어요."

 

"옛날에 이 건물에 불이 나서 여자가 죽었어요.

그 뒤로 건물주나 입주자들이 얼마나 민감해져있는지 아세요?"

 

옆에서 듣고 있던 나는 깜짝 놀라서 그 소방대원에게 물었다.

 

"여자가 죽어요?!"

 

"한 2년 넘었죠.

이 학원이 들어서기 전에 무슨 미술학원인가 했는데, 불이 나서 보조교사 한명이 질식사 했어요."

 

난 소름돋는 몸을 억누르고 옆에 있던 원장에게 말을 건넸다.

 

"저 원장님...원장님 학원 말인데요..

밤 아홉시가 넘은 시간에도 수업이 있나요..?"

 

"아뇨..?왜요?"

 

"밤에 보면 불꺼진 학원안에 누가 있는것 같던데.."

 

"예? 그럴리가요?

우리는 강화유리문에다가 방화벽철문에다가 모두 시건장치를해서

아무도 들어갈 수 없는데, 그리고 도둑맞은 물건도 없었구요.

컴퓨터학원이라 열감지센서부터 완벽하게 보안해두는걸요."

 

"어? 아닌데? 진짜로 누가 있었는데..

저만 본것도 아닌데요.."

 

"진짜 왜 그러세요?

무슨 귀신이라도 있다는 거에요?"

 

"아니..그게 아니라.."

 

나는 더 이상 말을 이을 수 없었다.

 

사무실로 돌아온 나는 그 학원건물이 자꾸 눈에 거슬렸다.

 

그런데 이것으로 이상한 일이 끝난 것은 아니였다.

 

그 뒤로 나는 얼마동안 야근이 있어도 복도창가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았다.

 

무서운건 둘째치고 기분이 나빳기때문이다.

 

그러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며칠이 지나자 나는 뭔가에 이끌리듯이 다시 그 창가로 가서 담배를 피우게 되었다.

 

그냥 정체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입사동기인 그 형도 그렇다고 했다.

 

그런데 한달이 넘도록 그 여자는 보이지 않았다.

 

그냥 그렇게 헤프닝으로 끝나는 줄 알았다.

 

예전에 그 여자가 귀신이였다, 아니였다로 그 형과 술자리에서 안주거리로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난 그 형과 함께 야근을 하게 되었다.

 

밤 11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이였다.

 

업무를 거의 끝낼 때 쯤 복도 창가로 나와 담배를 입에 물었다.

 

고개를 푹 숙이고 불을 붙여 길게 한모음 들이마시고 고개를 들어 연기를 내뿜는데,

 

앞건물에 그 여자가 나를 쳐다보고 있는 것이다.

 

나는 순간적으로 연기가 목에 걸려 계속 콜록거렸다.

 

미친듯이 기침을 하다가 다시 고개를 들어 학원건물을 쳐다보았다.

 

그 여자가 나를 계속 보고 있었다.

 

나는 그 여자를 계속 응시하며 , 조용히 핸드폰을 꺼내 사무실 안에 있는 형에게 전화를 했다.

 

그리고 가는 숨소리로 형에게 외쳤다.

 

"형! 그 여자야!창밖을 봐!"

 

사무실 내에서는 정면은 아니지만 창에서 45도 각도로 왼쪽을보면 그 학원 창문이 보였다.

 

"형!! 보여?!"

 

"아니, 아무것도 없는데?"

 

"잘 봐! 지금 계속 날 쳐다보고 있는데?"

 

"안보이는데? 잠깐 기다려. 내가 거기로 갈게"

 

형이 이곳으로 온다는 말에 나는 전화를 끊고 그 여자를 곁눈질로 살폈다.

 

그런데 갑자기 그 여자가 등을 돌려 어둠속으로 사라지는것이였다.

 

그 긴머리를 늘어뜨리며..

 

그런데 그 순간 나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챘다.

 

어두워서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머리카락이 이상했다.

 

보통 사람이 움직이면 머리카락이 흔들려야하는데 그 여자가 움직일 때는 전혀 그런게 보이지 않았다.

 

그냥 등이 까만것이였다.

 

분명 머리카락이 아니였다.

 

형이 복도 창가로 달려 나왔다.

 

"야!! 어딨냐?"

 

"갔어."

 

"장난친 것 아니야?"

 

"진짜라니까?"

 

"아 XX.. 어떤 년인지 몰라도 아주 우릴 심장마비로 죽일건가보다."

 

"형, 근데 뭔가 이상하다?

그 여자 머리카락말야. 이상해."

 

"너 , 등이 까맣다고 할려고 그러지"

 

나 순간 형의 말을 듣고 등골이 오싹해졌다

 

"사실 나도 처음 그 여자가 등 돌릴 때 긴 머리카락이랑 몸이 같이 움직이는거보고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맞아 형. 그 여자 머리카락이 아냐.

지금 내가 본 것도 머리카락이 아니라 그냥 등이 까만거라니까?"

 

"아 XX...이건 완전히 공포특집이네.

전에 죽었다던 미술학원 선생 귀신인가보다."

 

그 뒤로 우리 사무실엔 반은 장난식으로 받아들이며 옆 건물에 귀신이 산다고 소문이 났다.

 

이 사실을 그 학원 원장도 알았는지 우리만 지나가면 엄청나게 째려보고 경멸의 눈치를 보냈다.

 

하지만 내가 겪은 사실이였고 , 나와 형은 어쩌면 저 원장이 뭔가 감추고 있을 것이다라는 별 상상을 다 해가며

 

그 기이한 현상을 풀이하기위해 애썼다.

 

그 후로 얼마동안 그 여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사실 나타나지 않았다기보단 그 여자와 만나지 않기위해 비상계단에서 담배를 피웠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경기도 포천에 있는 어머니집에 들르게 되었다.

 

대마침 옆집 형님이 놀러왔는데, 그 분 직업이 소방관이였다.

 

한참 대화를 나누다가 화재진압현장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야 현장에 들어가서 불에 타 죽은 시체가 여자인지 남자인지 구분하는 방법이 뭔지 아냐?"

 

"그냥 옷차림이나 몸상태를 보면 되는거 아니에요?"

 

"야 그걸 까맣게 탄 사람을 보고 어떻게 구별하냐?

전에 지하 노래방 화재현장 갔는데, 무슨 물건이 탄줄 알고 만졌는데,

뭐가 미끈거리면서 벗겨지더라니까?

알고보니까 사람이였어."

 

"헉..끔찍하네요..

그럼 현장만 보고 여자인지 남자인지 어떻게 알아요?"

 

"남자는 보통 계속 출구를 찾으려고 버둥거리다가 출구나 복도에 큰 대자로 누워서 죽거든?

근데 여자는 숨을 곳을 찾다가 비좁은 공간에서 웅크리고 죽어.

보통 책상 밑 같은데서 여자 시체가 발견되거든."

 

"아 그렇군요."

 

그런데 그 다음에 이어지는 형님의 말이 다시 잊혀져가는 공포로 몰아넣었다.

 

"그래서 여자는 웅크리고 죽기 때문에 앞은 멀쩡한데 등만 까맣게게 타는 경우가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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