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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ch] 빙원에서
에리리 | L:60/A:454 | LV165 | Exp.86%
2,874/3,310
| 0-0 | 2019-10-13 13:27:02 | 16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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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의 달인 에스키모의 눈 썰매를 타고, 나는 끝없는 빙원(氷原)을 나아갔다.
어떤 사정이 있어서 빙원을 넘어야만 했는데, 운 좋게 그와 만나게 된 것이다.
 
개들이 끌면 나흘정도 걸리는 일정이지만, 대량의 식량과 연료를 준비했기 때문에,만일 눈보라가 불어서 이글루로 피난하지 않는다해도 2주정도는 여유롭게 버틸 수 있었다.
멀리 수평선에서 다른 개 썰매가 보였다.
미끄러지듯 달리고 있는 것 같지만, 너무 멀기 때문에 동시에 멈춰있는 것처럼 보인다.
어깨를 두드려 손으로 가리키자, 그는 잠시 쳐다보더니 다시 고개를 돌렸다.
[아직 첫날인데..]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래서 나도 그 이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황혼. 잠을 자기 위한 장소를 찾는데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그리고 곧 그가 갑자기 일어나서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나도 일어나서 바라보니, 저 멀찍이서 희미하게 빛나는 것이 보였다. 내가 저 너머에 개 썰매가 있다고 말하자,그는 미친 듯이 개 썰매에 올라타더니 나더러 빨리 타라고 소리 질렀다.
나는 황급히 썰매에 올라탔고, 개들은 미친 듯이 달리기 시작했다.
[너, 저주 받은거야? 밤새더라도 가자! 내일까지는 도착할 거다!] 솔직히 나는 영문을 몰랐다.
보드카를 마시며 몸을 따뜻하게 녹이는 동안에도 소리는 더욱 커져만 갔다.밤하늘의 얼어 붙은 빙원 아래. 저쪽 건너편 수평선에 보이는 붉은 오로라. 보기 싫어도 계속 눈에 띈다.
[귀 막아! 무조건 무시해, 아니면 너의 목숨을 보장 할 수 없어!]
그는 창백한 얼굴로 개들을 달리게 하면서 외쳤다.그렇게 밤이 지나가고 태양이 중천에서 기울기 시작했을 무렵,갑자기 [어이~ 어이~ 도와 줘~~~~] 멀리서 소리가 들려왔다.
 
 
분명히 수평선 너머로 보이는 개 썰매를 끌고가는 사람이 내는 소리였다.
내가 걱정되서 그의 어깨를 두드려도, 그는 벌벌 떨면서 고개를 계속 흔들뿐, 조금도 속도를 늦추려고 하지 않았다.
[묻지마. 귀 막아! 오 하느님~ 저희에게 축복을..]
스스로를 타이르듯 그는 계속 중얼 거렸다.
나는 황급히 그의 어깨를 흔들면서 말했다.
[이봐! 정신차려! 뭐하는 거야! 이건 진짜 사람 소리라구! 저기 봐! 저 사람 지금 위험한 거야. 그냥 내버려 둘셈이야?]
그러자 그가 조용히 말했다.
 
 
[.... 바다야. 저기는..]
 
 
나는 갑자기 찾아드는 오한에 당황해서, 보드카를 입에 부어 넣었다.
다행히 그의 말대로, 예정대로 목적지에 도착했다. 그리고 도착하자마자 그는 고열로 몸져누웠고,
나도 일이 있었기 때문에 그와 헤어지게 되었다.
 
 
결국 그 소리와 그것들이 뭐였는지는 모른다..

 

개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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