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우카는 침대에 누워있었다. 평소라면 학교에 갔을 시간이지만, 이미 토우카가 학교에 가지 않은 지는 며칠 되었다. 그녀는 혼란스러웠다. 머릿속의 실타래가 마구 꼬인 것처럼 생각이 정리되지 않았다.
왜 아야토는 아오기리에 들어갔을까?
왜 아오기리는 카네키를 잡아 갔을까?
카네키는 살아 있을까?
나는 지금, 어떻게 해야 하나?
아무 것도 알 수 없었다. 지금 그녀의 힘으로는 아야토를 이길 수도, 아오기리에서 카네키를 구해 올 수도 없다. 토우카는 지독한 무력감에 휩싸였다. 도저히 학교에 갈 기분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토우카는 며칠 째 방 안에 박혀있었다.
그 때 가벼운 노크 소리가 들렸다. 토우카는 누운 채로 곁눈질하여 문을 보았지만 대답하지는 않았다. 문이 끼익 소리를 내며 열렸다. 히나미였다.
“언니, 상처는 괜찮아?”
히나미는 들고 온 커피를 토우카에게 내밀었다. 토우카는 침대에서 일어나 커피 잔을 받았다.
“난 괜찮아. 상처는 다 나았어.”
“정말?”
“응, 애초에 깊은 상처도 아니었고.”
겉으로 보기에 토우카의 상처는 심각했지만 사실 모두 얕은 상처였다. 그래서 식사를 하고 났더니 하루 이틀 만에 다 나았다. 그래, 이상하리만치 겉보기에만 화려한 상처였다. 의도하지 않았다면 이럴 순 없겠지. 결국 아야토는 토우카를 봐준 걸까.
히나미는 다시 무거운 표정으로 침묵하는 토우카의 눈치를 살폈다. 어스름한 방에 침묵이 감돌았다. 히나미는 무어라 격려의 말이라도 해주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할 말을 고를 수 없었다.
“언니, 푹 쉬어.”
히나미는 그렇게 말하고는 방을 나갔다. 토우카는 히나미가 사라진 방문을 보고, 손에 들려있는 커피잔을 보았다. 진한 커피향이 코끝에 감돌았다. 천천히 잔을 들어 커피잔을 입에 대었다. 씁쓸하고 따뜻했다. 커피 향은 복잡한 토우카의 머릿속을 조금이나마 진정시켜 주었다. 다 마신 커피 잔을 책상에 내려놓았다.
그 때 검은색 물체가 눈에 들어왔다. 내려놓은 커피 잔 옆에 며칠 동안 잊고 있었던 물건이 있었다. 뜨다 만 목도리였다. 두 뼘도 채 뜨지 못한 목도리는 삐뚤삐뚤했고 중간에 구멍도 보였다. 초보가 만들었다는 걸 한눈에 알 수 있는, 그런 어설픈 목도리였다.
토우카는 이끌리듯 대바늘을 쥐었다. 아직은 완전히 익숙해지지 않은 손짓으로 실을 감았다. 바늘을 움직였다. 그러한 행동들이 조금씩 모여 목도리가 만들어져 갔다.
이 목도리를 건네줄 수 있기를.
토우카는 그렇게 기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