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나올 65화를 기다리면서.
V조직의 모티브: 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
V조직에 대한 글을 보니 최근에 읽은 <파운데이션>을 소개하는 대목이 떠오르던군요. 검색해보니 공상과학 소설로 1951년부터 꾸준히 저자의 사후 1993년까지 나왔고 다른 작가들이 3편을 추가로 소설로 출간했고, 여러 SF물에 큰 영향을 준 작품으로 손꼽히고 있다고 합니다. 작중 <파운데이션>은 비밀조직으로 주인공이 고안한 심리역사학을 바탕으로 미래에 개입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으로 소개되어 도쿄 구울의 V조직 모티브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지 않았나 싶어서 옮겨 봅니다.
(아이작 아시모프는 구소련에서 미국으로 이민온 작가로 공상과학소설로 유명한 분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아시모프의 소설에 나오는 ‘파운데이션’은 쓰러져 가는 은하 제국을 되살리려는 목적으로 설립된 비밀단체를 지칭한다. 소설 속에서 은하 제국은 곧 멸망할 운명에 처해 있었고, 향후 3만 년 동안 우주에는 문명의 암흑기가 도래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암울한 운명을 미리 예측한 인물이 있었다. 그는 3만년으로 예정된 암흑기를 천년 정도로 줄이기 위한 프로젝트를 꾸미기 시작했다. 그는 언젠가 문명이 다시 회복할 때를 대비하여 인류의 모든 지식을 보존하기 위한 과학자들의 ‘파운데이션’을 조직하고자 했다. 최소한 제국에 공식적으로 보고한 바에 따르면 그랬다.
그러나 사실 그의 목적은 다른 데 있었다. 바로 미래를 조작하려는 것이었다. 소설의 주인공인 이 인물은 해리 셀던Hari Seldon이라는 수학자였다. 셀던은 실제로 두 개의 독립된 파운데이션을 조직했다. 하나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잘 알려진 곳(말하자면 아프카니스탄 같은 곳)에 두었고, 다른 하나는 수수께끼에 쌓인 비밀 장소에 두었다. 첫 번째 파운데이션은 공개적으로 은하계 관련 작업을 진행한 반면, 두 번째 파운데이션은 철저히 비밀리 움직였다. 그들의 목적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마다 개입하여 셀던이 원하는 방향으로 역사를 조정하는 것이었다.
인간사를 좌지우지 하려는 이러한 셀던의 계획은 전적으로 그가 만들어낸 심리역사학psychohistory이라는 수학에 기초하고 있었다. 심리역사학은 정치, 경제, 사회적변화를 예측함은 물론 정권 교체, 전쟁 및 평화의 시기도 예측할 수 있었다. <호모루두스> pp.5~6
쓰러져 가는 제국(세계)를 유지하기 위한 2개의 기관이라는 모티브와 심리역사학?은 V조직에 짐작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리고 한편 CCG에서 어릴적부터 입양되어 양성되어온 백구들에 대해 이런 생각이 듭니다. CCG가 인간의 보호, 정확히는 인간을 위협하는 구울들의 박멸과 함께 직간접적으로 구울을 증오하는 인간을 통제하기 위한 곳으로 구울에 대한 분노의 분출 역시 적절하게 조절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될 여지도 있을 것 같습니다. 생각해 보니 도쿄구울 세계는 비공식 민간으로 조직된 구울을 대상으로 한 폭력과 테러조직이 없더군요... 이를 미루어 보아 구울에 대한 분노와 증오 역시 통제 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여담이지만 Seldon이라는 이름으로 빅뱅이론의 셀든Sheldon을 떠올렸지만 철자가 다르네요. ^^;
‘알카에다Al Qaeda’이란 이름의 어원을 <파운데이션Foundation>에서 따왔다고 주장되기도 한다고 합니다. “아랍어 '카에다qaeda'는 ‘기초’ 또는 ‘창설’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만약 아시모프의 소설 <파운데이션>이 아랍어로 번역되었다면 분명히 ‘알 카에다’란 제목이 붙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오늘날 현 정권의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가장 좋아하여 공식적으로 추천하기도 하였다고 합니다...... 불현 듯 걱정이 스쳐 지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