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씨 저 밤인데, 지금 잠깐 볼수있을까요?"

"으..응? 그래. 알겠어! 잠시만 기달려 준비하고 금방 나갈게!"

 

"으아아!! 어쩜 좋니!"

 

포켓의 연결을 종료하는 순간 나는 그자리에서 침대에 온 몸을 던져 많은 생각에 빠졌다. 요즘따라 밤이 자주 연락하고 만나는 날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직접 만나자고 연락까지 했다. 이거 정말로 내가 생각하는 일이 일어나는걸까? 나만 혼자 끙끙 앓는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미 밤은 그녀를 좋아하는줄 알았는데.

'밤도..날 좋아하는걸까?..'

 

꺄악!──얼굴이 새빨개지는 기분에 베개에 얼굴을 파묻었다. 그러다가 빨리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에 몸을 벌떡 일으켰다. 오늘은 내가 아껴둔 옷을 꺼내 입었다. 아직 만나지도 않았는데 기분이 붕뜨는 느낌이였다. 지금 이 기분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밤을 만나기 전까지는.

 

 

희망고문 

W.거프

 

 

"어..어? 밤 지금 무슨 소릴 하는거야?"

"저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어요. 그 사람하고 쭉 만나기로 약속도 했구요."

 

지금 자신이 겪는 상황이 제대로 이해가 되지 않았다. 분명 기분 좋게 차려입고 밤을 만나러 갔을땐 밤도 웃으면서 날 반겨주었다. 그렇게 이야기를 할겸 카페에 들어갔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밤이 뜬금없는 고백을 해버렸다. 그것도 나한테 하는 고백이 아닌 다른 여자가 생겼다는 고백을... 맞지도 않은 뒤통수가 얼얼한 기분이였다. 지금 내가 듣고 있는것이 꿈인가 싶어 간신히 입을 열었다.

 

 

"방금 한 말.. 농담이지. 그렇지?..."

"네? 제가 이런 농담을 할리가 없잖아요. 진심이에요."

"아....아.... 그럼 왜 그 애기를 나한테 애기 하는건데?"

"네?.. 무슨 말씀을.. 그거야 요즘에 이화씨와 정말 많이 가까워졌고 저도 이화씨에게 믿음이 생겨서 제일 먼저 이야기한건데.."

 

 

아니길 바랬다. 

아니 사실은.. 어느정도 예상은 하고있었다. 

아무리 나하고 이야길 나눠도. 만나서 영화를 보고. 쇼핑도 하고. 여러가지를 해봐도. 

밤이 날 그저 친한친구 그 이상, 그 이하로 생각하지 않는다는건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었다. 그래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밤낮으로 시도때도 없이 날 괴롭히는 두근거림. 이렇게 느껴보는 기분 처음이였다. 밤에게는 별생각 없이 한 배려있는 행동이. 나는 그날 한 숨도 못자면서 날을 지새웠다.

 

근데 말이야... 솔직히 조금은 헷갈리게 만든 네 책임도 있는거 아냐?

왜 아침마다 그 달달한 목소리로 날 깨워준건데? 밥은 꼭 챙겨먹으라고 말했던 그 다정한 걱정은? 내가 아플때 네가 가장 먼저 달려와준건? 내가 고민있을때 다른 사람이 아닌 네가 제일 먼저 내 이야길 들어준건? 

정말로.. 넌 아무 뜻도 없었던거야?

 

"...밤, 나 먼저 일어나볼게."

"이..이화씨?"

 

밤이 나에게 무언가 말했지만 들을새없이 카페를 빠져나왔다. 마음속 안에 있는 눈물이 가득 차올라 눈과 목을 막히게 만들었다. 아무리 마음을 다잡고 눈물을 참아보려해도. 마치 밑독이 깨진 장독대마냥 막아보려해도 차오르는 눈물을 닦아낼순 없었다.

 

"흐..흑.."

내 자신이 너무나도 초라했다. 왜이렇게 한심한걸까. 이런걸 기대한게 아니였는데.. 

'밤은.. 내가 자길 좋아한다는 마음을.. 조금이라도 눈치채고 있었을까?'

그래도 나름 밤이 내 첫사랑이였는데.. 참 허무하게 끝나버렸다. 

어느책에서 누가 그런말을 했다. 누구나 첫사랑은 아픔을 겪는다고. 지금 그 기분이 어떤지 충분히 몸으로 느끼고있었다. 

 

희망고문-

 

 

 

 

 

안녕하세요. 작가입니다.

이번엔 연이화 단편 하나 들고왔습니다.

하하. 불쌍한 이화 ㅜㅜ 망할 밤자식.

재밌게 읽으셨나 모르겠네요.

이소설은 아이유 - 보이스메일 을 들으면서 썼습니다.

내용도 조금 들어가있구요!

즐겁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