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광부의 친구는 조금 의아한 얼굴로 그렇게 물었다. “이상한 얘기지?”라고 광부는 말했다. 그리고 술을 한입 마셨다. “지면 안까지 벽이 있다니 말이야” 둘은 변두리 술집의 구석진 자리에 있는 테이블에 마주 앉아있다. 광부는 대개 작업 후에 유일한 친구인 그와 함께 거기서 술을 마셨다. 그날(광부가 벽을 빠져 나가려 한 다음날이다)도 광부는 일이 끝나면 누가 가자고 하지 않아도 그와 술집에 들어가, 거기서 어젯밤 일에 대해 털어놨다. 이 친구라면 누군가에게 말하지 않겠지 라고 생각했다. “우리들은 어쩌면 이상뿐 아니라 지하까지도 벽에 둘러싸여 있는 건지도 몰라”라고 광부는 말했다. “있잖아, 벽이란 건 대체..” 친구는 기침을 해서 광부의 말을 자르고, 술집 안을 둘러봤다. 술집에 있는 손님들은 술을 마시거나 여점원을 꼬시고 큰소리로 떠드는데 바빠서 이쪽을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래도 광부는 그 이상 벽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만약 누군가 듣기라도 한다면, 바로 헌병이 올 것이다. “뭐 나쁘지 안잖아”라고 친구는 기분을 다잡아 말했다. “여태껏 처럼 여기서 살면 되. 빈궁한건 변함없지만, 매일 일이 있고 술도 있어. 그거로 충분하잖아?” “그래”라고 광부는 말했다. “그 말대로야. 다시 착실히 구멍을 팔 거야. 나에겐 결국 그게 어울려.” 하지만 다음날, 광부는 작업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광부는 오지 않았다. 광부의 친구는 몇 번인가 집을 찾아갔지만 언제 가도 광부는 없었다. 또한 광부에겐 친형제도 부인도 가깝게 만나는 사람도 없었기 때문에 그의 행방을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광부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지만, 역시 광부가 벽을 빠져나가려 한 것을 포함해 모든 일을 주둔병단에 말했다. 그리고 다음날부터 주둔병단과 헌병단에 의한 대대적인 수색이 시작됐다. 그것은 한 명의 빈곤한 광부--땅을 파서 벽을 빠져 나가려 한 범죄자이긴 하지만—의 행방을 찾는다고 하기엔 지나치게 과장되어있었다. 어째서 그들이 그렇게까지 기를 쓰는지 광부의 친구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광부 결국 발견되지 않고 그가 팠다고 하는 구멍도 끝끝내 발견되지 않았다. 그리고 광부의 친구도 또한 어느날 홀연히 자취를 감추고, 그 행방은 지금까지 알수없다. 벽에 대한 두번째 정보입니다.. 광부와 친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걸까요 월교 사람들이 납치했거나...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