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 국민의힘 의원(지난해 7월) : 저는 임차인입니다. 제가 지난 5월 이사했는데 이사하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집주인이 2년 있다가 나가라 그러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을 달고 살고 있습니다.]
이 발언은 여당의 임대차 3법 강행 처리를 앞두고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당시에 윤 의원의 전셋집이 고가인 서초 아파트라는 점, 서울 강북과 세종에는 집도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은 있었지만,
세종 집 처분이 확인되고, 또 임대차 3법의 부작용이 곳곳에서 터지며 곧 잊혔습니다.
명쾌한 논리로 현 정권을 비판하는 윤 의원의 활약은 지난 연말, 무제한 토론, 즉 필리버스터의 최장 시간 기록까지 경신하며 주목을 받았습니다.
[윤희숙 / 국민의힘 의원(지난해 12월) : 올해 누군가는 결혼을 했고 누군가는 자식을 학교에 보냈고 누군가는 분가를 했습니다. 그런데 집을 찾을 수가 없어요.]
그랬던 윤 의원이었기에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은 타격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임차인으로 대표되는 서민을 대변할, 그리고 정권의 '내로남불'을 비판할 명분이 약해지기 때문입니다.
민주당의 비판은 이 부분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전용기 / 민주당 의원(지난 27일) : 굳이 윤희숙 의원의 과거 발언을 빌려 써봅니다. '이렇게 이거저거 아무거나 늘어놓으면 국민의 분노가 희석되고 방향을 잃을 줄 아십니까? 국민을 바보로 아시는 겁니까']
국회의원직 사퇴라는 초강수에 한쪽에선 투기 의혹을 받는 다른 의원들과는 다르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다른 한쪽에선 본인도 뭔가 찔리는 게 있지 않느냐는 의혹도 동시에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용빈 / 민주당 대변인(지난 27일) : 한국개발연구원에 근무했던 윤 의원의 내부 정보 유출에 따른 것이라면 이는 매우 엄중한 사안이라고 할 것입니다.]
윤희숙 의원도 이를 예상하지 못했을 리 없습니다.
그럼에도 사퇴서를 냈기에 최초 부친의 의혹이 불거졌을 때도,
[윤희숙 / 국민의힘 의원(지난 25일) : 평소 삶을 볼 때 위법한 일을 하지 않으셨을 거라 믿습니다.]
투기 의혹으로 번져 한발 물러나면서도 당당했습니다.
[윤희숙 / 국민의힘 의원(지난 27일) : 국민 여러분 눈처럼 새하얀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이 정치를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정말 본인만은 떳떳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있지만, 정권을 비판할 명분이 흔들리면 정권 교체의 당위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윤희숙 의원의 선택은 정치적 승부수라는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나는 임차인 입니다(x)
나는 투기꾼 입니다(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