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3년 6개월 만에 1390원대로 올라섰다.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 기대를 웃돌면서 물가 충격이 통화긴축 공포감으로 번졌고, 달러화 초강세 흐름이 다시 나타난 영향이다.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도 하루 만에 순매도 흐름으로 전환하면서 1%대 낙폭을 보였다.
14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73.6원) 대비 17.3원 뛴 1390.9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일 대비 19.4원 오른 1393.0원에 출발한 뒤 20원 안팎의 상승폭을 나타내며 1390원대에서 등락하다가 오전 중 1395.5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후 일본의 구두개입에 따른 엔화 반등, 중국 위안화 되돌림 등에 영향을 받으며 상승폭을 20원 아래로 유지했다. 이날 환율은 고가·종가 모두 2009년 3월 30일 기록한 1397.0원, 1391.5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환율은 미 달러화의 초강세 흐름, 이에 기댄 달러 매수 수요 우위가 이끌었다. 달러인덱스는 간밤 미국 8월 CPI 발표 이후 110선까지 올랐다가, 현지시간 이날 오전 3시께엔 109선으로 하락한 상황이다. 전일 대비 0.16포인트 하락한 109.56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 미국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8.3%를 기록해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다우존스가 각각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8.0%)를 웃돌면서 긴축 공포가 번졌다. 페드워치에 따르면 다음주 열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무려 1.0%포인트 올리는 ‘울트라스텝’ 기대도 34%에 달하는 상황이다.
다만, 달러인덱스 상승세가 잠시 주춤한 것은 엔화가 144엔을 웃돌며 급격한 약세를 보이자 일본이 강력한 구두개입에 나선 영향이다. 간다 마사토 재무성 재무관은 이날 “미국 물가 쇼크로 엔화 변동성이 커지자 이에 대응할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마련돼 있다”고 경고했다. 달러·엔 환율은 당국의 개입 이후 0.89%나 급락하며 143엔대에 거래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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