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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구름이 모여든다-이용악
미소녀 | L:42/A:604 | LV157 | Exp.12%
407/3,150
| 0-0 | 2019-08-17 10:32:44 | 1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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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화 정답게 핀 바닷가

너의 무덤 작은 무덤 앞에 머리 숙이고

숙아

쉽사리 돌아서지 못하는 마음에

검은 구름이 모여든다

 

네 애비 흘러간 뒤

소식 없던 나날이 무거웠다

너를 두고 네 어미 도망한 밤

흐린 하늘은 죄로운 꿈을 머금었고

숙아

너를 보듬고 새우던 새벽

매운 바람이 어설궂게 회오리쳤다

 

성 위 돌배꽃

피고 지고 다시 필 적마다

될 성싶이 크더니만

숙아

장마 개인 이튿날이면 개울에 띄운다고

돛 단 쪽배를 만들어 달라더니만

 

네 슬픔을 깨닫기도 전에 흙으로 갔다

별이 뒤를 따르지 않아 슬프고나

그러나 숙아

항구에서 피 말라 간다는

어미 소식을 모르고 갔음이 좋다

아편에 부어 온 애비 얼굴을

보지 않고 갔음이 다행타

 

해당화 고운 꽃을 꺾어

너의 무덤 작은 무덤 앞에 놓고

숙아

살포시 웃는 너의 얼굴을

꽃 속에서 찾아 보려는 마음에

검은 구름이 모여든다

 

 

 

개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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