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내 난 고양이의 암팡진 울음소리가
새벽 정적을 찢는다
저 생명의 발성은 참 거룩하다
석류며 비파며 하는 실과나무나
들녘의 이름 없는 풀꽃까지도
꽃 피우고 씨앗 맺음이 저리 요란하였을 터인데
그 내밀한 소리를 듣지 못했다
그르렁그르렁 거리는 고양이의 울음소리가
마침내 잦아지고
불현듯 온 새벽을 휘감아 오르던 안개가 또한
무척 관능적이라
겨울 내내 감추어 온 사랑으로
이제는 또 찬란한 봄을 잉태하는 것이구나
듣는가?
사방 곳곳에서 들려오는 아주 작고 은밀한
생명의 소리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