츄잉~ chuing~
 | 다크모드
 | 로그인유지
처서기 - 박성룡
에리리 | L:60/A:454 | LV183 | Exp.89%
3,278/3,670
| 0 | 2020-01-10 00:19:22 | 99 |
[숨덕모드설정] 게시판최상단항상설정가능

처서 가까운 이 깊은 밤

천지를 울리던 우렛소리들도 이젠

마치 우리들의 이마에 땀방울이 걷히듯

먼 산맥의 등성이를 넘어가나 보다.

 

역시 나는 자정을 넘어

이 새벽의 나른한 시간까지는

고단한 꿈길을 참고 견뎌야만

처음으로 가을이 이 땅을 찾아오는

벌레 설레이는 소리라도 듣게 되나 보다.

 

어떤 것은 명주실같이 빛나는 시름을,

어떤 것은 재깍재깍 녹슨 가위 소리로,

어떤 것은 또 엷은 거미줄에라도 걸려

파닥거리는 시늉으로

들리게 마련이지만,

그것들은 벌써 어떤 곳에서는 깊은 우물을 이루기도 하고

손이 시릴 만큼 차가운 개울물 소리를

이루기도 했다.

 

처서 가까운 이 깊은 밤

나는 아직은 깨어 있다가

저 우렛소리가 산맥을 넘고, 설레이는 벌레 소리가

강으로라도, 바다로라도, 다 흐르고 말면

그 맑은 아침에 비로소 잠이 들겠다.

 

세상이 유리잔같이 맑은

그 가을의 아침에 비로소

나는 잠이 들겠다.

개추
|
추천
0
신고
    
[숨덕모드설정] 게시판최상단항상설정가능
30일 이상 지난 게시물, 로그인을 하시면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츄잉은 가입시 개인정보를 전혀 받지 않습니다.
즐찾추가 규칙 숨덕설정 글15/댓글2
[시 문학] 신동집 - 오렌지
순백의별 | 2020-01-10 [ 197 / 0 ]
[시 문학] 난초(蘭草) - 정지용
크리스 | 2020-01-10 [ 120 / 0 ]
[시 문학] 낙화(落花) - 한용운
크리스 | 2020-01-10 [ 208 / 0 ]
[시 문학] 낙화(落花) - 조지훈
크리스 | 2020-01-10 [ 494 / 0 ]
[시 문학] 처서기 - 박성룡
에리리 | 2020-01-10 [ 99 / 0 ]
[시 문학] 참회록 - 윤동주
에리리 | 2020-01-10 [ 95 / 0 ]
[시 문학] 참깨를 털면서 - 김준태
에리리 | 2020-01-10 [ 108 / 0 ]
[시 문학] 질투는 나의 힘 - 기형도
에리리 | 2020-01-09 [ 84 / 0 ]
[시 문학] 지비 - 이상
에리리 | 2020-01-09 [ 113 / 0 ]
[시 문학] 즐거운 편지 - 황동규
에리리 | 2020-01-09 [ 81 / 0 ]
[시 문학] 낙화 - 이형기
크리스 | 2020-01-09 [ 1197 / 0 ]
[시 문학] 낙화 - 도종환
크리스 | 2020-01-09 [ 205 / 0 ]
[시 문학] 낙타 - 이한직
크리스 | 2020-01-09 [ 149 / 0 ]
[시 문학] 낙인 - 장정일
크리스 | 2020-01-08 [ 177 / 0 ]
[시 문학] 낙원은 가시덤불에서 - 한용운
크리스 | 2020-01-08 [ 394 / 0 ]
[시 문학] 낙엽끼리 모여 산다 - 조병화
크리스 | 2020-01-08 [ 182 / 0 ]
[시 문학] 즐거운 일기 - 최승자
에리리 | 2020-01-08 [ 109 / 0 ]
[시 문학] 쥐 - 김광림
에리리 | 2020-01-08 [ 115 / 0 ]
[시 문학] 죽도 할머니의 오징어 - 유하
에리리 | 2020-01-08 [ 284 / 0 ]
[시 문학] 종로 5가 - 신동엽
에리리 | 2020-01-07 [ 137 / 0 ]
      
<<
<
276
277
278
279
280
>
>>
enFree
공지/이벤 | 다크모드 | 건의사항 | 이미지신고
작품건의 | 캐릭건의 | 기타디비 | 게시판신청
PC버전 | 클론신고 | 정지/패널티문의 | HELIX
Copyright CHUING Communication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chuinghelp@gmail.com
개인정보취급방침 | 게시물삭제요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