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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은 아버지 - 변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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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 | 2020-03-09 00:14:52 | 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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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에 길을 내면서 오래된 나무 허리춤을 잘랐다

무성한 잎에서는 푸른 피가 솟구치고

새들은 허둥대고 바람마저 현기증을 일으킬 때

산은 산이 무너지는 짧은 통곡을 하고 적막에 싸였다

수십 년 동안 오가는 하소연 다 듣고 그늘이 되어주던 나무

그 속이 검게 썩어 문드러져서 구멍이 숭숭하다

어느 한 철도 게으르지 않았고

산을 산답게 건사하던 거대한 나무의 속,

어른이 된다는 것은 울어야 하는 순간에도

웃으면서 울어야 하는 것을 알았다

개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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