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에 비친 것은 희망과는 100광년 정도 떨어진 모습이었다.
키는 누가 봐도 스프리건 시절보다 작았으며, 게다가 가늘다. 머리 색깔은 여전히 검은색이지만 거의 견갑골 언저리까지 늘어져 윤기 있게 빛난다. 긴 속눈썹이 달린 눈이 거울 속에서 무구하고도 요염한 시선을 던지니, 나도 모르게 그것이 자신이라는 것을 잊고 시선을 피하고 말았다. 새삼 정면을 쳐다보고, 가늘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SAO 때 키리토 군은 굉장히 여자 얼굴 같았어~. 아스나도 그런 말을 자주 했지만, 이 모습은 그 정도 수준이 아니었다. 대체 어디서 병사의 늠름함을 발견해야 좋단 말인가.
나는 사고정지 상태로 한동안 사내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었으나, 갑자기 어떤 가능성을 깨닫고 황급히 두 손으로 내 가슴부분을 더듬어보았다. 그러나 다행히 그곳은 평평할 뿐, 내가 우려했던 감촉은 없었다. 공포의 성별역전 사고가 일어난 것은 아닌 모양이었다.
"아...... 미안하지만 난 남자인데."
그 목소리도 약간 낮기는 했지만 충분히 여자로 통할 만한 톤이었다.
이 묘사들 다 어디감요ㅠㅠ
저건 솔직히 그냥 키리토에 머리만 긴거ㅠㅠ
기대 안하는편이 훨씬 나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