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밤비]
밤비: 내가.. 강아지한테 지다니..
밤비는 주저앉아서 눈물을 흘렸다.
난 죽을거야.. 페하한테.. 그것도 강아지한테 져서..
졌다는 충격, 처형당한다는 두려움이 그녀를 잠식했다.
그때,
이치고: ........왜 우는 건데.
밤비: ........쿠로사키 이치고.
이치고는 유하바하에게 향하다가 울고 있는 여자를 발견하고
멈춰섰다. 그녀의 복장과 영압을 보아 슈테른릿터같은데, 싸움에서
지고 여기에 있는 것 같았다.
묻고 싶은 건 많았지만.. 이치고는 손을 내밀었다.
밤비가 놀란 얼굴로 이치고를 올려다 보았다. 퉁명스러운 얼굴로
그는 그녀가 그 손을 잡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치고: 다친 녀석을 그대로 두고 가는 건 내 성미에 맞지 않아.
저녘 노을에 물든 오렌지 머리칼은 왠지 태양같아서 밤비에타는
내민 그 손을 잡고 일어나면서도 멍하니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자존심 상 당장이라도 그 손을 뿌려치고, 공격을 날렸어야 했는데..
밤비: ......날 어디로 데려가는 거야.
이치고: 음.. 일단 안전한 곳으로 가자.
밤비: ......안전한 곳은 없어.
그녀는 입술을 깨물었다. 붉은 입술에 피가 맺혔다. 잠시 잊었던 두려움이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밤비: 페하가.. 패배자를 살려놓을리가 없으니까..
죽어갔던 자신의 동족처럼.. 자신은 쓸모없는 도구가 되었으므로
죽는 것이다.
밤비: 날... 죽음에게로 데려가줘.
비참하게 묶여 목이 잘리는 것보단 더 자애로운 죽음이겠지. 자신은 페하에게
직접 죽겠다는 충성같은 건 없었다.
이치고는 조용히 그녀의 손을 놓고, 그녀의 몸을 들어서 업었다.
밤비: 뭐..뭐하는거야.
이치고: 무섭잖아. 죽음이.. 내가 있는 힘껏 구해줄테니 걱정마.
그 한마디에 두려움이 저 아래로 가라앉아 죽어버리는 걸 안 밤비는 이치고의
등에 얼굴을 묻었다.
밤비: 그럼.. 어디로든 너가 데려가는 데로 갈게.
그 한마디에 이치고의 입가는 올라갔다.
이치고: 그럼.. 내 집은 어때?
밤비: 응? 그들한테는 뭐라고 할건데.
이치고: 내.. 것이라고 하면 되.
밤비: ..................뭐야..청승맞게..
내것은 무슨 뜻으로 말하는 거지. 밤비는 길길이 날 뛰려다가 말았다.
나는 니 것이 아니고, 너가 내 거야. 속삭여 주는 걸로 끝내 버린 그녀는
뒤에 들린 말에 얼굴을 붉혔다.
이치고: 그럼 너는 내 것이고, 나는 너 거 하면 되지.
밤비: [ 좋은 데.] 자신이 생각한 그 말에 밤비 자신도 놀랐다. 이치고도,
밤비도 자신이 모르는 정말로 온기가 느껴지는 다정한 얼굴로 서로의
온기를 느껴 간다.
[스타리리]
스타크: 아.. 귀찮아.
귀찮아라고 입에 달고 사는 로맨틱한 귀차니스트가 살고 있었다.
리리넷: 스타크으으으~!
오늘도 스타크를 어떻게라도 움직이게 하려 했던 리리넷은 무언가가
생각났는지 그대로 스타크 옆에 앉았다.
스타크: .........
그리고 자신의 얼굴을 스타크 얼굴에 갖다댔다. 둘의 입술이 붙을락 말락
아슬아슬했다.
리리넷: 이래도 안 일어날거야?
스타크: ......응.
리리넷: .......정말?
이러면 당황해서라도 일어날거라 생각했는데. 리리넷은 살짝 이마에 입술을
갖다댔다.
스타크: 아..정말.. 리리넷은..
귀찮음. 이라는 감정이 가득 찼던 무료한 눈에 어떤 감정이 색다르게 가득찼다. 스타크는
반쯤 일어나 자신의 이마에 입술을 갖다 붙인 리리넷의 어깨를 부여잡았다.
리리넷: 스타...크으으.. 지금 뭐..하는 거야.
스타크: 너가 하고 싶어하는 거 해줄려고. 그래서 귀찮은데.. 일어났잖아.
조용히 그녀의 얼굴을 잡고, 자신의 얼굴을 움직였다. 그녀의 입술 감촉이 이마에서 내려가
콧잔등과 수염을 스쳤고..
리리넷: 그..그만두라니까.
라고 말해도 그녀의 얼굴은 사과처럼 붉어져서는.. 가슴이 평소보다 몇 배로 뛰어서는..
스타크는 그래도 괜찮은가 보다.. 라고 생각하며 자신의 입술로 내려앉은 리리넷의 입술을
맛보았다.
그리고..
[수위로 들어가서 이만..]
리리넷: 바보야!!!!!!!!!!!
어딘가로 가버린 리리넷의 뒷 모습을 보며 스타크는 미소지었다.
역시 귀차니스트는 로맨틱해.
스타크: ......다른 동료들도 같이 있으면 좋지만.. 네가 있으면..
둘 만의 세상도 나름 괜찮았다고.. 생각하며 스타크는 눈을 감았다.
또 리리넷이 날 깨워주겠지.
그녀의 다정한 목소리가.. 퉁명스러운 손길이.. 좋아서 난 귀찮아진 거야.
이치고와 밤비는 로미오와 줄리엣인가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