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큰아버지께 들은 이야기야
큰아버지의 할머니(나한테는 증조할머니)는
6째만에 얻은 손자를 무척 예뻐하셨대
증조 할머니는 항상 어떤 주머니를 가지고 다니셨는데,
할머니가 움직이실때마다 주머니에서 덜그럭, 덜그럭 소리가 나더래
하루는 큰아버지가 증조 할머니께 그 주머니에 뭐가 들었냐고 하니까
씩 웃으시면서,
'나 죽을때 되면 너 줄라니까 알라고마라~'라고 하셨대
그리고 시간이 흘러 큰아버지도 장성하고
증조할머니는 노쇠해지셨을 무렵
증조 할머니가 큰아버지를 부르더니 그 주머니를 주시더래
큰아버지가 열어보니 거기엔 호두가 다섯알 들어있었어
근데 호두에 뭔가 작게 조각이 되어있어서,
큰아버지는 뭔가 의미있는 물건임을 직감했지
그래서 그 호두 다섯알을 작은 함에 보관하셨어
그리고 그 호두를 받은지 며칠 뒤
증조할머니는 앓고 계신 지병이 갑작스레 심해져, 돌아가셨어
여기까지 큰아버지가 호두를 받은 이야기-
큰아버지가 5년전에 교통사고를 심하게 당하셨어
다들 돌아가실 거 같다고, 슬픔에 빠져있었지만 다행히 쾌차하셔서
지금은 건강을 되찾으셨어
근데 당시 퇴원하신 큰아버지가 서재를 정리하다 그 함을 열어보셨는데
호두 다섯알중 하나가 깨져있었다는거야
그때 큰아버지는 생각하셨지,
'아 할머니가 나를 살려주셨구나'라고.
그런데 난 이 이야기를 들었을 당시 한가지 의구심이 생겼었어
[호두가 깨진 시점]이-
큰아버지가 위태로울 당시 호두가 깨졌다면
이건 뭔가 수호해주는 도구라고 볼 수 있겠지만
교통사고를 당하기 전에 이미 깨어져 있었다면
사고나 재앙을 알리는 경고의 도구가 되는 거잖아
(우리 집안은 참 이런거랑 연관이 깊어서...하...)
그래도 그냥 의구심으로만 생각하고 말았는데
내 가설에 쐐기를 박은 사건이 일어났지
작년에 호두가 하나가 더 깨졌었어
어른들은 '아,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재앙이 하나 비켜갔나보다'
하며 좋게들 생각하셨었는데, 그 뒤 큰아버지의 손녀 (내 친조카)
신종플루에 걸려서 정말 심하게 앓았지... 사촌누나가 너무 고생했어
그래도 호두가 깨진일과 시간 텀이 좀 있었던 일이라
가족 중 어느 누구도 호두와 연관지어 얘기하지는 않았지만
이제사 들은 얘기지만 '연관이있는건가'라고 생각한 사람이
나뿐만은 아니더라구...
어른들 말고, 사촌 형제들은 나처럼 생각한 사람이 몇있었어
아무튼 이 일로 난 '호두가 깨지는 시점은
안좋은 일이 생기기 전이다'라는 확신을 받았지
그런데... 오늘 큰아버지댁에 다녀왔는데,
호두가 하나 더 깨졌대...
어른들은 아직도 좋게만 말씀하시고
사촌 형, 누나들도 신경쓰지 말라고 하지만
난 자꾸 불안하다.
안좋은 일이 생길거 같은 예감이 들어.
부디 별일 없이 지나갔으면 좋으련만,
내 생각이 틀린거였으면 좋겠지만...
걱정되는 건 어쩔 수 없네
혹시 이렇게 조각이 들어간 호두에 대해 아는 사람들 있으면
리플로 남겨주면 좋겠다.
저게 뭔지 정말 궁금하거든, 액운을 알려주는 건지, 막아주는 건지
물론 저게 뭔지 알아도 크게 달라지는 건 없고
증조할머니가 주신 소중한 보물이라는 것도 변함이 없지만
이제 두개 남았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