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묘사 관련에서는 독보적으로 뛰어나신데, 전투 관련에서는 좀 미흡하신 것 같습니다. 전투씬 묘사도 그렇고, 파워 밸런스도 그렇고요.
아리마 같은 경우야 몇번이나 카네키를 죽일 기회가 있었지요. 팔 다리를 잘랐을 때가 대표적이랍니다. 그럼에도 카네키를 죽이지 않았기에 '봐주고 있다'라는게 작품 속에서 드러나서 그래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에토 같은 경우에는 그렇지 못해요.
많은 분들이 '에토가 RC 억제제 맞고, 고기도 먹은게 파테 하나뿐이라 제 힘을 발휘 못 했을 것이다'라고 추측합니다. 하지만 작중에서 그게 제대로 드러나지 않아요. 묘사만 보면 마치 전력을 다한 에토가 전력을 다하지도 않은 후루타에게 진 것 처럼 보여집니다. 그렇게 거대한 카쿠자를 보여주니 '에토의 힘이 약하다'라는게 어필이 되지 않지요. 후루타는 여유 만만한 태도를 보이니 더욱 더 그렇구요.
요컨데 전투씬만 보자면 '거대한 카쿠자까지 만들어내서 전력을 다한 에토가 여유로운 후루타에게 진다'는 느낌을 줍니다. 더욱이 문제는 에토가 SSS 레이트의 구울인데, 허구한날 발리기만 한다는 것이지요. 아리마에게 쫓겨나고, 카네키에게 두동강나고, 이번에는 후루타에게 당하고. 에토가 강하다는건 특등등 상대할 때 밖에 없었는데, 그 활약상마저 요시무라 점장보다 덜합니다. 요시무라가 기운 빼놓은 특등들 상대로 장난치는 장면밖에 나오지를 않았죠.
만약에 에토가 SSS 레이트의 구울이 아닌 동네북 S 레이트의 구울이라면 납득이 갑니다. 하지만 SSS 레이트의 구울이 허구한날 털리기만 하고, 그 털리는 와중에서 핸디캡 매치라는게 확실히 드러나지 않는 것은 작가님의 역량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에토는 제노스카우터와 비슷한 역할입니다. 쟈코들은 '와앗! 척안의 올빼미다! 대단해!'라고 하지만, 좀 강자들은 에토를 발라버리죠. 요컨데 '척안의 올빼미를 이길 정도면 강자'라는 일종의 전투력 측정기랄까요.
아리마의 강함을 보여주기 위해 발림. 카네키의 강함을 보여주기 위해 발림. 후루타의 강함을 보여주기 위해 발림. 앞으로는 또 누구의 강함을 보여주기 위해 발릴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