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요한센은 포기하지 않았다. 동력이 완전히 가동되기 전에 괴물에게 붙잡힐 것이 분명한 상황. 그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했다. 엔진의 속력을 최대한으로 높이고, 전광석화처럼 갑판으로 달려가서 반대방향으로 키를 돌렸다. 악취 나는 수면에서 거대한 역류와 포말이 일었다.
속도가 점점 높아지는 가운데, 용감한 노르웨이 인은 쫓아오는 젤리 괴물을 향해 정면으로 배를 몰았다. 괴물은 악마의 갤리온 선처럼 더러운 포말을 일으키며 높이 솟구쳐 있었다. 촉수를 요동치면서 흉측한 문어 머리가 견고한 앨러트 호의 앞쫓 돛대 가까이 솟구쳤지만, 요한센은 거침없이 배를 몰았다.
팽팽해진 부레가 터지는 소리가 들려오더니, 개복치를 갈라놓은것처럼 진흙질의 더러운 물질과 천 개의 무덤이 열려진 듯한 악취, 어떤 연대기 작가도 기록하지 못할 굉음이 이어졌다. 배는 삽시간에 시큼한 악취로 더럽혀졌고, 녹색 덩어리로 뒤덮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