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YSTEM : (안내) '{$i}'는 사용이 불가능한 태그입니다. 2024-09-27 20:59:15 }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PnRfj
신카이 마코토 作
2013.08.14
46분
0.
굳이 이 작품을 봐야한다고 생각한 이유가 있다면 '신카이 마코토'라는 이름 때문이 아닐까 싶다.
<초속 5센티미터>, <별을 쫓는 아이> 등 작품을 통해 보았던 그 자신이 갖고 있는 독특한 예술세계과
몽환적인 색체와 음악이 만들어내는 분위기, 특히 한 장면마다 들어간 정성 등을 떠올리다보면
기대하기 싫어도 마음 한 편에 몽골몽골 피어나는 기대를 버릴 수 없었다.
기대란 실망을 만들어내는 최적의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언어의 정원>은 큰 만족감을 주었다.
전작을 능가하는 뛰어난 작화, 대사, 배경은 다시 한 번 신카이 마코토의 이름을 읊게끔 하였다.
특히 그동안 수려한 외모 비어있는 속 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부실한 내용과 얼렁뚱땅식의
열린 결말로 작은 실망을 안겨줬으나 이번만큼은 확실한 내용으로 보기 전, 보는 중, 보고 난 후 모두 만족스러웠다.
그럼에도 아쉬웠던 점은 있으니 그 점과 함께 리뷰를 적어보도록 한다.
1.
언어의 정원을 찾아 본 사람이라면 한 번 쯤은 봤을 법한 비교샷.
최고의 영상미라는 말이 나오는 데는 모두 이유가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처음 작은 화면으로 봤을 땐 정말 비교도 못 했다. 특히 가장 마지막, 전철은…….
누군가 그림을 구경하느라 내용은 기억도 안 난다는 우스겟소리를 남긴 적이 있는데 정말이지.
2.
내용은 단조롭다. 비가 오는 날 아침에는 지하철을 타지 못하는 병이 있는 열다섯 남학생 타카오가
신주쿠 공원에서 땡땡이 치는 그런 내용……. 어쩌면 단조롭다기보다는 불량한 내용이 아닐까.
타카오는 연못이 보이는 정자에 앉아 자신이 꿈꾸는 신발을 구상하곤 하는데
어느 날 6월 장마가 시작되는 날, 그곳에서 의문의 여성(유키노)와 만나게 된다.
▲ 우리의 히로인 유키노 멍청하지만 이 여자가 어쩌면 정원의 신령이라거나 그런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다. 특히 갑자기 "엄마에게 물어봐"야 할 단가를 읊는 장면이나 몽환스러운 분위기에 비범한 여자가 분명하다, 라고 멋대로 예측했었다. "천둥소리 저 멀리 들려와 구름이 끼고 비라도 내리면 널 붙잡을 수 있을텐데" 이 장면을 얼마나 멍청하게 바라보았는지 모르겠다. 에메랄드빛 배경, 저절로 그 속으로 빠져버리게 되는 아련한 분위기. "어디서 본 적 있나요?"라는 타카오의 질문에 대한 대답일 뿐이었지만 그 모습에 푹 빠져버렸다. 2.5 (스포일러) 모든 내용은 내용일 뿐이었고 단순히 앞과 뒤라는 연결고리 외에는 없었다. 하지만 유키노의 단가, 그리고 바로 이어지는 문학 수업 칠판을 보면서 가만히 누워있는 인형에게 비로소 생기가 돌아왔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가장 놀라웠던 부분은 역시 결말이다. 신카이 마코토의 작품에서 인물들은 항상 거리를 갖고 있다. 짝사랑, 동경. 어떤 관계이건 그들은 거리를 갖고 좁힐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 탓에 그의 작품을 보고 난 사람들이 어중간하고 엉성한 결말이라고 말한다. 누군가는 여운을 주고자 한 열린 결말이라고 하지만 그 결말을 보고 있노라면 작가가 버려버린 관계라는 생각만 들었었다. 앞서 말했듯 분위기와 그림만 있는 그의 작품은 수려한 외모에 비어있는 통일 뿐이었다. 이번 작품 역시 유키노가 머뭇거리고 결국 타카오가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아 이번에도 역시 어쩔 수 없구나 라고 단념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유키노가 타카오를 잡기 위해 달려나가고 결국 만나게 되는 장면을 보면서 그의 예술세계가 한층 더 넓어진, 묘하게도 그런 기분이 들었다. 물론 결말에서 결국 둘이 사귀게 되었다느니 이런 식의 확실함을 갖진 못했지만 진정 열린 결말을 주고 싶었다면 이렇게 주는 게 맞는 것이 아닐까.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바로 인물이라고 말할 수 있다. 신카이 마코토의 작품은 배경 작화는 좋지만 인물 작화는 밋밋하다는 말이 많았다. 그래서일까 이번에는 인물 작화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전보다 보기 편하고 깔끔했지만 그 모습에서 나는 아쉬움을 느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화를 너무나도 닮아있던 탓이다. 신카이 마코토는 신카이 마코토이고 미야자키 하야오는 미야자키 하야오일 뿐이다. 특히 둘의 예술세계와 개성은 뚜렷하기에 비교하고 자시고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 인물이나 동작 하나하나에서 미아자키 하야오가 많이 묻어있음을 알 수 있었다. 역시 아직까지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영향력이 미칠 수밖에 없는 건가 생각하게 된다.
녹음이 우거진 자리, 꼭 그 초록빛에게 물이라도 든 양 푸른 유키노를 보면서
전작들을 보면서 신카이 마코토가 내용을 생각한다고 느낄 수 없었다.
신카이 마코토는 자주 미야자키 하야오와 비교 대상이 되곤 하였는데
자신만의 독특한 그림체를 만들 것이라 생각했고 그라면 충분히 가능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