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납골당 앞에서 아버지는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옆에 있던 어머니와 가족도 흐느꼈습니다.
10월 29일 이태원 참사로 사랑하는 아들을 떠나보낸 희생자 유가족 B 씨는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을 고심 끝에 수락했습니다.
자식을 잃은 슬픔과 제 역할을 못 한 정부에 대한 분노, 댓글로 인한 상처와 두려움까지 희생자 가족들이 갑자기 감내해야 하는 것들은 버겁고 힘들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진상 규명을 하기 전에 참사가 잊혀지고, 유가족 목소리가 사라져선 안 된다고 생각해 카메라 앞에 섰다고 밝혔습니다.
■ "유가족들이 만나서 추모하고 이야기할 공간 필요"
지금 유가족에게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유가족 B 씨는 희생자 유가족들이 만나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같은 유가족들을 만나 함께 이야기하는 공간이 가장 시급하다고 답합니다.
서울 한복판을 거닐다 15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은 참사와 그로 인한 유가족들의 고통은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고, 같은 참사의 고통을 겪지 않은 사람들의 위로는 와닿지 않는다고 B 씨는 털어놨습니다.
이태원 참사의 다른 유가족들을 만나고 싶은데 이를 연결해주는 정부의 노력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슬픔을 추스를 경황도 없는 가운데 B 씨가 발품 팔고 수소문해서 만난 이태원 참사 유가족은 20명 안팎입니다.
희생자 유가족 B 씨
"제 가족을 포함해서 희생자 유가족분들이 어떤 사람들의 위로도 아무 소용이 없고 와닿지 않아요. 같은 곳에서 같이 희생된 가족들과 모여서 같이 슬픔을 나누면서 추모하고, 서로를 위로하면 지금보단 나을 것 같아요. 그럴 공간이 필요해요."
"정부에선 전혀 연락이 없고, 어떻게 해주겠다는 이야기도 없어요. '알아서 살아라' 하는 식으로 내팽겨진 상태입니다. 저희끼리 수소문해서 일부 유가족과 연락을 주고 받고 있습니다."
https://v.daum.net/v/20221117102849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