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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3일 금요일>
어딘지는 모르겠지만 약간 유럽풍이 나는 도시, 도시라고는 하지만 기존의 도시 라는 이미지와는 이미지가 다르달까 우선 크기부터가 그저 마을 하나만 하다.
분지 형태로 산에 원형으로 둘러쌓인 이 도시의 둘레는 아마 하프 마라톤을 뛸 수 조차 없는 길이로 빙 둘러져 있다.
외곽으로 갈수록 빌딩류가 세워져 있고 안으로 들어갈수록 세월이 거꾸로 간다고 말해야 어울릴까. 점점 들어가다 보면 거의 가운데 쯤에는 엔티크한 풍의 건물이나 집들이 늘어서 있고 한가운 데에는 곧게 뻗은 첨탑 하나를 중심으로 한 교회와 그 부지가 위치해 있다.
하지만 이 도시(마을)의 중심에서의 거리에 따른 건물의 시대적인 양식 변화는 상관 없다는 듯이 사람들의 옷을 입은 모습이라던가 행동은 어쩌면 단일적으로 보일 수 있다.
자, 이제 이전에 봤던 첨탑을 중심으로 빙둘러 지어진 교회 부지의 내부로 들어가 보자.
딱히 교회 부지와 바깥의 엔티크한 도시 정경을 가르는 벽이라던가는 존재하지 않는다.(말하자면 도시의 시대적 건물 양식의 변화가 있는 지점에선 그다지 바깥과 안, 과거와 미래를 갈라 놓는 현재 라는 선이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모든 이 도시의 구성물들은 손을 맞잡고 유기적으로 연결된 듯이 두 구간의 변화를 지나갈 때면
"아, 어느새 와있었네."
라고 말하는 저기 저 회색 트레이닝 복을 입은 아저씨 처럼 변화를 마치 없는 듯이, 자연스럽다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시간이 과거에서 미래로 흐를 수록 그 흐름을 느끼지 못하고 그냥 살아가는 것처럼.) 환히 뚫려 있는 부지 내부엔 예배당 서너개가 동서남북을 기점으로 하여 서있다.
은근히 넓은 건물 외 공간에서는 한 8살 전후로 보이는 남여아들이 뛰노는데 그 옷들은 통일성을 느끼게끔 만든 일종의 '교복'이다. 하지만 현대적인 교복과는 다르게 천사의 빛처럼 하얀 옷감의 끝자락에는 금실이 자수의 형태를 띠며 두껍게 박혀 있는데 손목과 발목의 소매, 그리고 미용실에서 머리카락을 다듬을 때 쓰는 천과 같이 생겼지만 고풍적으로 보이는 망토 비슷한(허리 아래까지 내려온다.)것들의 목 부분과 아랫 부분 에 자수가 박힌 패턴은 모두 다가 제각각이다.
마치 그 하나하나의 역할이 나누어져 있는 듯이. 옷과는 대조 되도록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축구공은 프리미엄 리그 에서나 사용될 법한 비싸게 보이고 현대식 디자인이다.
그때 였다.
딩딩딩딩~~~
종소리가 첨탑의 꼭대기 부분에서 부터 12번 울린다. 금색종은 수동식인지 종의 아랫 부분에서 끈에 연결된 추를 힘차게 흔들고 있다. 첨탑의 약간 중간에서 위쪽에 있는 하얀 벽과 일치해 있고 바늘은 금색을 띠는 12시 정각을 가리키는 시계를 보더니 아이들은 "와 밥이다!" 하고 각자의 예배당(숙소 겸용)으로 우르르 나누어 들어간다.
종이 울린지 몇 분도 지나지 않아 은근히 넓은 교회 부지에는 대리석 길과 석상들 외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넷 중 하나의 예배당으로 들어가 보자.(문 앞에 2라고 표지가 걸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