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잤어요. 여긴 날씨 맑음. 오늘 하루 보고 싶어도 쬐금만 참아요.」
(사고 발생 7분 전 예비 신부 송혜정 씨가 예비 신랑 이호용 씨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좀 있으면 중앙로역을 지난다. 곧 갈게. 조금만 기다려."
(AM 09:50분, 서동민씨가 선배 송두수씨에게 한 통화기록 중)
"지금 지하철인데 거의 사무실에 도착했어. 저녁밥 맛있게 준비해 놓을 테니깐 오늘 빨리 퇴근해요!"
(사고 발생 4분 전 김인옥 씨가 남편 이홍원 씨에게 한 통화기록 중)
"여보, 여보! 불이 났는데 문이 안 열려요. 숨을 못 쉬겠어요. 살려줘요... 여보 사랑해요, 애들 보고 싶어!"
(사고 발생 8분 후 통화기록 중)
"지현아 나 죽어가고 있어. 나를 위해 기도해줘."
(기독교 모임 강사 허헌 씨가 강사 강지현 씨에게)
"엄마가 여기 와도 못 들어와!"
(AM 09:54분, 대학생 딸이 어머니 김귀순 씨에게 한 통화기록 중)
"아... 안 돼... 안 돼!"
(AM 09:58분, 이현진 양이 어머니에게.)
"불이 났어. 나 먼저 하늘나라 간다."
(김창제 씨가 부인에게)
"엄마 지하철에 불이 났어."
"영아야, 정신 차려야 돼."
"엄마 숨을 못 쉬겠어."
"영아, 영아, 영아..."
"숨이 차서 더 이상 통화를 못하겠어. 엄마 그만 전화해."
"영아야, 제발 엄마 얼굴을 떠올려 봐."
"엄마 사랑해..."
(장계순 씨와 딸 이선영 씨의 마지막 휴대전화 통화 내용)
"어무이! 지하철에 불이 나 난리라예."
"뭐하노, 빨리 나온나."
"못 나갈 것 같아예. 저 죽지 싶어예. 어머이 애들 잘 좀 키워주이소."
(아들 박정순 씨가 노모 황점자 씨에게. 이 날 그는 직장을 얻으러 가는 중이었다.)
"열차에 불이 났다. 살아나갈 수 없을 것 같으니 꿋꿋하게 살아라."
(어머니 최금자 씨가 아들에게)
한 남자의 삶에 대한 비관으로 죽은 사람들
가려면 곱게 혼자가지
그러고는 자기는 빠져나와 살고 무관한 사람들은.....
이 사고는 김대한이 자신의 신병을 비관하다 자살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그는 대구광역시 중구 남산동(南山洞) 명덕역에서 1079호 지하철을 탄 뒤 경로석에 앉아 있다가 성내동 중앙로역에서 열차가 서행하는 틈을 이용해 미리 들고 있던 석유 플라스틱 통에 불을 붙이고 바닥에 던져 화재를 일으켰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불이 치솟고 아비규환이 되자 화상을 당한 뒤 공포를 느끼고 빠져나간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1079호는 중앙로역에 정차 중이었고 많은 승객들이 열려 있던 출입문을 통해 대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운행 중지 조치를 취하지 않은 지하철 사령의 오판으로 정상 운행 중이던 1080호가 중앙로역 반대편 선로에 정차하고 말았다. 게다가 출입문이 닫힌 채 기관사가 출입문을 열어주지도 않고 자신은 마스터콘트롤 키를 가지고 탈출하여 1079호에 비해 훨씬 많은 인명피해를 초래하였다. 거기다 비상시 문을 수동으로 열 줄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사태를 더욱 키웠다. 더구나 방화 셔터가 일찍 닫히면서 나오려던 사람들도 나오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잊지 않겠습니다 개뿔 다 잊어버리고선
기네스에 오를 만한 사건이라서 사건이유가 한 개인이 시발점이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