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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래: "어...?"
벌떡
여래: (뭐야... 여긴 어디지...)
주변은 검은 연기로 가득했다.
아니, 연기뿐이 아니라 땅도 온통 검은 재로 뒤덮여 있었다.
여래: "아...
으아아아아아아아!!!!!!!!"
살아있다.
분명 메타트론의 일격을 맞고 죽었어야 했지만 어째서인지 살아있다.
여래: (이게 어찌 된 일이지...? 메타트론은 어딜 간 거고.... 여기땅은 왜 이리 끔찍한 꼴이야??)
여러 의문이 있지만 아무것도 알 수 있는것은 없다.
혼란에 빠진 여래는 양 손으로 머리를 감싸쥐었다.
여래: "어....????"
머리를 감싸쥐었다.
머리를 감싸쥐었...
머리를 감....
머리....
여래: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촉감이이상하다머리카락이부족하다어떻게된거지분명머리를감싸쥐었는데피부를만지는느낌이든다내머리카락은어디로간거지어떻게이럴수가있지괜찮아아직절반이상은남아있어지금이라도늦지않았어다괜찮을거야설마더빠지기야하겠어하하하
후두둑
고통스러워하는 여래의 그림자 위에 머리카락이 한 움큼 쏟아졌다.
그 머리카락 위에 눈물방울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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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신족 거주지역의 수도
주신급들이 모여서 회의를 하는 중이다.
벨제버브: "아니 그러니까 '그' 메타트론이 처참하게 뒤졌다는 말 아니야 지금???"
미카엘: "아직도 믿기지 않아요... 대제 누가 그런 짓을..."
제우스: "안타깝군. 그놈과는 꼭 한번 싸워보고 싶었는데..."
오딘: "음? 뭐야..? 넌 설마 혼자서 메타트론이랑 싸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거야?"
우리엘: "메타트론은 나랑 미카엘이 한꺼번에 덤벼도 어떻게 해 보지도 못한 괴물이다 묭!! 분명 마족 녀석들에게도 그런 괴물이 있는거다 묭!!"
환웅: "흠... 아직 마족 소행이라고 할 만한 물증은 없다. 난 그것보다는 시체 발견지역 근처의 발자국이 더 신경쓰이는데....그대는 어떤가, 옥황?"
발자국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킹의 눈빛이 바뀌었으나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The King: "글쎄요.... 지금으로선 저는 잘 모르겠군요... 메타트론의 시체를 더 자세히 조사해보면 뭔가를 더 알아낼 수 있지 않을까요?"
환웅: "그래.. 확실히 지금은 정보가 부족하긴 하지. 일단 이번 회의는 여기서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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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쩍ㅡㅡㅡ
쿠쿠쿠쿵!!!!!!!!!!!
여래: (아... 이런... 또야??)
수 십 킬로미터의 거인이 된 여래가 대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원래는 대지가 아니라 푸르른 바다였건만 폭발로 인해 순식간에 메마른 땅이 돼버렸다.
여래: (지금이... 네 번째인가... 아니, 메타트론과 싸울 당시에도 이랬다고 가정하면 벌써 다섯번째야.)
주변의 모든 것을 날려버리는 폭발과 함께 수천수만 배로 거대화, 이것이 벌써 다섯 번째이다.
여래: (요 몇 주간 알게 된 사실이 있다.
바로 이 거인의 모습이... 진짜 나의 모습이라는 것.)
여래는 타고난 재능에 끊임없는 수련을 통해 주술에 대해서는 꽤 전문적인 수준의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두 번째로 거대화했을 때 여래는 자신의 몸에 주술이 걸려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문제는 그 주술이 커지는 주술이 아닌 작아지는 주술이라는 것이다.
언제부터인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걸린 주술의 힘으로 일반적인 키를 유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메타트론과의 전투에서 생명의 위협으로 인해 그 주술이 풀려버렸고 그 이후 여래는 자신의 몸에 남은 주술의 흔적을 읽어 일시적으로 만든 불안정한 주술으로 거대화를 억누르고 있었다.
그러나 말 그대로 불안정한 주술이라 그리 오래가지 못했고 금방 풀려버리기 일쑤였다.
이 근방 수 천 km가 신.인.마 3종족 그 누구도 살지 않는 곳이라 다행이었지만 언제까지고 이렇게 살 수는 없다.
게다가 주술이 지속되는 시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나중에는 그냥 거대화한 상태로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아니 애초에 그게 원래 모습이니 '거대화'라는 표현은 잘못된건가...
여래: (크윽...! 대체 이게 무슨 꼴이야... 이런 거인이 있다는 것은 들어본 적도 없는데... 왜 내가...)
거대화한, 아니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여래는 어느새 머리카락이 10분의 1도 남지 않게 돼 버린 머리를 감싸쥐었다.
그때였다.
누군가의 목소리가 여래에게 말을 걸었다.
The King: "잠깐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 괜찮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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