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여기는...!!"
지도를 본 호세는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했다.
"왜 그러시죠, 호세?? 가본적이 있는 곳인가요?"
지금 호세의 귀에는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았다.
지도에 그려진 한반도 가운데 쯤에 표시된 붉은 동그라미, 그 지역은 호세의 어머니가 전사한 장소였다.
'뭐지...? 무슨 관련이 있는거지? 대체... 망할 영감이 어머니를 버리고 도망친 그 날에...무슨 일이 있던거지??'
호세는 더듬거리며 입을 열었다.
"펴..평창... 저기는...3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내 부모님이 참전했던 장소야...
그날 내 아버지는 어머니를 버리고 혼자 도망쳤고, 어머니는 결국 돌아가셨다고...들었는데..."
아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기막힌 일이군요, 대체 당신의 부모님은 인면조와 무슨 관련이 있던걸까요?"
"그걸 이제 알아내야지. 빨리 평창으로 조사대를 파견해서 녀석의 정체를 파해처야..!!"
"조사대라뇨...? 무슨 말씀이신지..."
아티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
"...? 너야말로 무슨 소리야...그러니까 지도에 나와 있는 곳으로 조사대를..."
"호세, 혼란스러운 상황이니 이해는 갑니다만, 당신이 지금 어떤 입장에 처해 있는지 모르시나 보군요"
아티는 당황스러워하는 호세에게 단호한 태도로 말을 이었다.
"애초에 제가 당신을 데려와 이렇게 극진한 대접을 한 이유는 인면조가 당신을 코앞에 두고도 공격하지 않았다고 생각해서였습니다. 그런데 방금 무슨일이 있었죠? 인면조의 날개에 맞고 그대로 기절하지 않았습니까?
당신은 이제 이 도시에 전혀 특별한 인물이 아닙니다. 그저 지나가는 시민 1..... 이 정도죠. 그런 당신을 따라 도시 밖으로 나가라고 한다면, 과연 누가 따라가려 할까요?"
"어...어차피 도시도 안전하지 않잖아!! 방금도 피해율이 15%라고...!!"
"인명 피해만 따지면 1%도 되지 않습니다. 반면 얼마 되지 않는 인원으로 도시 밖에 나간다면 언제 인면조에게 당할지 모르는 일이죠."
아티는 차분히 설명했다.
"이....이....개자식이!!!"
분노한 호세는 그대로 아티에게 달려들어 멱살을 잡....
으려 했으나 어느새 아티는 호세의 팔의 범위를 벗어나 있었다.
"...?!?"
호세는 당황했지만 계속해서 접근을 시도하고 결국 간격을 좁힌후 아티에게 팔을 뻗었다.
"이 자식...엌?!!"
아티는 호세의 팔을 살짝 건드렸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몸은 완전히 틀어지며 바닥에 내동댕이 쳐졌다.
"커엌!!"
화가 머리꼭대기까지 난 호세는 벌떡 일어나 분노에 타오르는 눈으로 아티를 쏘아보았다.
"그래...한판 뜨자 이거지...이 씹세끼야!!!"
※마케도니아 장창식ㅡ연속 팔랑크스
호세의 주먹은 쏜살같이 아티를 향해 날아갔으나 옷자락에 닿지도 못했다.
'뭐지...? 그렇게 빠른 녀석은 아닌데 자꾸 초점에서 빠져나간다...'
호세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주먹을 휘둘렀다.
"이....이....세끼가...이...이잌...!!"
그때, 아티는 기묘한 움직임으로 호세의 바로 앞으로 파고들어 손끝으로 호세의 심장 쪽을 찔렀다.
"커...컼..."
호세는 순식간에 온 몸이 굳으며 눈앞이 하얘졌다.
"제가 아무 이유 없이 도시의 리더를 맡고 있는것 같나요? 제가 지금까지 상대해온 인간만 수 만명이 넘습니다. 당신이 힘과 스피드는 앞설지 몰라도, '인간'을 상대하는데는 저를 따라올 수 없죠....
아 이런, 듣고 있지 않으시군요..."
호세는 이미 눈이 풀린 채로 침을 질질흘리며 바닥에 쓰러져 경련을 하고 있었다.
잠시 후, 호세와 아티의 주변으로 몇몇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아티는 사람들에게 지도를 보여주며 뭐라고 지시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