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그림자 - 문향란
한 그림자가 있습니다
그대가 모르는 이름 없는
그대 사랑하는 만큼이라도
그대에게 내 마음 전하고 싶지만
그러질 못하는 용기없는 못난
한 그림자
홀로 사랑하다
홀로 내 자신 멀어질 수 밖에
없을 때도
그대 알 리 없는
짧은 한 마디 말이라도 접어두고
그대 위해 울고 싶어하는
한 그림자
누구인지 말하고 싶어도
차마 용기 없는 못난 한 그림자
늘 그리워하고
늘 괴로워하고
그리고 영원히 그대만을
사랑하는
한 그림자가 있습니다
나를 잊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