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수(刺繡) : 허영자 시
마음이 어지러운 날은
수를 놓는다. //
금실 은실 청홍실
따라서 가면
가슴 속 아우성은 절로 갈앉고 //
처음 보는 수풀
정갈한 자갈돌의
강변에 이른다. //
남향 햇볕 속에
수를 놓고 앉으면 //
세사번뇌(世事煩惱)
무궁한 사랑의 슬픔을
참아내올 듯 //
머언
극락정토(極樂淨土) 가는 길도
보일 상 싶다. //
* 감상 : 일상 속에 수를 놓는 일을 통해 자신의 삶의 깊이를 성찰하는, 생활 체험을 바탕으로 한 노래이다. 시적 화자는 슬픔과 번뇌로부터 벗어나 순수한 삶을 살고 싶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