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우주관부터 알아보도록 하겠음

 

오노레는 최근 즐겁게 파동 역학 공부에 전념한 덕분에 미시 세계와 ‘신 연금술’에 대해서 상당히 잘 알게 됐다고 자부하고 있었으므로, 신난 얼굴로 책장을 펼쳤다.

책을 펼치고 나자 그는 이번 호가 이렇게 두꺼운 이유를 바로 알 수 있었다. 수학적인 방법으로 파동 역학과 행렬 역학의 변화 관계를 증명하고, 그것들이 동일한 이론의 다른 표현이라는 것을 설명하는 루시안의 논문이 실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논문에는 3차원 공간에서의 파고다 기하학을 더 많은 수의 차원, 심지어 무한 차원의 공간에까지 확장하는 수학적 공간이 사용됐는데, 기존 기하학에 의한 공간과 구분하기 위해 붙인 이름은 ‘루시안-레프스키 공간’이라고 했다.

몇 년 전 <네이처>가 창간된 후 레프스키 같은 ‘파고다’의 아르카니안들도, 이와 비슷한 구상을 토대로 연구하면서 개념 완성에 필요한 기타 수학 이론들까지 발전시켰기 때문에, 루시안도 이번 논문에서는 많은 부분에 참고 문헌만 표시함으로써 논문 분량을 대폭 줄일 수 있었다.

루시안이 논문을 통해 처음으로 내놓은 이 개념은 사실 이전세계에서는 ‘힐베르트 공간’으로 불린 것이었다.

지난 몇 년 동안 일반 상대성 이론 덕분에 그간 무의미하다고 여겨졌던 에반스 기하학의 지위는 상당히 올라갔으며, ‘파고다’ 아르카니안들은 루시안의 이념을 받아들여 직관적 인식과 상상의 속박에서 벗어났었다.

 

힐베르트 공간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wikipedia.org)

 

 

● 여기 세계관에선 고차원 우주론을 사용하고 있는데, 무한차원까지 확장되는 힐베르트 공간이 그 예시임

   ->무한차원

 

“……영혼은 고차원적으로 존재하기에, 각 평행 우주에 투영될 수 있습니다. 우리 각자의 영혼은 본질의 일면에 불과하죠. 우리의 명상이란 투영된 두 영혼의 연계성을 통해 또 다른 우주를 감응하는 것이며, 우리가 만든 명상 환경, 혹은 인지 세계는 그 우주와 소통하는 통로입니다. 그래서 그것과 유사해질수록 더 긴밀해지고, 결합 정도가 더 깊어질수록 더 강력해지며, ⟪진리의 세계⟫의 피드백이라는 것도 바로 그로써 얻어지는 것이죠. 우리의 대부분의 마법 모형의 본질이란 이 시공간적 소통의 수학 모형이 다양한 반응하에 보이는 변화입니다. 정확할수록 위력은 당연히 더 강해지겠죠!”

 

“영혼은 고차원적인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죽는다 해도 이곳에 있던 투영체가 사라지고 이곳에서의 기억과 특수 파동만 잃을 뿐, 실제 영혼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죠.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난 후엔 다시 투영될 수 있습니다!”

 

“네가 말한 고차원 영혼은 도대체 뭐야? 고차원 영혼은 원래 그 자체로 의식이 있는 거야? 각각에 상응하는 영혼의 투영체도 통제할 수 있고?”

나타샤는 루시안의 이 이론 모형에 무척 관심이 많았다. 비록 대부분의 내용은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자신이 승급하기 위한 관건이 어디에 있는지는 알 수 있었다.

다만, 나타샤는 자신의 고차원 영혼이 본질적으로 자신을 통제하게 될까 봐 걱정되었다. 자신이 미지의 신비한 존재에게 통제되는 걸 상상하자 나타샤는 기분이 크게 언짢아졌다. 아무리 그 존재가 또 다른 자신이라 해도, 그 존재를 베어 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저도 모릅니다. 만약 고차원 영혼의 본질과 상태를 철저히 파악할 수 있었다면, 난 이미 진짜 신이 되어 있었겠죠. 지금은 그저 현재까지의 현상과 내가 유사신이 된 뒤에 그것과 접촉해 본 결과를 가지고 몇 가지를 추측해 볼 뿐이에요.

예를 들면, 고차원 영혼 자체는 원래 혼돈의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든가 하는 거죠. 그래서 고차원 영혼은 각 평행 우주에 투영된 뒤 물질과 결합한 후에야 선명하고 독특한 의식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거예요. 죽은 뒤에 영혼의 기억과 사고방식이 없어지는 것은, 그것들은 고차원 영혼의 본질에 속하지 않기 때문일 거고요.”

 

● 고차원적으로 존재하기에 세계관 내부에 존재하는 모든 장소,모든 존재에 영혼을 투영할수 있으며, 투영된 영혼은 고차원 영혼의 본질의 일면에 불과하다고 언급됨

요그소토스 하위호환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