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하며 근본적인 속성은 혼돈(混沌)이었다. 빛과 어둠, 선과 악 같은 양가적인 구분은 혼돈 이후에 생겨났으니 그보다 근원적인 건 있을 수 없었다. 심지어 [옛 지배자]나 온갖 신, 우주홍황조차도 혼돈에 기반을 두고 있다.
= 이원성 초월 유형2
"모든 걸 아는 것과 모든 걸 할 수 있다... 당연히 전지보다는 전능이 더 나은 거 아니겠어? 세상 일이 뭔가를 안다고 해서 다 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
[아니... 아닐 수도 있다...]
"뭐?"
[전지하다는 것은, 다시 말해서 전능(全能)할 수 있는 방법 또한 [알고 있다]는 뜻이 되는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뭐든지 알고 있다는 것은 [모른다]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 전지
[ 백웅이여...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가? 합집합(合集合)의 바깥에는 무엇이 존재하는가를.]
" 음... 딱히 없지 않나? 결국 집합이란 것도 어떤 존재를 정의하기 위해 만든 것이니까 그 정의 이외의 것은 무(無)라고 하겠지."
[ 그렇다면... '바깥'이 없는 그 무한한 합집합이 [아버지]라고 가정한다면, 그대와 나 또한 아주 사소하고 작은 피조물이며 조그마한 집합이겠지. [아버지]는 이 세계 모든 것이니.]
+
[ 그렇다... 억지일 수도 있지. 그러나 진실일 수도 있다. 우리는 [아버지]의 화신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심지어 불어오는 한줄기 바람, 한줌의 흙, 개미 한 마리 조차도 화신일 수가 있지... [아버지]란 건 그런 존재... 신중신(神中神)이란 존재의 한계는 감히 측정할 수가 없는 것이다.]
= 편재
1-1. 허무란 유(有)인가 무(無)인가?
당연히 무(無)여야 할 테지만 허무만이 남는다면 그조차도 유(有)일 수밖에.
완전한 공(空)이 될 수 없는, 껍데기만 남은 무언가가 바로 지금의 내 상태인 것이다.
1-2. "아니 멸망이라는 건 무(無)로 되돌아간다는 말이 아니오? 무란 아무것도 없는 것일진대 그 이후의 세계가 어찌 존재할 수 있겠소."
"자넨 지금 '되돌아간다'는 표현을 썼네. 그것은 무(無)야말로 무한(無限)이며 물질 이전의 진정한 실체라는 걸 무의식적으로 깨닫고 있다는 뜻이지. 그러나 허무는 공(空)이 아닐지니 모든 것이 멸한 자리에도 단 하나 남는 게 존재하지."
= 비존재 생리학 유형2, 간섭 또한 가능
진짜 이 정도로 묘사 명확한 작품이 사실 얼마나 되나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