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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피스 '2부는 1부에 비해 망작인가에 대한 개인적 견해' 1 - 악당편
Kim군 | L:27/A:87 | LV35 | Ex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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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0 | 2020-08-29 02:10:58 | 46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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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원피스'.

1997년부터 2020년에 이른 현재까지 연재를 이어오고 있는 대인기 히트작.

 

일본이 아닌 한국에서조차 '원피스'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고,

심지어 만화를 전혀 안보는 사람 중에서도 '원피스'라는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찾기 힘들 정도니

 

취향이 어쨌니 저쨌니, 요즘 뇌절했니 어쩌니 저쩌니 해도 결국 호불호야 어찌 되었던간에, 엄청난 인기를 보유하고 있는 만화인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100권을 코앞에 두고 있는 지금,

원피스의 전개는 분명히 후반부에 접어 들은 것으로 보이고

도저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이 장황하던 세계관에서

 

주인공 루피는 정점이라 불리고 있는 해적과의 전면전쟁을 앞둔 상황인지라 이번 에피가 끝나면 확실히 원피스는 최종장에 다가설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러나, 만화가 장기연재작인데다가 인지도도 엄청 높은 작품이다보니 아직 완결이 채 되지 않았음에도 비난하는 사람들도 정말 많이 찾아볼 수 있는데요.

 

유튜브나 커뮤니티 사이트에 들어가면 원피스를 욕하는 글들을 심심찮게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비난은 단언코

"옛날엔 재밌었는데, 지금은 노잼이다"

라는 반응입니다.

 

이를 원피스의 1부와 2부로 나뉘어서 보자면원피스를 욕하는 사람들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1부 때는 재밌었는데 2부는 뭘 하는 건지 모르겠다.

원피스 2부는 1부보다 재미도 없고, 교훈도 없고, 뭘 말하고자 하는지도 모르겠고질질 끌기만 하는데다, 정신 사납고, 뭔 내용인지도 모르겠고, 캐릭터들도 개성 없는데다, 악당들도 카리스마가 없다.

라는겁니다.

 

과연 그럴까요?

 

 

저는 원피스 2부에 대한 제 의견을 상당히 우호적인 입장에서 밝힐 생각입니다.

 

그러니 혹여 긴 글은 귀찮으니 별로 읽고 싶지 않으시다거나

원피스에 대해 무조건적인 비난의 입장을 갖고 계신 분은 여기서 그만 읽어주셔도 됩니다.

 

 

 

장기연재작은 어떤 작품이든지간에 '익숙함'이란 장벽에 부딪치게 됩니다.

초반부의 '참신함'은 길어질수록 퇴색되기 마련인지라 보다보면 아무리 재밌더라도 어떤 작품이든 결국엔 지루함을 느끼기 마련이죠.

 

 

참고로 저는 원피스 2부가 얼마나 재밌냐에 대해서

여러분에게 설파하고자 하는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재미는 개인의 영역이니, 제가 재밌니 뭐니 주장해봤자 결국 스스로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면 그냥 억지에 불과하니까요.

 

 

제가 말하고 싶은건 오다 에이치로의 역량입니다.

오다는 젊은 나이에 '원피스'라는 신작을 들고 혜성 같이 나타나

일본만화의 톱에 선 인물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20년 넘게 작품을 연재하면서, 늘어지는 전개와 괴상한 캐릭터 설정 등으로 팬들 사이에서 많은 논란이 있죠

.

오다는 과연 원피스가 2부에 접어들면서 뇌절한 것일까요?

정말 현재 원피스를 연재하고 있는 건 오다가 아니라 씹다일까요?

 

저는 오다의 구상 능력에 대해

캐릭터, 세계관, 스토리 등으로 나눠 연구를 해보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지금 제가 가장 먼저 얘기하고 싶은 건 바로 "악당"입니다.

 

창작물에서 스토리 구상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캐릭터의 구상인데요그중에서도 특히 중요한 것은 바로 빌런입니다.

 

이건 제 개인적인 철학입니다만,

"훌륭한 작품은 훌륭한 빌런이 만든다"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아무리 세계관이나 내용이 형편없어도 악역의 빌드업만 잘 되어있다면 재미의 반은 그냥 먹고 들어간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당연히 원피스에서도 정말 다양한,

매력적인 빌런들이 등장합니다.

비열하지만 강하고, 무섭지만 카리스마 있는그야말로 각양각색의 개성있는 악당들로 가득하죠.

 

 

 

 

특히 소년 배틀물이라면 빼놓을 수 없는,

악역 집단의 존재를 원피스는 정말 잘 활용하는데요.

 

칠무해, 사황, 삼대장은 봐도 봐도 정말 매력적인 설정입니다.

 

아니,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냐?”

라는 생각이 지금쯤 드실 거 같네요.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바로 원피스 1부와 2부의 차이입니다.

 

 

스토리 전개 방식에 대해 연구하는 글을 쓸 때 더 자세히 말씀드리겠지만,

알만한 사람은 다들 아시다시피 원피스 1부와 2부의 내용 전개 방식은 굉장히 닮아있습니다.

 

모험의 시작 어인(아론/호디 존스)과의 결투 새로운 바다 (그랜드 라인/신세계) 칠무해(크로커다일/도플라밍고)와의 결투 동료의 해적단 탈퇴 (우솝&로빈/상디)

 

원피스를 대충 뛰엄 뛰엄 보신 분이 아니라면, 내용 전개에 있어서 똑같은 레퍼토리가 계속해서 반복된다는 것쯤은 아주 쉽게 알 수 있죠.

 

강한 적이 등장하고, 주인공이 이를 무찌른다.

그 이후엔 더욱 강한 적이 등장하고 반복.

 

사실상 모든 소년 배틀물이 취하는 내용 전개 형식입니다.

 

그러나 원피스는 반복되는 레퍼토리 속에서도 계속해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데요,

그중에서도 특히나 두드러지게 보이는 변화는 바로 1부와 2부의 빌런들입니다.

 

 

 

현재 진행 중인 와노쿠니편의 메인 빌런인 사황 카이도입니다.

허구헌날 술만 쳐먹다가 틈만 나면 자살 시도하고,

만취한 상태로 질질 짜다가 화냈다가 정신도 오락가락하고

부하 중에서 제일 약해 빠진 무쓸모 부하들만 골라다가 때려 죽이거나, 자기가 지배하는 나라 앞동네 때려 부수는 게 일상인 미친놈입니다.

 

생긴 건 호탕하게 생겨서, 앞뒤 물불 안 가리고 생각 없이 다 때려 부수는 스타일일 거 같지만, 실은 은근 계획적인데다가 치졸하기 짝이 없는 비열한 면까지 갖추고 있어 만화를 보는 독자들도 도무지 예측이 불가능한 싸이코패스 샛기입니다.

 

 

 

마찬가지로 와노쿠니편의 공동 빌런(이었던?) 오로치입니다

악마의 열매를 먹긴 했으나 전투 능력은 전무하다시피 하고,

카이도라는 강한 해적과 손 잡은 거 하나로 한 국가의 정상에 선 인물입니다.

 

나이도 쳐먹을 만큼 쳐먹은 양반이 국정은 안 살피고

딸뻘인 여자들이랑 놀아나는 게 일상이며

자기 혼자 호의호식을 누리는 거 외엔 아예 별 관심이 없습니다.

 

창작물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그냥 흔하디 흔한 악질 권력자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는 악역이죠.

 

 

 

 

 

 

와노쿠니편의 또 다른 공동 빌런 사황 빅맘입니다.

흰수염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해적으로,

35개의 섬을 포함하는 토트랜드 제국의 위대한 지배자지만

식탐앓이라는 병 때문에 자기네 나라를 지 손으로 때려 부수는 게 일상인 정신병자입니다.

 

나이는 68살이나 먹은 할망구인데도 맨날 달달한거 먹고 싶다고 징징거리기 일쑤며

제 앞길을 방해하면 자기 자식일지라도 눈 하나 깜빡 안 하고 죽여버리는 무서운 할망구입니다.

 

 

대충 현재 진행 중인 에피의 빌런들 구성이 이렇습니다.

그 외에도 2부의 빌런으로는 호디 존스, 시저, 도플라밍고 등이 있죠.

 

내용 전개 방식에 있어서 구성은 비슷하지만,

2부의 빌런과 1부의 빌런은 그 차이점이 확연히 드러납니다.

 

1부의 빌런들은

 

 

 

멋있고

 

 

무서우면서도

 

 

강하고

 

 

위협적이면서

 

사악했죠.

 

 

이렇다보니 팬들의 대표적인 비판은 대강 한줄로 요약해서

"2부의 빌런들은 1부 빌런들에 비해 개성도 없고 카리스마도 부족하다"

즉 포스가 없다는 겁니다.

 

 

작가가 뇌절해서 2부 악당들이 1부보다 별로인걸까요?

정말로 2부의 악당들은 1부의 악당들보다 별로일까요?

 

 

원피스 2부의 초반부인 어인섬 편에서 등장했던 악역 호디 존스입니다.

호디는 누가 봐도 주인공 루피보다 약한 캐릭터였기에

연재 당시 늘어지는 전개 속에서 긴장감조차 이끌어내지 못해 많은 욕을 먹었더랬죠.

 

 

우리는 소년 배틀물에서 무엇보다도 강한 악역에 열광합니다.

강한 적과 싸운 뒤 더 강한 적을 보고 싶게 되는 건 당연한 거니까요.

 

그러나 정상전쟁이라는 거대한 스케일의 에피소드 이후 만난 것이

2년 전 루피에도 못 미칠 거 같은 호디 존스였으니 우리는 실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강함과 카리스마에만 집착하다보니 많은 분들이 간과한 것이 있는데,

사실 1부와 2부의 빌런의 차이점은 캐릭터의 포스 같은 것 따위가 아닙니다.

 

바로 빌런의 배경입니다.

 

 

 

 

 

  

원피스 1부의 악역들은 카리스마가 정말 어마어마했습니다.

자연계 악역들은 어떻게 이길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였고,

몇몇은 머리까지 비상해서 무서울 정도였죠.

 

그러나 그것뿐이었습니다.

1부의 악당들은 단 한 명도 과거라던가 그 배경이 드러난 적이 없습니다.

 

캡틴 크로는 재산을 가로채기 위해, 크로커다일은 군사력을 위해, 에넬은 딱히 별 이유도 없이 자기가 떠날 거니까(?)

 

 

즉 그냥 악당이니까 악한 행동을 한다는 겁니다.

그야말로 소년 배틀물로서의 재미 유도를 위해 존재하는 캐릭터들일 뿐이었단 것이죠.

 

겉으로는 개성 넘치고 매력 넘쳐 보일지 모르지만 사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오히려 개성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멋있고 카리스마 있는 악역을 만드는 건 사실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잘생긴 디자인에 강한 설정만 부여해주면 장땡이죠.

 

그러나 매번 그런 악역이 등장하고 주인공이 이기는 전개가 계속 진행되면, 그저 같은 내용만 되풀이할 뿐인 그저 그런 만화로 전락하고 맙니다오다 본인도 이를 충분히 자각하고 있었죠.

 

2부의 빌런들은 메인 빌런부터 별로 비중이 없는 듣보잡까지도 전부 과거를 보여줍니다.

 

단순히 과거가 나와서, 사연이 있기 때문에 2부 빌런들이 잘 만들어진 캐릭터라는 건 아닙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건 악당들 하나 하나가 아니라 2부에선 원피스라는 만화 전체를 아우르는 메인 빌런의 존재를 드러내고 있다는 겁니다.

 

1부는 악당을 무찌르면 새로운 악당이 반드시 등장해야 했고 이전 에피와 새 에피가 관계성도 부족하여 악당들도 서로 전혀 상관이 없는 인물들이 나오곤 했습니다.

 

그러나 2부는 전체 내용을 일맥상통하는 악당이 존재하는데요.

그것은 바로 세계입니다.

 

 

 

 

신분제로 고통 받았던 피해자들이 가해자가 되고 그 피해자는 다시 가해자가 됩니다.

 

2부에 들어서고 원피스에선 정말 많은 과거 장면들이 등장하는데요.

특히 빌런의 과거를 조명할때마다 그 캐릭터는 재평가에 재평가를 거듭하게 됩니다.

그리고 모든 빌런들의 특징이 바로 '세계'의 어두운 면에 의해 탄생한 괴물들이란거죠.

 

 

잘못된 가치관을 만들어내는 세계는

 

신분제와 노예제로 인한 원한과 오해로 또 다른 괴물을 만들고

 

외모와 편견에 의한 차별에 따라서도 새로운 괴물들을 만듭니다

 

 

 

악하게 태어나기 때문이 아니라 그 배경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

즉 원피스 2부의 빌런들은 그 자체가 악인이 아니고 세상이 만들어낸 존재들이란 겁니다.

 

사실 꼭 2부의 악역들만 이렇다는 얘기를 하는 게 아니고,

2부에서 본격적으로 오다는 세계라는 이름의 거대한 적을 서서히 드러내고 있다는 겁니다.

 

1부의 아론은 그 자체로도 이미 충분히 훌륭한 빌런이었지만,

사실 2부에 이르러서야 그의 캐릭터는 비로소 완성됩니다.

1부에선 단순히 인간이 하등하다고 믿는 적이었지만,

사실 그가 인간을 혐오하게 된 원인에는 세계시대의 어두운 면이 함께 하고 있었죠.

 

 

 

이는 빌런이 아닌 캐릭터에게도 접목이 되는데요.

세계 최강의 사나이라고 불리며, 해적왕 골.D.로져와 어깨를 나란히 한 대해적 흰수염조차도

그 시작은 천룡인에게 바칠 천상금을 내지 못한 가난한 나라에서 태어난 것이었습니다.

 

해군본부와 전면전쟁을 치를 정도로 위험한 해적이

사실 빈부격차 때문에 탄생하게 되었단 거죠.

 

이 때문에 흰수염은 평생 해적질로 벌어먹은 돈을 고향 재건을 위해 썼습니다.

이 얘기를 하면서 마르코한테 네코마무시가 한 대사가 상당히 인상적인데,

 

"더럽혀진 세계에 돈의 깨끗함이나 더러움이 어디 있겠나.."

 

사실 개인적으로는 "사람의 꿈은 끝나지 않아"와 함께 작품을 관통하는 중요 대사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했듯 원피스는 2부부터 작품을 관통하는 메인 빌런의 존재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건 바로 세계의 역사 그 자체, 실체가 없는 원한그 자체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도플라밍고는 정말 어마어마한 악당입니다.

그가 과거부터 저질러 온 행적들을 보면 정말 자비를 베풀 가치도 없는 쓰레기 같은 짓들 뿐이죠.

그러나 그의 과거가 드러나고, 여전히 트라우마 속에 시달리는 장면을 보여줌으로써,

원피스는 독자들에게 말하고 있습니다.

이 거대한 조차도 세계의 또 다른 피해자에 불과하다고 말이죠.

 

 

 

2부 빌런의 또 다른 특징은 킹 메이커의 존재입니다.

악인은 세계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그러나 혼자선 그 악의 싹을 완전히 개화할 수 없죠.

2부의 빌런들은 악의 싹을 갖고 있는 아이가 악한 존재에 의해 길러졌을 때 얼마나 위험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10살에 불과한 도플라밍고에게 힘을 줬던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노스 블루의 한 갱단 보스 트레볼이었습니다.

독자들 대부분은 별 볼 일 없어 보이는 디자인 때문에 그를 지나가는 엑스트라 수준의 악당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그가 돈키호테 도플라밍고라는 무시무시한 악을 키워낸 킹 메이커였던 거죠.

 

거대한 은 별 볼 일 없는 존재에 의해서도 손쉽게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즉 로시난테도 센고쿠를 만나지 못했다면 어떤 악으로 컸을지 모를 일이며, 트라팔가 로 또한 코라손이 없었다면 지금은 아군이 아닌 무시무시한 적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이처럼 악의 가능성을 지닌 싹이 누구의 손에 의해 길러졌는지는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실제로 2부의 거대한 '악'은 대부분 '킹 메이커'의 손에 의해 타락한 존재들이었죠.

 

이제 앞서 언급했던 현재 진행 중인 에피의 악역들을 다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개성도 없고 카리스마도 없는 악당들일까요?

 

 

  

빅맘은 앞서 언급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과거가 존재하는 악당입니다.

천성이 괴물인지라 부모한테서 버려졌고, 고아로 자랐지만 그 심성만큼은 착한 아이였죠.

 

그러나 킹 메이커의 존재는 사황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천성이 킬러지만 그 본성만큼은 누구보다 착했던 5살의 링링은 슈트로이젠이란 한명의 요리사 해적에 의해 지금은 사황이라는 거대한 존재가 되어 세기의 대범죄자로 자라 버렸습니다.

 

모든 종족이 사이 좋게 지낼 수 있는 곳을 만들고 싶다던 이상적인 꿈은 한명의 해적이 개입함으로써 인해 변질되었고 그 힘은 안좋은 방향으로 이용되었습니다.

 

 

 

 

오로치도 마찬가지입니다.

본래는 그저 멍청한 시종이었던 오로치에게 쿠로즈미 히구라시와 쿠로즈미 세미마루가 나타나 가문의 이야기를 상세히 들려주고, 그가 쇼군의 자리를 꿈꾸게 만들었죠.

 

그리고 그것은 결국 현실이 되었습니다.

 

그저 흔하디 흔한 악질 권력자 캐릭터로 보여졌던 오로치는 과거가 드러남으로써, 훨씬 입체적인 캐릭터가 됩니다.

그는 연좌제라는 이름의 괴물이 낳은 또 다른 괴물이었습니다.

즉 그 또한 세계의 피해자였던 거죠.

 

'세계'는 단순히 세계정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원한과 증오의 연쇄, 제도와 가치관이 만드는 분쟁, 오해와 왜곡 등이 전부 '세계'라는 이름의 거대한 적에 포함되는 것이죠.

인간 사회에서 끊임 없이 벌어지고 있는 모든 사건 사고들이 새로운 피해자를 낳고 새로운 '악'을 탄생시킵니다.

 

한명의 피해자에 불과했던 그는 킹 메이커에 의해 현재는 쇼군의 자리까지 꿰차게 되었습니다.

 

'킹 메이커'의 존재는 "알고보니 흑막은 따로 있었다!"와 같은 다른 창작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흑막 클리셰와는 다릅니다. 원피스는 이 페이크 최종보스-진 최종보스 클리셰를 따라가지 않습니다. 실제로 킹 메이커들은 내용상 크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물들은 아니죠. 그러나 그들 때문에 2부에서 상대하고 있는 거대한 '악'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 만큼은 간과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멋있고 위협적인 악당을 만들어내는 것은 쉽습니다.

그러나 원피스에선 이미 그런 악당들이 많이 나와 왔었고,

이후 계속 그런 악역만 나오면 그저 똑같은 레퍼토리가 반복될 뿐입니다.

 

오다는 그런 쉬운 방식은 과감히 쳐내버리고 새로운 도전을 보여줬습니다개성이 넘치는 디자인에 인상적인 과거와 배경을 줬죠.

 

또한 2부 속 대부분의 악당들에겐 옆에서 그 힘을 이용하려는, 또 다른 이 붙어있습니다. 

 

2부부터 원피스는 을 단순히 한 명의 악인을 통해서가 아니라, ‘세계라는 이름의 과 그로 인해 탄생한 ’, 그리고 그 을 길러내어 이용하려는 또 다른 악인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는 겁니다.

 

이는 작가가 독자들로 하여금 악인한 명에게만 초점을 두게 하지 않기 위함이고,

그 배경을 통해 세계라는 거대한 적의 존재를 암시하기 위함인 것입니다.

 

 

결론 : 원피스의 메인 빌런은 세계이며, 2부에선 다양한 악당들을 통해 이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다보니 2부의 적은 빌런으로서의 포스는 좀 떨어져 보일지 몰라도 훨씬 입체적인 캐릭터들로서 빌드업되고 있으며 오히려 주제 의식만은 더욱 더 명확하고 확실하게 전달하고 있다.

 

 

 

 

 

 

 

 

 

 

 

 

 

 

 

 

 

 

 

 

 

 

PS.

이제 세계킹 메이커에 대한 얘기는 할만큼 한 거 같으니 여담으로 다른 얘기나 좀 해볼까요.

 

 

 

강함부터 디자인까지 완벽했던 2부의 적, 카타쿠리입니다.

 

위에 나온 충격의 도넛 장면은

연재 당시에 엄청난 비난을 받았었는데요.

 

한창 원피스가 괴랄한 디자인으로 논란이던 와중, 오랜만에 등장했던 간지 넘치는 신캐였기 때문에 그 충격은 더욱 강력했죠.

저도 당시엔 엄청 실망해서 욕했던 기억이 있네요.

 

그런데 이제 와서 다시 생각해보면, 지금은 오히려 저 설정 덕에 카타쿠리가 더 입체적이고 개성 넘치는 캐릭터로서 완성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타만화에서도 이런 멋있는 디자인에 간지나는 성격, 그리고 힘까지 강한 악역은 쌔고 쌨습니다. 도넛씬 전까지는 카타쿠리도 그저 흔하디 흔한 카리스마형 악역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콤플렉스를 지닌 캐릭터라는게 밝혀지면서 카타쿠리는 자기 스스로 이미지 메이킹을 하는 신박한 빌런이 되어버렸고, 어떤 작품에서도 전혀 본 적 없는 독보적인 캐릭터성을 갖추게 됩니다. 브륄레와의 과거가 밝혀진 이후로는 오히려 일부러 자신의 흠을 숨기고 다닌다는 게 더 멋있어 보이기도 합니다. 그로 인해 캐릭터의 매력은 되려 배가 되었죠.

지금은 카타쿠리의 저런 캐릭터성을 비난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습니다. 다시 봐도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인거 같네요.

 

 

 

 

 

 

 

 

 

번역 : 

원피스가 20년이 넘도록 끝나지 않는 원흉이 이 녀석들입니다.원래 원피스는 5년 안에 완결시킬 예정이었습니다. 사황이라 불리우는 해적들과 싸우는 이야기가 원래는 메인입니다. 그런데...생각이 나버린 겁니다... 칠무해가... 이런 녀석들이 있다면 멋지겠구나... 가볍게 생각해버렸다가... 이런...장기연재가... 5무해나 2무해 정도로 하지 않았던거지! 7이 멋있었던게 이유입니다!! 뭐, 그리고 싶었던거 그린거니까 후회는 없지만서도... 하지만 조금은 후회가 있기도 합니다!

 

 

 

이건 또다른 여담입니다만, 작가가 직접 밝힌 바에 의하면 원래 사황은 초기부터 설정된 거였습니다. 45권에 이르러서야 처음으로 밝혀진 사황이란 설정이 실은 칠무해보다 먼저 구상한 거였다니 믿기 힘든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확실히 원피스는 칠무해 잡는 데만 70권을 소모해버리긴 했죠.

 

 

 

 오뎅과의 결투에서 인질극을 통해 비겁하게 싸움에서 승리하고, 1시간을 버티면 살려주겠단 약속조차도 어겨버리는 비열한 카이도의 모습을 보고 많은 팬들이 추잡하고 비굴하다며 조롱을 하기도 했었는데요.

 

앞에 얘기를 듣고 다시 보니 이러한 모습은

원피스 초기 악당들과 굉장히 닮아있습니다.

저는 발라티에에서 밥 얻어 먹자마자 태세 전환하던 돈 클리크가 연상되더군요.

 

 어쩌면 빅맘과 카이도 그리고 티치는 사실상 연재 초기부터 미리 구상해놓은 캐릭터이기 때문에

해적으로서의 비열만 면이 더욱 부각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지금의 비열한 캐릭터로 빌드업 된 카이도도 굉장히 좋아하는 편입니다.

등장할때마다 예상을 뛰어넘는 행동을 보여줘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위험한 느낌이 여태까지 원피스에서 본 적 없는 신박한 빌런 같달까요.

 

카이도도 사황이니까 분명 초기에 설정해둔 캐릭터였을테니,

아마 빅맘과 마찬가지로 곧 과거도 밝혀지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그때쯤이면 아마 또 카이도에 대한 연구글을 쓰지 않을까 싶네요.

 

복붙 환영이고,

다음엔 루피라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캐릭터편’, 스토리 전개 방식에 대한 '스토리편', 캐붕이나 밸붕에 대한 '파워밸런스편' 등으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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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극 2020-08-29 04:31:58
1부충 추억팔이 틀딱들 극혐이지
엘라그로스 2020-08-29 17:55:55
@흑극
맞는말임ㅋㅋㅋㅋㅋㅋ
교훈 ㅇㅈㄹㅋㅋㅋㅋㅋㅋㅋ 어인섬도 교훈있고
펑해~드레스로자도 스토리는 드라마인데ㅋㅋㅋ

꼭 1부충 애들은 폭시 에피소드를 기억에서 삭제함
일ㄴ 2020-08-29 04:50:22
빌런이 멋져야 작품이 살고 주인공이 산다는 내용 좋음
나도 빌런을 더 좋아해서 빠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달려라니나 2020-08-29 05:41:25
공감합니다 오다가 사실 잘생기고 강한 악당을 못 그려서 안 하는게 아니죠
방탄스커트 2020-08-29 09:36:40
정말 좋은 글입니다.
페미니스트 2020-08-29 10:37:45
와.... 원피스 게시판에서 이런 정상적인 글을 보게 될 줄이야....... 맨날 누가 강하니 어쩌니 개소리들 뿐이었는데 ㄷㄷㄷ
사신 2020-08-29 14:40:23
@페미니스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ㅇㅇd 2020-08-29 11:10:29
2부도 1부 못지 않게 개꿀잼인데 ㅋㅋㅋ 왤케 비교하고 그러지
핀들 2020-08-29 11:54:44
와...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세계와 환경과 킹메이커라.. 생각지도 못했는데 정말 양질의 연구글 보고 가네요
다음 연구글도 기대하겠습니다!!
타시기♡ [L:46/A:547] 2020-08-29 12:56:10
다음 연구글도 기대됩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BAKA [L:31/A:497] 2020-08-29 14:48:47
글 왤케 잘씀
전민석 2020-08-29 15:24:05
가독성 ㅆㅎㅊㅊ
Kim군 [L:27/A:87] 2020-08-29 17:50:24
@전민석
분발하겠습니다
엘라그로스 2020-08-29 18:01:32
ㄹㅇ 억까맞음ㅋㅋㅋㅋㅋ
드레스로자 애니 망작 + 점차 늘어나는 휴재 + 일뽕 선동으로
숨만쉬어도 까이는 원피스였는데ㅋㅋㅋㅋㅋ

와노쿠니 중반 들어와서부터 독자들 반응 바꿔버림ㅋㅋㅋ
아직도 와노쿠니 노잼이라 까는애들은 원피스 안보는애들 맞음

님은 빌런을 가지고 연구글을 썼는데
1부 루피는 킹피고, 2부 루피는 좆피다! 라는 비난여론이 있음
사실 비교해보면 1부 루피나, 2부 루피는 성격이 비슷함ㅋㅋㅋ

루피가 과거사에 관심이 없는데 들어줘서 설붕이다??
나미 과거를 안들어주긴 했지만, 비비 과거는 잘 들어주고
주변 민가 때려부술만큼 분노해줬음. 그냥 루피는 지 행동하고
싶은대로 행동하는새끼라고 해석하는게 맞다고 봄.

독자들이 원하는대로 2부 루피가 살짝 진지하게 그리면
지금 조로 진지충된걸로 시비거는 독자들처럼
2부 루피한테도 시비거는사람 꼭 생김
레드호크 [L:3/A:67] 2020-08-29 19:28:14
잘읽었습니다
재밌고 잘 풀어서 읽기좋게 잘 쓰신 것 같아요
간만에 좋을 글 읽고 갑니다
피곤하네 2020-08-30 03:05:01
저도 어인편에서 실체는 없다라는 대사가 기억에 남았고 오다가 뭘 전하려는지 파악할 수 있었죠
2부들어 처음 만난 빌런이었지만 너무 약해 주목받지 못해서 그렇지 피셔 타이거 스토리는 개인적으로 노랜드 스토리에 버금가는 과거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추천드려요
루피랜드 2020-08-30 10:08:56
1부가 명작이라 그렇지 2부도 재밌음
원피스 망했다는애들중 보지도않고 커뮤같은데서 소식만듣고 까는애들 많더라.

섬마다 한 에피소드라 한주씩 보기엔 늘어지긴해서 몰아서보면 재밌다는 평이 많음

2부도 메인빌런은 다 괜찮은데 도피패밀리 쩌리들가지고 디자인 극혐이라까더만ㅋㅋ 1부때도 쩌리들은 디자인 괴상한놈들 많았음

근데 드레스로자+빅맘편은 압축할수 있는걸 너무 길게 끌었고 가독성 구려진건 팩트
걘역시노트 2020-08-30 12:52:52
저도 와노쿠니편에서 욕많이했는데
이유가 별 잡놈들까지 이름 다붙혀서 출연시키고
자꾸 사무라이가 ㅈㄴ 세다고 밀어주는거에서 거부감생김
빅맘편까진 그래도 애들이 특징도 있고해서 괜찮았는데
와노쿠니는 별특징도 없는 잡엑스트라가 너무 많아지다보니 누가 누군지도 모를지경임에도 계속 출연시키니까 좀 짜증났음. 인물표 보면서 봐야할지경;
또 오뎅 띄어주기가 너무심했음. 신비주의,강캐이미지였던 골드로저&흰수염을 등장시키면서 오뎅띄어주기 용도로 사용한것도 맘에안들고
그 구간 지나고 나니 볼만해짐
오뎅 띄워주기는 뭐 그렇다쳐줘도 잡엑스트라는 좀 적당히 출연시켰으면 싶네요
출연해도 소개,이름,대사없이 지나가게하던가
르블옹 2020-08-30 16:36:09
혼란스러운 시대입니다. 선과 악의 경계는 모호해지는데 집단들 간의 대립은 더욱 첨예해지고 있네요... 흑흑흑...
캐럿당근 2020-08-31 15:15:53
추천해요 글 너무 잘쓰시네요
꿈에서 2020-08-31 16:19:32
1부 본 사람들은 대부분 한번에 몰아서 몰입해서 쭉 봤고 2부는 사람들이 기다렸다보고 해서 더 그런것도 있을수도. 나도 1,2부 둘 다 재밌음.
나미쫭 2020-08-31 16:21:16
글 잘읽었어요 1부 2부 차이를 떠나서 떠나서 불법으로 처 보면서 이제 원피스 그만둿네 맛갔네 탈덕이네 하는 인간들 개 극혐
단행본 한권이라더 처 사서 봣을까?
힝구 2020-08-31 19:23:40
잘 읽었습니다. 언제부턴가 조금 지루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작품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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