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입'이 정치권과 법조계를 강타할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그는 21일 밤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이른바 '대장동 일당'에게 받은 돈이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통해 '이재명 대선 캠프'로 흘러갔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런 사실을 모를 리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와 김 부원장은 금품수수 의혹을 완강히 부인했지만, 유 전 본부장은 "작은 돌 하나 던지는데 저렇게 안달인데, 정말 큰 돌 날아가면 어떡하려고"라며 추가 폭로를 예고했다.
유 전 본부장 인터뷰 직후 김 부원장이 구속되면서, 그의 주장은 더욱 힘을 받게 됐다. 그는 특히 한국일보에 "급하게 갈 것 없다. 천천히 말려 죽일 것"이라고 밝혀, 그의 한마디 한마디가 어떤 파장을 불러올지 가늠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일보는 유 전 본부장 인터뷰 내용을 추가로 공개한다.
"김문기를 몰라?"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사업 과정에서 민간사업자에 특혜를 몰아주고 성남도시공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와 거액의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지난해 10월 기소됐다. 그는 1년 가까이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윗선' 개입 여부에 대해선 입을 꾹 다물었다.
그의 입장이 180도 달라진 결정적 이유는 김문기 전 성남도시공사 개발1처장에 대한 이재명 대표 주장에 실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 방송 인터뷰에서 "하위 직원이라 시장 재직 때는 (김 전 처장을) 알지 못했다"고 답했다. 김 전 처장은 검찰 수사를 받던 지난해 말 숨진 채 발견됐다.
유 전 본부장은 이와 관련해 한국일보에 "(이재명 대표가) 김문기를 몰라? (나랑) 셋이 호주에서 같이 골프 치고 카트까지 타고 다녔으면서"라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2015년 1월에 9박 11일 일정으로 호주·뉴질랜드 해외 출장을 함께 다녀온 사실을 언급한 것이다. 그는 "뉴질랜드에서 요트값은 누가 냈는데?"라며 "난 (요트 타러) 가지도 않았지만 그거 내가 대줬다. 자기(이 대표)는 (요트 타러) 가놓고는. 그럼 자기가 받은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특히 "지금 '배OO'가 '여자 유동규' 아니냐"는 말도 했다. 배씨는 이재명 대표 배우자 김혜경씨의 수행비서 역할을 했다고 알려졌으며,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졌다. 이 대표 측은 법인카드는 김혜경씨가 아니라 배씨가 쓴 것이라며 김씨 연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은 배씨를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후략)
아주 독을 품었구나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