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영상 '신촌역에서 남학생 제압하는 아저씨'의 진실
지난 30일 한 편의 동영상이 SNS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처음 화제를 모은 곳은 페이스북 페이지 '유머저장소'다. 이 페이지에는 올라온 영상은 31일 오후 4시 현재까지 18만에 가까운 좋아요를 받는 등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 영상을 소개한 페이지는 <둘이 지하철역에서 어깨 부딪혔는데 고딩이 "눈깔 똑바로 뜨고다녀 병1신아" 라고 말해서 벌어진 사태라네요>라며 영상을 소개했다.

몇 시간 뒤 대형 페이스북 페이지 '인사이트'에서 해당 내용을 소개했다. 이 게시물은 현재까지 6만 6천이 넘는 좋아요를 받는 큰 인기를 끌었다.

인사이트는 "이에 아저씨는 감정적으로 응대하기 보다는 남학생의 반항을 힘으로 제압했고 침착하게 경찰에 신고했다."고 언급하며 독자로 하여금 남학생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게 유도했다.

그리고 "두 사람의 싸운 원인이 정확히 밝혀진 바는 없으나 아저씨의 현명한 대처로 더 큰 사고를 막은 것으로 보인다고 누리꾼들은 반응하고 있다."며 정확한 원인을 밝히지 않았다.

일부 페이스북 사용자들은 댓글을 통해 남학생으로 보이는 인물이 고등학생이며 여성을 성추행했다고 언급했다. 그리고 아저씨가 학생의 행동을 지적하다 몸싸움까지 이어지게 됐다고 밝혔다.

이렇게 사건은 의로운 아저씨와 버릇없는 고등학생의 해프닝으로 정리됐고, 많은 사람들은 고등학생을 비난하는 동시에 아저씨를 칭찬했다.

하지만 진실은 달랐다.

국민일보, 머니투데이 등이 경찰에 확인한 결과, 알려진 사실과 전혀 달랐던 것이다. 관련 내용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오후 5시 내용 추가)

- 2달 전에 단순 폭행으로 서로 합의해 종결된 사건
-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남성은 유부남 장모씨(23)
- 의로운 아저씨로 알려진 중년 남성은 술에 취한 상태
- 술취한 중년 남성이 장씨을 계속 쳐다봤고, 장씨는 '왜 보느냐'고 묻자 중년 남성이 '따라나와 바'라며 시비
- 그리고 중년 남성이 장씨의 뒤통수를 먼저 때리며 싸움으로 번짐
- 장씨는 경찰서에서 중년 남성으로부터 사과를 받으며 합의함

관련해 장씨는 머니투데이와 통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장씨는 "나는 학생도 아니고 먼저 시비를 걸지도 않았다"며 "내가 피해자인데 동영상과 게시물에는 오히려 내가 나쁜 사람으로 몰렸다"고 억울해 했다.

정확한 사실이 밝혀지지 않은 채(사실 확인을 조금이라도 하지 않은 채)사건의 일부만 알림으로써 발생한 해프닝(?)이라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