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돌봐준 할아버지의 유언을 떠올리며 스쿠나의 손가락 20개를 모두 삼키고 죽기로 결심했던 이타도리,
그 재앙을 삼킨 자신이 존재했기 때문에 시부야의 수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그 재앙을 억누르지 못했기 때문에 친구마저 잃었다.
이타도리는 자신의 약함, 미숙함에 스스로를 혐오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이타도리와 스쿠나 간의 적대적 관계, 그 명분을 만화 초기부터 212화까지,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한 걸음만 뒤로 물러서서 만화 전체의 맥락을 보면, 고죠vs스쿠나는 과정에 지나지 않음을, 고죠가 필연적으로 질 수 밖에 없음을, 스쿠나가 살아남아 최종적으로는 이타도리vs스쿠나의 결판이 나야 함을 알 수 있었다.
대표적으로 이타도리와 스쿠나의 관계를 예로 들었는데,
스쿠나와의 대전을 고대하며 주물이 된 카시모의 존재, 영혼과 관련된 연구를 활용한 메구미 구출 등
스쿠나가 계속 살아있어야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었다.
그런데 고죠가 스쿠나를 죽이고
고죠+남은 멤버들 vs 켄자쿠+1억 주령과 싸운다?
............
고죠가 죽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야 나도 같았지만, [고죠가 이길 것이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논리에는 "만화 전체의 맥락"이 빠져있었다.
물론 그들이 말하는
'고죠 이외의 술사들이 마허라까지 조복시킨 료멘 스쿠나를 이기는 건 불가능하다'는 주장은 타당했다.
'신기'라고 불리는 영역 후쿠마미즈시를 극복해야 하고, 모든 사상에 대한 적응을 하는 마허라까지 상대하고 제압해야 한다.
그들에게 어떻게 그것이 가능하겠는가?
누가 감히 해낼 수 있겠는가?
이것이 바로 현대 최강의 술사 고죠 사토루의 역할이었던 것.
<후쿠마미즈시 파괴>
<마허라 파괴>
료멘 스쿠나가 가진 최강의 패
<후쿠마미즈시> 파괴
<팔악검 이계신장 마허라> 파괴
+
<엄청난 주력소모>
오히려 스쿠나는 고죠와의 전투로 인해 필승카드 2개를 잃고
A. 평생 1회의 술식인 뇌신 카시모 하지메
B. 현대의 이능 옷코츠 유타
C. 천여주박 피지컬 기프티드 젠인 마키
D. 불사신 하카리 킨지
E. 스쿠나의 주력에 절여진 이타도리 유지
위 5명을 상대로 이길 수나 있을지 걱정되는 수준으로 약해져 있다.
만화의 흐름에서 [료멘 스쿠나의 약체화]라는 고죠의 역할은 명확히 주어져 있었고,
고죠는 그 역할을 충실히 이행한 후 퇴장한 것이다.
P.S
나 역시 고죠를 갑작스럽게 죽여버린 것 때문에 너무 데미지가 컸는데...
다시 생각해보면 갑작스러운 스킵을 통해 그렇게 죽여버렸기에 극적으로 느꼈고, 여운이 더 짙었던 것 같다.
이타도리 이미지로 봐서는
스쿠나 술식이 새겨졌을 때 [후가]를 쓸 것 같은 느낌이 듦.
왠지 잔학성이 잔뜩 담긴 참격쪽은 안 쓸 거 같은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