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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툴루신화 우주관 정리
제천대성 | L:0/A:0 | LV32 | Exp.91%
594/650
| 17-0 | 2021-03-24 21:54:28 | 37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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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위 시스템 도입 이후로 가장 떡상한 세계관이었으나 그동안 정보가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로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던 세계관인 크툴루신화 우주관을 이번에 한번 정리해보겠다

단, 본문의 우주관 정리에 사용할 작품은 러브크래프트의 오리지널 작품, 크툴루세계관과 연동된 당시 작품에 한하여 사용하겠다.

  

 

I. 단일 우주

II. 다중 우주

III. 관문

IV. 절대 심연

V. 원형

VI. 최고 원형

VII. 요약 및 결론

 

 

 

I. 단일 우주

 

파동이 다시 밀려들었고, 카터는 그것이 존재의 화답임을 알 수 있었다.

카터에게 새로운 전망을 열어주고 우주에 관한 전대미문의 이해력을 선사할 지식과 설명이 '무한한 정신'으로부터 쏟아지기 시작했다. 3차원의 세계가 얼마나 유치하고 편협한 개념이며, 상화좌우, 전후 외에도 얼마나 무한한 방향이 존재하는지 카터는 전해 들었다.

증오,분노,사랑과 허영,찬사를 받고자 하는 욕망과 희생, 이성과 자연에 모순된 신념을 위한 요구 등등 인간사와 손바닥만한 지구의 신들 또한 얼마나 보잘것없고 공허한 것인지도 알게 되었다.

메세지의 대부분이 저절로 카터에게 번역되는 동안, 해석을 돕는 또다른 감각이 느껴졌다. 혹은 눈으로, 혹은 상상으로 카터는 인간의 눈과 머리를 초월한 차원에 들어와 있음을 깨달았다. 이제 그는 권능의 소용돌이에서 무한한 공간으로 바뀌는 그림자를 통해 감각을 어지럽히는 창조의 번뜩임을 보았다. 기묘한 시점을 통해 그는 일생동안 비밀을 연구해 왔음에도 여전히 벗어나지 못한 존재와 크기와 경계의 개념을 뛰어넘는 무수한 외연의 거대한 형체를 보았다. 

(중략) 

그때 파동이 강렬해지면서 카터의 이해를 도왔으며, 현재의 분신은 일부일뿐 실제로는 여러 형태가 혼합된 존재임을 깨닫게 해주었다.

파동에 따르면, 여러 공간마다 따로 존재하는 카터의 분신들은 그들이 서로 교차하면서 생긴 결과에 지나지 않았다. 그것은 입방체에서 잘라낸 정방형 혹은 구체에서 잘라낸 원과 같다고 했다. 그러므로 3차원의 입방체와 구체는 인간이 오직 추측과 꿈을 통해서만 알고 있는 사차원의 그것들에서 잘린 결과였다.

그리고 4차원의 그것들은 5차원의 형태에서 잘린 것이며, 이런 식으로 헤아릴수 없을 정도로 무수한 차원까지 이어진다 했다. 인간과 그들이 만든 신의 세계는 극미한 단계이자 존재에 불과했다. 일차 관문 안쪽에 있는 3차원의 작은 세계이며, '움라트-타월'이 초고대인에게 꿈을 꾸도록 지시하는 지점이었다. 인간들이 3차원을 현실이라고 큰소리치고, 원래 다차원이었던 공간을 비현실이라고 하지만, 진실은 그와 정반대인 셈이었다. 인간이 물질과 현실이라고 부르는 것은 그림자이며 환영이었다. 인간이 그림자와 환영이라고 부르는것이 곧 물질이며 현실이었다.

 

-실버 키의 관문을 지나서-

 

크툴루 세계관에서 인간들은 고차원 공간을 비현실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인간들이 3차원존재이기때문에 고차원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크툴루 세계관의 우주에는 상하좌우전후 외의 무한한 방향(공간축)이 본래부터 존재하고 있었다.

따라서 크툴루 신화의 단일우주는 무한 차원 공간으로, 우주권 1티어(High 1-B)에 부합한다

 

 

II. 다중 우주

 

에클리는 전에도 소름끼치는 일들을 알고 있었지만, 외계의 존재와 화해를 한 이후 추가로 알게된것은 제정신으로 감당하기 힘들 정도였다. 절대적 무한의 구조, 차원의 뒤섞임, 그리고 우리가 잘 알고있는 시공으로 구성된 이 3차원 우주는 끝없이 이어진 우주 원자에 속해있다는 놀라운 설명과 함께, 그 우주 원자가 곡선, 각도, 그리고 물질 및 반물질의 전자공학적인 조직을 구성한다고 했다. 나는 아직까지도 애클리가 암시한 그 모든 이야기를 결코 믿을 수 없다.

 

-어둠속에서 속삭이는 자-

 

우리의 현실 세계는 거대하고 불길한 구조를 이루는 하나의 원자에 불과하며, 미지의 영역이 세계 도처에 밀려들어 어디든 자리를 잡고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힌채, 청년 로덤은 형식적 종교와 신비학의 원천을 차례로 비워 버렸다.

 

-후손-

 

"But what place is this? Is it Paradise or Hell? This is not the world I have known since birth. And those stars-I have never seen them before. Those constellations are mightier and more fiery than I ever knew in life."
"There are worlds beyond worlds, universes within and without universes," said the ancient. "You are upon a different planet than that upon which you were born; you are in a different universe, doubtless in a different dimension,"
"Then I am certainly dead."
"What is death but a traversing of eternities and a crossing of cosmic oceans? But I have not said that you are dead."
"Then where in Valka's name am I?" roared Kull, his short stock of patience exhausted. "Your barbarian brain clutches at material actualities," answered the other tranquilly. "What does it matter where you are, or whether you are dead, as you call it? You are a part of that great ocean which is Life, which washes upon all shores, and you are as much a part of it in one place as in another, and as sure to eventually flow back to the Source of it, which gave birth to all Life. As for that, you are bound to Life for all Eternity as surely as a tree, a rock, a bird or a world is bound. You call leaving your tiny planet, quitting your crude physical form-death!"
"But I still have my body."
"I have not said that you are dead, as you name it. As for that, you may be still upon your little planet, as far as you know. Worlds within worlds, universes within universes. Things exist too small and too large for human comprehension. Each pebble on the beaches of Valusia contains countless universes within itself, and itself as a whole is as much a part of the great plan of all universes, as is the sun you know. Your universe, Kull of Valusia, may be a pebble on the shore of a mighty kingdom. "You have broken the bounds of material limitations. You may be in a universe which goes to make up a gem on the robe you wore on Valusia's throne or that universe you knew may be in the spiderweb which lies there on the grass near your feet. I tell you, size and space and time are relative and do not really exist."

 

-Kull : Exile of Atlantis-

 

 

● 원자들의 군집체가 물체를 형성하는것과 유사하게 크툴루 세계관의 무한한 우주들 또한 여러 우주의 군집체가 상위 우주를 형성하게 된다

작중에서도 크툴루세계관과 세계관을 공유하는 작품인 컬 : 아틀란티스의 망명자에서 우주 안에 우주가 들어있으며, 발루시아 해변에 놓인 조약돌은 각각 무수한 우주들을 내포하고 있다고 한다.

위의 그림을 참조하면 이해가 쉬울듯싶다

따라서 크툴루 신화의 다중우주는 프랙탈 구조의 무한한 상위우주들이기 때문에 초월권 4티어(Low 1-A)에 부합한다

 

 

 

III. 관문

 

자세한 이야기를 한 적은 없지만, 카터는 그 수수께끼를 풀고야 말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했습니다. 언젠가부터는 일이 진척되는 과정에 대해 거의 함축적으로만 설명하기 시작했씁니다. 그 고풍스러운 은 열쇠에 대해서도, 우리 앞을 가로막은 일련의 관문을 여는 열쇠로서 시공을 초월한 거대한 회랑을 지나 인간이 한 번도 건넌적이 없는 경계선까지 이를 수 있다고 말했지요.

(중략)

"우리는 오로지 꿈을 통해서만 랜돌프 카터의 여정을 이해할수 있소. 나도 꿈속에서 낯선 장소를 숱하게 돌아다녔고, 스카이 강 너머에 있는 울타르에서 기이하고도 중요한 이야기들을 많이 전해 들었소. 양피지가 꼭 필요하지는 않았을 것 같소. 왜냐하면, 카터가 유년 시절의 꿈속으로 돌아가 현재 이레크-바드의 왕이 되어있을것이기 떄문이오."

(중략)

아컴 뒤편의 산간 지역은 기묘한 마법으로 가득하다. 에드먼드 카터가 1692년 세일럼에서 그곳으로 도주했을때, 어쩌면 뭔가가 별에서 내려오고 지하에서 솟구쳤는지 모른다. 다시 그 산간에 들어서는 순간, 랜돌프 카터는 하나의 관문에 도달했음을 깨달았다. 그 관문은 이지적이고 혐오스러운 것들을 추구하는 대담한 사람들 중에서도 소수만이 지구와 외계의 절대공간 사이에 가로놓인 거대장벽을 뚫고 도달할수 있는 곳이었다. 오래전 그 맘때쯤에도, 그는 빛바랜 은 열쇠에 새겨진 아라베스크 문양을 몇달만에 해독하고 그곳에 찾아왔던 것을 기억해냈다. 저무는 태양을 향해 열쇠를 높이 치켜들고 어떤 식으로 돌리는지, 마지막에 외워야 하는 아홉 번째 주문은 무엇인지, 그는 이제 알 것 같았다. 어두운 극성과 가까운 지점에서 관문이 그를 유혹하고, 은 열쇠는 본연의 역할을 기억하고 있는듯했다.

(중략)

랜돌프 카터가 내부 동굴에서 행한 은 열쇠의 의식은 헛된것이 아니었다. 동작과 주문을 하는 순간부터 기묘하고 놀라운 변화의 빛이 분명히 나타났다. 시간과 공간이 엄청난 혼돈에 빠져드는것같았다. 그러나 그가 어떤 동작을 얼마동안 취하고 있었는지는 정확히 알수 없다. 

눈으로 직접 확인할수 없는 시간과 위치 따위는 더이삭 중요한 의미를 지나지 않았다. 

그 전날, 랜돌프 카터는 기적적으로 수년의 시간을 뛰어넘었다. 이제 소년과 어른의 경계는 사라졌다. 지리적 배경과 상황은 모두 망각된 채, 일련의 이미지만으로 존재하는 랜돌프 카터가 있을 뿐이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기괴한 아치문과 함께 벽 위에 거대한 손이 조각되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동굴도, 동굴이 사라졌다는 느낌도 존재하지 않았다. 벽도, 벽이 사라졌다는 느낌도 존재하지 않았다. 추상적일 정도로 희미한 인상의 흐름만 있었다.

마음에 떠오른 모든 것들을 느끼거나 표현한 결과였지만, 랜돌프 카터가 의식적으로 그 인상들을 받아들이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

의식이 끝나자, 카터는 지구의 지질학자도 모르는 공간과 역사에 존재하지 않는 시대에 도달해있음을 깨달았다.

그 같은 일이 완전히 낮설게만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서 『프나코틱 필사본』에서 단편적으로 암시되고, 아랍의 광인 압둘 알하즈레드가 쓴 금서 『네크로노미콘』의 한 장 전체에 언급됐을 뿐 아니라, 그가 은 열쇠에 새겨진 문양을 해독하는 순간 그 중요성을 분명하게 깨달은 일이었다.

'최종 관문'은 아니지만, 그래도 지구와 그 시간에서 시간을 초월한 지구의 외연으로 향하는 관문 하나가 열렸다. 그 지점을 통과하면 모든 행성과 우주와 물질을 초월한 '마지막 공간'으로 가는 끔찍하고 위험한 최후의 관문이 나타났다.

(중략)

그 형체가 바로 무시무시한 안내자이자 관문의 수호자인 '움라트-타월'. 즉 초고대인으로서 '생명의 연장'이라는 의미를 가진 자였다.

안내자는 모든것을 알고 있었기에 카터의 탐험과 방문이 있을 것이며, 꿈과 비밀을 쫓는 그 몽상가가 아무 두려움 없이 그 앞에 설 것도 알고 있었다. 그가 내뿜는 빛에서 공포나 적의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서 카터는 아랍의 광인이 이제부터 벌어질 일에 질투를 느껴서 안내자에 대해 섬뜩하고 불경한 암시를 한 것은 아닐까 잠시 의아했다. 아니면 안내자가 자신이 두려워하는 대상에 대해서는 공포와 적의를 드러내지 않는 것인지 몰랐다. 빛이 계속 방사됐으며, 카터는 마침내 그 빛이 언어의 한 형태라고 생각했다.

"내가 바로 초고대인의 수장이다." 안내자가 말했다. "그대는 이미 우리를 알고있다. 초고대인들과 나. 이렇게 우리는 그대를 기다려왔다. 오래 지체됬지만, 여기 온것을 환영한다. 그대가 열쇠를 가지고왔기에 나는 '일차 관문'을 열었다. 이제 '최종 관문'이 그대를 시험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두렵다면, 포기하라. 여기에 온 것처럼 아무 문제 없이 돌아갈 수 있다. 그러나 일단 선택을 한 후에는······."

(중략)

선생님은 그 미묘한 특징을 얼마나 알고 계시는지요? 만약 저의 꿈과 지식이 옳다면, 그 물건을 '일차 관문'에 대해 잘 아는 사람들이 만든 것입니다. 하지만 일단 이야기를 계속하겠습니다."

이윽고, 계속된 인도 사람의 말에 따르면, 무리의 합창과 흔들림이 멈추자 머리 주변을 떠돌던 희미한 빛도 사라졌으며, 망토를 쓴 무리는 대좌에 이상하게 주저앉았다고 말했다. 카터는 처음 봤을때처럼 초고대인이 잠들었음을 알았고, 자기가 우주의 잠을 깨웠었다는 사실에 외경심을 느꼈다. 천천히 그의 마음속에 떠오르는 진실은, 그 기이한 합창 의식이 가르침이며, 초고대인의 수장이 지시하는 대로 망토 쓴 형체들은 은 열쇠로 통과할수 있는 '최종 관문'을 열기 위해 또 한번 새롭고 특별한 잠에 빠져들었다는 것이었다. 깊은 잠의 신비 속에서 그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완전하고 절대적인 외연의 광대무변을 사색하며 카터에게 필요한 일을 준비시키려는 것이다.

안내자는 그들과 함께 잠들지 않았지만, 무언의 미묘한 방식을 통해서 여전히 카터에게 가르침을 전하는 것 같았다. 실제로 그는 꿈에서 성취할 일들을 이미지를 통해 망토 쓴 형체들에게 주입하고 있었다. 카터는 초고대인 각각이 예정된 사유를 형상화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 결과 사유의 핵심은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있는 현시로 나타날 것이었다. 망토 쓴 형체들이 꿈과 하나로 일치될 때, 그 현시와 함께 카터에게 필요한 모든 것들이 구체적인 모습으로 드러날 것이다. 카터는 인도에서 그 비슷한 일들을 목격한 적이 있었따. 그때 원형으로 둘러앉은 명상의 대가들이 각각의 의지를 결집하고 투사함으로써 희듸흰 광휘 속에서 그들의 생각을 전달했는데, 그것을 아는 이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최종 관문의 정체가 무엇이며, 어떻게 통과할수 있는지, 카터는 확신할수 없었지만 강렬한 욕망을 느꼈다.

(중략)

"진리를 아는 자는 선악을 초월한다." 목소리 아닌 목소리가 말했다.

"진리를 아는 자는 '완전한 합일'로 이끌린다. 진리를 아는 자는 환영이 곧 현실이며, 물질이 곧 거짓임을 알고 있다."

곧이어 카터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던 석상에서 아주 오래전에 3차원의 가상적인 내부 동굴에서 본 것처럼 거대한 아치문의 윤곽이 나타났다.

그는 자신이 은 열쇠를 사용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배운적은 없지만 '내부 문'을 열었을 때처럼 본능에 따라 열쇠를 움직이고 있었다.

두 뺨에 일렁이는 장밋빛 바다는 알고보니 금강석처럼 단단한 벽이었다. 벽은 이제 그의 주술 앞에서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다. 초고대인의 사유가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그의 주술을 돕고 있었다. 여전히 본능과 단호한 결심에 이끌려, 그는 공중에 뜬 상태에서 앞으로 움직였고, 마침내 최종관문을 통과하기 시작했다.

거대한 석조물 사이를 통과한 랜돌프 카터의 모험은 흡사 행성 사이를 빠르게 이동하는것 같았다. 그는 아주 멀리서 밀려드는 달콤하고 장엄한 승리감을 맛보았다. 곧이어 거대한 날개가 퍼덕이고, 지구 혹은 태양계에서 알려진 바 없는 물체들이 짹짹거리고 웅얼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가 뒤를 돌아보자, 하나가 아닌 여러 개의 관문들이 나타났다. 그 중 어느 한 곳에서 기묘한 형체들이 소동을 일으키고 있었지만,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광경이었다.

갑자기 그 어떤 것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공포가 엄습해왔다.

그것은 그 자신과 관련된 것이라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공포였다. 일차 관문을 통과할때 평온을 빼았기고, 자신의 신체와 주변 사물과의 모호한 관련성에도 확신을 잃었지만, 자아의 통일성만큼은 혼란을 겪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랜돌프 카터였고, 소용돌이치는 차원의 정점이었다. 그러나 최종관문을 지난 지금, 그는 자신이 하나가 아닌 여럿이라는 섬뜩한 공포에 직면했다.

...중략...

나는 그대의 욕망 속에서 선함을 발견했다. 나는 지구상의 존재에게 열 한번밖에 주지 않은 기회를 그대에게 기꺼이 허락하겠다. 그 중 다섯 번의 기회는 인간 혹은 그와 유사한 종족에게 허락한 바 있다. 나는 그대에게 '절대의 신비'를 보여줄 것이며, 그것이 연약한 정신을 파괴할수 있다는 점도 알려주고자 한다. 그대가 비밀의 시작이자 끝을 완전히 보기 전에 포기할 기회를 주겠다. 그대가 원한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장벽과 두 개의 관문을 지나 돌아갈 수 있다.

(중략)

무無로 합쳐진다면 그것은 평화로운 망각이다. 그러나 자신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다른 존재와 구분되는 차이를 잃는다면, 더 이상 자아가 없다면, 그것은 정체모를 고뇌의 절정일 것이다.

그는 보스턴에 한 명의 랜돌프 카터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최종 관문 너머에 있는 존재의 일부 혹은 일면일지 모르는 그의 정체가 과연 어떤 카터였는지는 확신할수 없었다. 그의 자아는 지워졌다. 그러나 개인이 완전히 무효화된다는 관점에서 '그'라는 존재가 실제로 존재할수 있다면, 그는 불가해한 방식으로 여러개의 자아가 합쳐진 존재라고 할 수 있었다. 마치 그의 육체는 사지와 머리가 여러개 달린 인도 신전의 어느 조각상으로 변한 것 같았다. 그는 당혹감 속에서 자아의 결합체 중 어느것이 본질이고 어느것이 추가된 것인지 알아내려고 생각에 잠겼다. 만약 다른 자아와 구분되는 본연의 자아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말이다.

망연자실해진 '관문 너머 카터의 분신'은 공포의 밑바닥 곳에서 더욱 깊고도 강렬한 공포의 검은 구덩이 속으로 내동댕이쳐졌다. 극한의 공포는 더욱 강렬하게 그를 사로잡았다.

 

-실버 키의 관문을 지나서-

 

인간이 상상하는 것과는 거의 관련이 없기에, 우리가 함께 연구한 내용을 설명하기는 불가능하다. 그것은 물질과 시공의 깊숙한 곳에 놓여있는 의식과 어렴풋한 실체로 이루어진 세계에 관한 연구로서, 매우 광대하고 섬뜩한 것이었다. 그 세계에 사는 존재들에 대해 우리는 그저 꿈의 형태로만 추측할 뿐이며, 그 꿈 역시 보통 사람들에게는 찾아오지 않는 꿈 이상의 진귀한 것이나,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들만이 일생에 한 두번은 경험할 만했다. 우주는 꿈에서나 등장하는 그런 세계에서 탄생했고, 그 과정 또한 장난삼아 만든 거품처럼 우연에 불과하기에 창조자가 또 다시 변덕을 부려 허락하지 않는 한은 그 같은 사실을 무시하거나 하찮게 여긴다. 현자들이 줄곧 인간의 꿈을 해석해 왔지만 정작 신들은 비웃을 뿐이었다. 동양의 눈을 지닌 사람이 유일하게 모든 시공이 서로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고 말했지만, 사람들은 웃고 지나칠 뿐이었다. 그러나 동양의 눈을 지닌 사람도 추측 이상은 하지 못했다. 나는 단순한 추측 이상을 원했고, 똑같이 노력해온 나의 친구는 어느정도 결실을 보고 있었다. 그래서 함께 뜻을 모은 우리는 고색창연한 켄트의 장원에 있는 탑실에서 독특한 약물을 사용하여 섬뜩한 꿈에 몰입하였다.

그날 이후에 겪어야 했던 고통은 차마 말로 할 수 없다. 그 불경한 탐험의 시간 동안 내가 보고 깨달은 것을 도저히 입에 올릴 수 없다. 어떤 언어로도 그 상징이나 암시를 표현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발견한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감각에만 관련돼 있으며, 보통 사람의 신경체계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인상들로 가득차 있었다. 감각들 속에 상상을 초월한 시간과 공간의 본질이 놓여 있었고, 그 심연에서 마주친 존재들은 뚜렷한 실체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 깨달음의 가정에서 시종일관 우리의 정신은 현실적인 모든 것에서 급격히 분리된 후, 충격적이고 컴컴한 공포의 심연을 따라 날아갔기 때문이다. 이따금 끈적끈적하고 텁텁한 수증기 덩어리라고밖에는 표현할수 없는 장벽을 통과하다가 찣기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 음산한 정신의 비행을 하는 동안, 우리는 따로 떨어져 있기도 하고 함께 있기도 했다. 우리가 함께 있을때, 내 친구는 항상 저 멀리 앞서 있었다. 내가 알고있는 친구의 얼굴은 사라져버린 상태였지만, 나는 그가 앞에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꿈속에서 그는 생경하고도 기이하고 섬뜩하리만큼 아름다운 황금빛을 발산했다. 게다가 놀라우리만큼 젊어진 얼굴에서 눈빛이 이글거렸고, 올림퍼스의 신을 닮은 이마뿐 아니라 칠흑같은 머리칼과 수염이 자라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시간 자체가 환영처럼 느껴져서 우리의 기억도 허상처럼 실체를 잃어갔다. 

(중략)

어느 날 미지의 공간에서 바람이 불어와 우리 두 사람을 모든 사유와 존재 너머의 무한한 진공 속으로 밀어넣은 일이 있다. 형언할수 없는 광기의 깨달음이 한꺼번에 우리에게 쇄도했다. 그 순간만큼은 기쁨에 전율했을 정도로 무한한 깨달음이었지만, 지금은 기억에서 사라지거나 그렇지 않은 부분도 차마 다른 이에게 알릴 수 없는 애용이다. 주마등처럼 빠르게 스치는 기억 속에 우리를 가로막은 끈적끈적한 장벽들도 떠오른다.

나는 마침내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멀리 떨어져있는 왕국에 다시 태어나 있음을 알게 되었다.

순결한 대기로 둘러싸인 대양에 뛰어든 순간, 내 친구는 아주 멀리 앞서 있었다. 나는 공중에서 번뜩이는 너무도 앳된 얼굴에서 불길한 환희의 표정을 볼 수 있었다. 친구의 얼굴이 희미해지더니 홀연히 사라져 버렸고, 곧바로 나는 어느 장벽에 부딪혀 퉁겨졌다. 그때까지 통과해 온 다른 장벽들과 다르지 않았지만, 그 두께가 상상을 초월했다. 끈적끈적하고 냉습한 덩어리, 이 표현 외에 비물질의 영역에서 마주친 그 장벽을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내 친구이자 스승이 성공적으로 통과한 장벽에 나는 발목을 잡힌 셈이었다. 장벽을 뚫기 위해 다시 한번 안간힘을 쓰다가, 나는 약에 취한 꿈에서 깨어나 탑실의 한쪽 구석 자리에서 눈을 떴다. 맞은편에서 내 친구는 여전히 의식을 잃고 몽환에 취해 창백하게 누워 있었다. 누르스름한 녹색 달빛 아래, 그 대리석같은 모습은 너무도 수척하고 아름답게 보였다. 잠시 후, 친구의 몸이 들썩였다. 신이 연민을 베풀어, 그때 내 눈앞에서 펼쳐진 광경과 소리를 잊게 해 주시기를, 친구의 비명 소리와 공포에 사로잡힌 새카만 눈동자에 일순 떠올랐다가 사라진 지옥의 광경을 어찌 설명해야 할지, 나는 그때 의식을 잃었고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친구가 내게서 공포와 음산한 생각을 쫓아내기 위해 정신없이 나를 흔들고 있었다. 꿈의 동굴을 향한 우리의 자발적인 탐험은 그렇게 끝이 났다. 장벽을 넘어 멀리까지 갔다가 공포와 충격과 불길한 생각에 사로잡힌 내 친구는 다시는 그 꿈의 왕국을 찾지 말라고 내게 경고했다. 그가 과연 장벽 너머에서 무엇을 보았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중략)

언젠가, 심연의 공간과 자유로운 시간의 꿈속에서 내 친구가 장벽 너머의 은밀하고 가장 깊숙한 악몽의 금기 속으로 들어갔을 때, 그때 본 적이 있는 얼굴이었다.

내가 바라보는 동안 새카맣고 축축한 머리가 들썩이더니 움푹 들어간 눈이 번쩍 열렸다. 어둠에 물든 가녀린 입술이 벌어졌지만, 너무도 두려워 비명마저 지를수 없는것 같았다. 유령처럼 흐늘거리는 얼굴에서 육체없는 정신의 광채가 번뜩였고, 어둠 속에서 더욱 견고하고 충만해진 활력이 느껴졌다. 그 순간,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극악한 공포를 맛보았다. 아득했던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는 동안 한마디 말소리도 들리지 않았지만, 나는 먼 기억 속의 앳된 얼굴이 뚫어져라 향해진 시선을 따라 그 광선이 흘러나오는 쪽을 바라보았다. 소용돌이처럼 다가오는 광선, 내가 그 실체를 보는순간 고막을 찣는 비명이 터졌고, 건물의 다른 하숙인과 경찰이 들이닥쳤다. 내가 무엇을 봤는지, 다시 말하지만 도저히 말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나보다 더 많은 것을 보았던 친구의 얼굴에서도 더이상 한마디 말도 흘러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항상 냉소적이고 탐욕적인 히프노스, 그 밤의 제왕을 조심해야 한다. 밤하늘과 지식과 철학의 광기어린 욕심을 경계해야한다.

그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알 길이 없다. 나는 기이하고 끔찍한 광선 때문에 넋이 나간 상태였을뿐만 아니라, 집으로 들이닥친 사람들도 미쳤다고밖에 설명할수 없는 망각에 빠져들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내게 한 말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즉, 나한테 친구가 없고 예술과 철학과 광기가 나의 비참한 일생을 사로잡았다는 것이다.

 

●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곳에 일차 관문이 있으며, 일차 관문을 넘어선 뒤 다시 꿈을 통해 최종 관문에 접근해야 한다고 한다.

다만, 2개의 관문만이 존재한다는 것은 아니다

최종 관문을 통과한 뒤 심연에서 뒤를 돌아보니 여러개의 관문들이 나타났다는 서술, 두 개의 관문과 눈에 보이지 않는 장벽이란 서술을 종합했을 시에 일차관문, 최종관문 사이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장벽의 형태로 여러개의 관문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관문들의 구조를 추가적으로 설명하기 이전에 위에 나오는 두 작품의 묘사 유사성부터 비교하도록 하겠다

 

'우리는 오로지 꿈을 통해서만 랜돌프 카터의 여정을 이해할수 있소.'

'초고대인의 수장이 지시하는 대로 망토 쓴 형체들은 은 열쇠로 통과할수 있는 '최종 관문'을 열기 위해 또 한번 새롭고 특별한 잠에 빠져들었다는 것이었다. 깊은 잠의 신비 속에서 그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완전하고 절대적인 외연의 광대무변을 사색하며 카터에게 필요한 일을 준비시키려는 것이다.'

=

'우리는 그저 꿈의 형태로만 추측할 뿐이며, 그 꿈 역시 보통 사람들에게는 찾아오지 않는 꿈 이상의 진귀한 것이나,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들만이 일생에 한 두번은 경험할 만했다.'

'독특한 약물을 사용하여 섬뜩한 꿈에 몰입했다.'

 

 ◆ 꿈을 통해야만 물질계 너머의 관문으로 진입할수 있다

 

'그가 뒤를 돌아보자, 하나가 아닌 여러 개의 관문들이 나타났다'

'그대가 원한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장벽과 두 개의 관문을 지나 돌아갈 수 있다'

=

'이따금 끈적끈적하고 텁텁한 수증기 덩어리라고밖에는 표현할수 없는 장벽을 통과하다가 찣기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주마등처럼 빠르게 스치는 기억 속에 우리를 가로막은 끈적끈적한 장벽들도 떠오른다.'

 

'나는 어느 장벽에 부딪혀 퉁겨졌다. 그때까지 통과해 온 다른 장벽들과 다르지 않았지만, 그 두께가 상상을 초월했다'

 

 ◆ 장벽의 형태로 여러개의 관문들이 존재한다

 

'지리적 배경과 상황은 모두 망각된 채, 일련의 이미지만으로 존재하는 랜돌프 카터가 있을 뿐이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기괴한 아치문과 함께 벽 위에 거대한 손이 조각되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동굴도, 동굴이 사라졌다는 느낌도 존재하지 않았다. 벽도, 벽이 사라졌다는 느낌도 존재하지 않았다. 추상적일 정도로 희미한 인상의 흐름만 있었다.'

'일차 관문을 통과할때 평온을 빼았기고, 자신의 신체와 주변 사물과의 모호한 관련성에도 확신을 잃었지만, 자아의 통일성만큼은 혼란을 겪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랜돌프 카터였고, 소용돌이치는 차원의 정점이었다. 그러나 최종관문을 지난 지금, 그는 자신이 하나가 아닌 여럿이라는 섬뜩한 공포에 직면했다.'

=

그 음산한 정신의 비행을 하는 동안, 우리는 따로 떨어져 있기도 하고 함께 있기도 했다. 우리가 함께 있을때, 내 친구는 항상 저 멀리 앞서 있었다. 내가 알고있는 친구의 얼굴은 사라져버린 상태였지만, 나는 그가 앞에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 일차 관문을 통과한 이후에 주변 사물과의 관련성을 인식할수 있는 능력이 부족해졌다

 

'그러나 최종관문을 지난 지금, 그는 자신이 하나가 아닌 여럿이라는 섬뜩한 공포에 직면했다.'

'그는 보스턴에 한 명의 랜돌프 카터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최종 관문 너머에 있는 존재의 일부 혹은 일면일지 모르는 그의 정체가 과연 어떤 카터였는지는 확신할수 없었다. 그의 자아는 지워졌다. 그러나 개인이 완전히 무효화된다는 관점에서 '그'라는 존재가 실제로 존재할수 있다면, 그는 불가해한 방식으로 여러개의 자아가 합쳐진 존재라고 할 수 있었다. 마치 그의 육체는 사지와 머리가 여러개 달린 인도 신전의 어느 조각상으로 변한 것 같았다. 그는 당혹감 속에서 자아의 결합체 중 어느것이 본질이고 어느것이 추가된 것인지 알아내려고 생각에 잠겼다. 만약 다른 자아와 구분되는 본연의 자아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말이다.

 

망연자실해진 '관문 너머 카터의 분신'은 공포의 밑바닥 곳에서 더욱 깊고도 강렬한 공포의 검은 구덩이 속으로 내동댕이쳐졌다. 극한의 공포는 더욱 강렬하게 그를 사로잡았다.'

=

'친구의 얼굴이 희미해지더니 홀연히 사라져 버렸고, 곧바로 나는 어느 장벽에 부딪혀 퉁겨졌다. 그때까지 통과해 온 다른 장벽들과 다르지 않았지만, 그 두께가 상상을 초월했다. 끈적끈적하고 냉습한 덩어리, 이 표현 외에 비물질의 영역에서 마주친 그 장벽을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내 친구이자 스승이 성공적으로 통과한 장벽에 나는 발목을 잡힌 셈이었다.'

'장벽을 넘어 멀리까지 갔다가 공포와 충격과 불길한 생각에 사로잡힌 내 친구는 다시는 그 꿈의 왕국을 찾지 말라고 내게 경고했다. 그가 과연 장벽 너머에서 무엇을 보았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잠시 후, 친구의 몸이 들썩였다. 신이 연민을 베풀어, 그때 내 눈앞에서 펼쳐진 광경과 소리를 잊게 해 주시기를, 친구의 비명 소리와 공포에 사로잡힌 새카만 눈동자에 일순 떠올랐다가 사라진 지옥의 광경을 어찌 설명해야 할지, 나는 그때 의식을 잃었고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친구가 내게서 공포와 음산한 생각을 쫓아내기 위해 정신없이 나를 흔들고 있었다.'

'그들이 내게 한 말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즉, 나한테 친구가 없고 예술과 철학과 광기가 나의 비참한 일생을 사로잡았다는 것이다.'

 

 ◆ 최종 관문 너머에 존재하는 심연에 진입했을때 극한의 공포를 겪게 되고 미쳐버리게 되었다

 

● 위에 적어놓은 두 작품인 '실버 키의 관문을 지나서'와 '히프노스'는 묘사 대조시 일치하는 묘사들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실버 키의 관문을 넘어서'의 관문과 '히프노스'의 장벽들은 같은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어느 날 미지의 공간에서 바람이 불어와 우리 두 사람을 모든 사유와 존재 너머의 무한한 진공 속으로 밀어넣은 일이 있다. 형언할수 없는 광기의 깨달음이 한꺼번에 우리에게 쇄도했다. 그 순간만큼은 기쁨에 전율했을 정도로 무한한 깨달음이었지만, 지금은 기억에서 사라지거나 그렇지 않은 부분도 차마 다른 이에게 알릴 수 없는 애용이다. 주마등처럼 빠르게 스치는 기억 속에 우리를 가로막은 끈적끈적한 장벽들도 떠오른다.

 

친구의 얼굴이 희미해지더니 홀연히 사라져 버렸고, 곧바로 나는 어느 장벽에 부딪혀 퉁겨졌다. 그때까지 통과해 온 다른 장벽들과 다르지 않았지만, 그 두께가 상상을 초월했다. 끈적끈적하고 냉습한 덩어리, 이 표현 외에 비물질의 영역에서 마주친 그 장벽을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 따라서 두 작품의 묘사를 대조했을시 모든 사유와 존재 너머의 무한한 진공을 통과하면서 마주친 끈적끈적한 장벽들=무한한 장벽(관문)들이라고 보면 될 것 같고, 그런 장벽들보다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두꺼워서 지나치지 못한다고 하는 마지막 장벽=최종 관문이라고 보면 될것같다.

따라서 일차관문은 초월권 3티어(1-A), 무한한 관문들을 초월한 최종 관문은 초월권 3티어(1-A+)에 부합한다

 

 

 

 

 

IV. 절대 심연

 

어느 날 미지의 공간에서 바람이 불어와 우리 두 사람을 모든 사유와 존재 너머의 무한한 진공 속으로 밀어넣은 일이 있다. 형언할수 없는 광기의 깨달음이 한꺼번에 우리에게 쇄도했다. 그 순간만큼은 기쁨에 전율했을 정도로 무한한 깨달음이었지만, 지금은 기억에서 사라지거나 그렇지 않은 부분도 차마 다른 이에게 알릴 수 없는 애용이다. 주마등처럼 빠르게 스치는 기억 속에 우리를 가로막은 끈적끈적한 장벽들도 떠오른다. 

나는 마침내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멀리 떨어져있는 왕국에 다시 태어나 있음을 알게 되었다.

순결한 대기로 둘러싸인 대양에 뛰어든 순간, 내 친구는 아주 멀리 앞서 있었다. 나는 공중에서 번뜩이는 너무도 앳된 얼굴에서 불길한 환희의 표정을 볼 수 있었다. 친구의 얼굴이 희미해지더니 홀연히 사라져 버렸고, 곧바로 나는 어느 장벽에 부딪혀 퉁겨졌다. 그때까지 통과해 온 다른 장벽들과 다르지 않았지만, 그 두께가 상상을 초월했다. 끈적끈적하고 냉습한 덩어리, 이 표현 외에 비물질의 영역에서 마주친 그 장벽을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내 친구이자 스승이 성공적으로 통과한 장벽에 나는 발목을 잡힌 셈이었다. 장벽을 뚫기 위해 다시 한번 안간힘을 쓰다가, 나는 약에 취한 꿈에서 깨어나 탑실의 한쪽 구석 자리에서 눈을 떴다. 맞은편에서 내 친구는 여전히 의식을 잃고 몽환에 취해 창백하게 누워 있었다. 누르스름한 녹색 달빛 아래, 그 대리석같은 모습은 너무도 수척하고 아름답게 보였다. 잠시 후, 친구의 몸이 들썩였다. 신이 연민을 베풀어, 그때 내 눈앞에서 펼쳐진 광경과 소리를 잊게 해 주시기를, 친구의 비명 소리와 공포에 사로잡힌 새카만 눈동자에 일순 떠올랐다가 사라진 지옥의 광경을 어찌 설명해야 할지, 나는 그때 의식을 잃었고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친구가 내게서 공포와 음산한 생각을 쫓아내기 위해 정신없이 나를 흔들고 있었다. 꿈의 동굴을 향한 우리의 자발적인 탐험은 그렇게 끝이 났다. 장벽을 넘어 멀리까지 갔다가 공포와 충격과 불길한 생각에 사로잡힌 내 친구는 다시는 그 꿈의 왕국을 찾지 말라고 내게 경고했다. 그가 과연 장벽 너머에서 무엇을 보았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중략)

언젠가, 심연의 공간과 자유로운 시간의 꿈속에서 내 친구가 장벽 너머의 은밀하고 가장 깊숙한 악몽의 금기 속으로 들어갔을 때, 그때 본 적이 있는 얼굴이었다.

내가 바라보는 동안 새카맣고 축축한 머리가 들썩이더니 움푹 들어간 눈이 번쩍 열렸다. 어둠에 물든 가녀린 입술이 벌어졌지만, 너무도 두려워 비명마저 지를수 없는것 같았다. 유령처럼 흐늘거리는 얼굴에서 육체없는 정신의 광채가 번뜩였고, 어둠 속에서 더욱 견고하고 충만해진 활력이 느껴졌다. 그 순간,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극악한 공포를 맛보았다. 아득했던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는 동안 한마디 말소리도 들리지 않았지만, 나는 먼 기억 속의 앳된 얼굴이 뚫어져라 향해진 시선을 따라 그 광선이 흘러나오는 쪽을 바라보았다. 소용돌이처럼 다가오는 광선, 내가 그 실체를 보는순간 고막을 찣는 비명이 터졌고, 건물의 다른 하숙인과 경찰이 들이닥쳤다. 내가 무엇을 봤는지, 다시 말하지만 도저히 말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나보다 더 많은 것을 보았던 친구의 얼굴에서도 더이상 한마디 말도 흘러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항상 냉소적이고 탐욕적인 히프노스, 그 밤의 제왕을 조심해야 한다. 밤하늘과 지식과 철학의 광기어린 욕심을 경계해야한다.

그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알 길이 없다. 나는 기이하고 끔찍한 광선 때문에 넋이 나간 상태였을뿐만 아니라, 집으로 들이닥친 사람들도 미쳤다고밖에 설명할수 없는 망각에 빠져들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내게 한 말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즉, 나한테 친구가 없고 예술과 철학과 광기가 나의 비참한 일생을 사로잡았다는 것이다.

 

-히프노스-

 

두 뺨에 일렁이는 장밋빛 바다는 알고보니 금강석처럼 단단한 벽이었다. 벽은 이제 그의 주술 앞에서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다. 초고대인의 사유가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그의 주술을 돕고 있었다. 여전히 본능과 단호한 결심에 이끌려, 그는 공중에 뜬 상태에서 앞으로 움직였고, 마침내 최종관문을 통과하기 시작했다.

거대한 석조물 사이를 통과한 랜돌프 카터의 모험은 흡사 행성 사이를 빠르게 이동하는것 같았다. 그는 아주 멀리서 밀려드는 달콤하고 장엄한 승리감을 맛보았다. 곧이어 거대한 날개가 퍼덕이고, 지구 혹은 태양계에서 알려진 바 없는 물체들이 짹짹거리고 웅얼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가 뒤를 돌아보자, 하나가 아닌 여러 개의 관문들이 나타났다. 그 중 어느 한 곳에서 기묘한 형체들이 소동을 일으키고 있었지만,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광경이었다.

갑자기 그 어떤 것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공포가 엄습해왔다.

그것은 그 자신과 관련된 것이라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공포였다. 일차 관문을 통과할때 평온을 빼았기고, 자신의 신체와 주변 사물과의 모호한 관련성에도 확신을 잃었지만, 자아의 통일성만큼은 혼란을 겪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랜돌프 카터였고, 소용돌이치는 차원의 정점이었다. 그러나 최종관문을 지난 지금, 그는 자신이 하나가 아닌 여럿이라는 섬뜩한 공포에 직면했다.

그는 동시에 여러 곳에 있었다. 1883년 10월 7일 지구, 랜돌프 카터라는 소년은 고즈넉한 저녁 빛을 받으며 뱀굴을 나와 험준한 비탈을 뛰어 내려오고 있었다. 소년은 나뭇가지들이 뒤엉킨 과수원을 지나 아컴 너머 산중에 있는 크리스토퍼 삼촌의 집으로 향했다. 그러나 그 똑같은 시간, 좀더 정확하게 1928년의 그때 랜돌프 카터의 모습을 한 그림자가 지구 외부에서 초고대인들과 함께 대좌에 앉아 있었다. 뿐만 아니라, 제3의 랜돌프 카터는 최종 관문 너머 형체없는 미지의 우주 심연에 있었다. 그리고 무한하고 기괴한 다양성으로 그를 미치기 직전까지 몰고 간 혼돈의 장면들 어딘가에서 더없이 혼란스러운 자아와 지금 최종 관문 너머에 일부만 나타난 존재가 매우 흡사해졌다.

(중략)

메세지의 대부분이 저절로 카터에게 번역되는 동안, 해석을 돕는 또다른 감각이 느껴졌다. 혹은 눈으로, 혹은 상상으로 카터는 인간의 눈과 머리를 초월한 차원에 들어와 있음을 깨달았다. 이제 그는 권능의 소용돌이에서 무한한 공간으로 바뀌는 그림자를 통해 감각을 어지럽히는 창조의 번뜩임을 보았다.

기묘한 시점을 통해 그는 일생동안 비밀을 연구해 왔음에도 여전히 벗어나지 못한 존재와 크기와 경계의 개념을 뛰어넘는 무수한 외연의 거대한 형체를 보았다.

(중략)

파동이 떨리면서, 원형의 존재들은 '절대의 심연'에서 사는 자들인데, 형체가 없고 설명할 길이 없어서 낮은 차원의 세계에서는 소수의 몽상가만이 추측할수 있다고 말했다. 정신의 존재가 파동으로 알려준 바에 따르면, 그 중에서 핵심은 존재 자체로서····. 카터 자신의 원형이라고 했다.

카터의 채워지지 않는 욕망과 우주의 비밀에 대한 선조들의 금기는 최고 원형에서 파생된 자연스러운 결과였다. 모든 세계의 위대한 마법사, 위대한 사상가, 위대한 예술가는 모두 '그것'의 일부분이다.

(중략)

묵직한 침묵 뒤에 파동은 계속해서 제한된 차원에서 사는 존재들이 변화라고 칭하는 것은 정신의 기능에 불과하며, 그것은 외부세계를 다양한 우주의 차원과 다르게 보는 시각이라고 말했다. 망토 쓴 형체들이 다양한 각에서 잘린 원뿔형이듯이 영원불멸의 현실이라는 부분적인 견해는 그에 상응하는 우주의 각과 함께 변한다고 했다. 의식의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극히 드문 경우를 제외하고 내부 세계의 연약한 존재들은 스스로 통제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노예에 불과하다. 금기된 지식을 탐구하는 소수의 학자만이 미약한 통제력을 얻음으로써 시간과 변화를 정복한다. 그러나 관문 외부의 존재들은 모든 상황을 통제한다. 또한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우주의 무수한 부분들을 단편적이고 유동적인 개념으로 이해하기도 하고, 사물의 상관관계를 초월하여 변화없는 전체의 개념으로 이해하기도 한다.

(중략)

침묵이 계속되는 동안, 랜돌프 카터는 떠오르는 생각과 질문을 전했다. 그 절대의 심연에서 그는 자신의 원형에서 나온 모든 분신들과 똑같은 거리에 있음을 알았다. 즉, 인간 혹은 비인간, 지구 혹은 지구 외부의 존재, 특히 가장 호기심이 느껴지는 아주 먼 곳의 존재까지 그 거리는 똑같았다. 

 

-실버 키의 관문을 지나서-

 

이 여정 곳곳에는 예측불허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질서정연한 우주를 초월하여 꿈속에서도 갈수 없는 외계의 충격적인 마지막 파국에 대해서는 횡설수설하는 말로도 표현할 길이 없다. 불경한 말과 왁자지껄한 소음이 가득한 무한의 중심, 그 극한 혼돈의 궁극에 형태없는 그림자가 있다. 감히 그 이름을 입에 올릴수조차 없는 악마의 제왕, 아자토스다. 시간 너머, 상상을 초월하는 암흑의 방에서 사악한 북소리의 숨죽인 광기와 오싹하고 단조로운 피리 소리에 휩싸인 아자토스가 굶주림에 몸부림치고 있었다. 거기서 거대한 절대의 신들은 불안하게 발을 구르고 느릿느릿 어색하고 우스꽝스럽게 피리 소리에 맞춰 춤을 춘다. 이 맹목적이고 음산하고 목소리 없는 냉혹한 외계의 신들을 대변하는 화신이자 사자, 그가 바로 '기어오는 혼돈' 니알라토텝이다.

(중략)

그들은 '절대심연'의 냉혹한 수문장이자 그레이트원마저 두려워하는 존재로, 니알라토텝이 아니라 백색의 노덴스를 주인으로 섬겼다. 그들은 얼굴이 없어서 웃거나 미소를 지을수 없는 '나이트곤'으로 어둠속에서도 프나스의 골짜기와 외부 세상으로 가는 통로를 쉽게 날아다녔다.

(중략)

멀리 끝에는 기둥이 늘어선 형태로 봐서 거대한 원형 광장이 있으며, 그 한복판에서 한 쌍의 괴물이 한밤의 창백한 구름 아래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은 날개 달린 거대한 사자였다. 두 마리 사이에 짙은 어둠과 그림자가 놓여 있었다. 사자들은 6m에 달하는 몸뚱이로 기괴하고 야만스러운 머리를 들어올리고 주변의 폐허를 비웃듯 으르렁거렸다. 전설에 등장하는 그런 쌍둥이는 유일했으니, 카터가 그들의 정체를 모를리가 없었다. 그들은 '절대심연'의 변함없는 수문장이었고, 그 음산한 폐허는 원시의 사르코만드였다.

(중략)

그들은 포로를 잡은 나이트곤들에게 간단한 명령만 내리고 나머지는 그들의 본능에 맡겼다. 그 결과 불운한 포로들은 조용히 '절대심연'으로 옮겨져, 도울과 거그, 가스트를 비롯해 먹이를 취하는데 있어 별다른 고민을 하지 않는 암흑의 무리들에게 골고루 분배될 운명에 처했다.

(중략)

즉, 그레이트원들마저 두려워하는 나이트곤들은 '기어오는 혼돈, 니알라토텝'이 아니라 절대 심연의 제왕이자 불멸의 존재 노덴스의 명을 받든다는 사실이었다.

 

-미지의 카다스를 향한 몽환의 추적-

 

● 최종관문 너머에 존재하는 크툴루세계관 최후의 공간인 절대심연. 이곳은 물질계와 관문들을 포함한 모든 사물의 상관관계, 크기, 경계의 개념을 초월한 곳으로서 거주자는 히프노스,나이트곤,아우터갓들,원형의 존재들 등등이 있다.

따라서 절대심연은 초월권표 1티어(High 1-A)에 부합한다

 

 

V. 원형

 

그는 동시에 여러 곳에 있었다. 1883년 10월 7일 지구, 랜돌프 카터라는 소년은 고즈넉한 저녁 빛을 받으며 뱀굴을 나와 험준한 비탈을 뛰어 내려오고 있었다. 소년은 나뭇가지들이 뒤엉킨 과수원을 지나 아컴 너머 산중에 있는 크리스토퍼 삼촌의 집으로 향했다. 그러나 그 똑같은 시간, 좀더 정확하게 1928년의 그때 랜돌프 카터의 모습을 한 그림자가 지구 외부에서 초고대인들과 함께 대좌에 앉아 있었다. 뿐만 아니라, 제3의 랜돌프 카터는 최종 관문 너머 형체없는 미지의 우주 심연에 있었다. 그리고 무한하고 기괴한 다양성으로 그를 미치기 직전까지 몰고 간 혼돈의 장면들 어딘가에서 더없이 혼란스러운 자아와 지금 최종 관문 너머에 일부만 나타난 존재가 매우 흡사해졌다.

지구의 역사로서 알려지거나 추정되는 시대뿐 아니라 지식과 의혹, 신빙성을 통해 인간의 기원이라고 할 만한 시기에서 여러 명의 카터가 존재했다. 카터의 분신들은 인간과 비인간, 척추동물과 무척추동물, 지적 존재와 그렇지 않은 존재, 동물과 식물 등 여러가지 형태를 띠고 있었다. 게다가 그 중에는 인간의 삶과는 딴판으로, 낯선 행성과 체계, 은하와 우주공간을 종횡무진 하는 카터의 분신도 있었다. 죽지않는 포자의 형태로 세계에서 세계로, 우주에서 우주로 떠다니는 그들은 모두 카터 자신이었다. 희미하면서도 생생하고, 독특하면서도 일관적인 꿈의 단편들은 처음으로 꿈을 꾼 이후 그가 오랜세월동안 경험한 결과였다. 그리고 극소수의 인간만이 세속의 논리로는 설명할수없는 그 집요하고 매력적이며 끔찍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그같은 깨달음에 직면한 카터는 극도의 공포 속에서 현기증을 느꼈다. 이지러진 달빛 아래 고대의 음침한 공동묘지를 찾아갔다가 두 사람 중에서 오직 한 사람만 살아 돌아온 그 끔찍한 밤에도 그 같은 공포는 없었다. 죽음, 숙명, 번민, 그 어떤 것도 자아를 상실하고 표류하는 절망감을 압도하지 못했다. 무無로 합쳐진다면 그것은 평화로운 망각이다. 그러나 자신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다른 존재와 구분되는 차이를 잃는다면, 더 이상 자아가 없다면, 그것은 정체 모를 고뇌와 공포의 절정일 것이다.

그는 보스턴에 한 명의 랜돌프 카터가 존재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최종관문 너머에 있는 존재의 일면 혹은 일부일지 모르는 그의 정체가 과연 어떤 카터였는지는 확신할수 없었다. 그의 자아는 지워졌다. 그러나 개인이 완전히 무효화된다는 관점에서 '그'라는 존재가 실제로 존재할수 있다면, 그는 불가해한 방식으로 여러 개의 자아가 합쳐진 존재라고 할 수 있었다. 마치 그의 육체는 사지와 머리가 여러개 달린 인도 신전의 어느 조각상으로 변한 것 같았다. 그는 당혹감 속에서 자아의 결합체 중 어느 것이 본질이고 어느것이 추가된 것인지 알아내려고 생각에 잠겼다. 만약 다른 자아와 구분되는 본연의 자아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말이다.

망연자실해진 '관문 너머 카터의 분신'은 공포의 밑바닥 같았던 곳에서 더욱 깊고도 강렬한 공포의 검은 구덩이 속으로 내동댕이쳐졌다.

극한 공포는 더욱 강렬하게 그를 사로잡았다. 이번에는 주로 외부에서 느껴지는 공포였고, 그와 맞써서 에워싸면서도 그에게 스며드는 어떤 힘 혹은 인물이었다.

그런데 이 부분적인 실체에는 그 자신의 일부가포함된 것 같았다.

그들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동시에 존재하며, 공간을 초월해 연속하는것 같았다. 시각적인 이미지는 없어도 존재감이 느껴졌고, 분신과 자아의 무한성이 한데 어우러졌다는 섬뜩한 생각이 들었다.

그 때문에 지금까지 상상할 수도 없었던 숨 막히는 공포가 밀려들었다.

충격 때문에 카터의 분신은 개성을 말살당했다는 공포마저 잊었다. 무수한 존재와 자아가 '하나 속의 전체'이자 '전체 속의 하나'였다.하나의 시공간에 있는 사물뿐 아니라, 완벽하게 진화된 어느 존재의 본질과도 결합된 느낌이었다. 그 완벽한 존재는 상상과 수학적 계산을 초월했기에 그 정체를 알 수 없었다. 그것은 지구의 일부 비밀 의식에서 조심스럽게 전해지고, 여러가지 신의 이름으로 불리었다는 요그-소토스 일지도 몰랐다. 유고스라는 곳의 갑각류 종족이 요그-소토스를 초월자로 숭배했다. 두뇌가 나선형의 수증기 형태로 이루어진 그 갑각류들은 해독할수 없는 표식을 통해서 요그-소토스를 알아본다고 했다. 그러나 카터는 그 같은 생각들이 얼마나 하찮고 단편적인 것인지 깨달았다.

(중략)

묵직한 침묵 뒤에 파동은 계속해서 제한된 차원에서 사는 존재들이 변화라고 칭하는 것은 정신의 기능에 불과하며, 그것은 외부세계를 다양한 우주의 차원과 다르게 보는 시각이라고 말했다. 망토 쓴 형체들이 다양한 각에서 잘린 원뿔형이듯이 영원불멸의 현실이라는 부분적인 견해는 그에 상응하는 우주의 각과 함께 변한다고 했다. 의식의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극히 드문 경우를 제외하고 내부 세계의 연약한 존재들은 스스로 통제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노예에 불과하다. 금기된 지식을 탐구하는 소수의 학자만이 미약한 통제력을 얻음으로써 시간과 변화를 정복한다. 그러나 관문 외부의 존재들은 모든 상황을 통제한다. 또한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우주의 무수한 부분들을 단편적이고 유동적인 개념으로 이해하기도 하고, 사물의 상관관계를 초월하여 변화없는 전체의 개념으로 이해하기도 한다.

(중략)

파동이 전하기를, 제한된 차원에서 사는 존재의 가계와 개개인의 성장은 차원 외부 공간에 있는 하나의 근원적이고 영원한 존재에게서 비롯된다고 했다. 아들, 아버지, 할아버지 같은 개인과 영아, 유아, 소년, 성인같은 성장 단계는 근원적이고 영원한 하나의 존재가 끝없이 변화하는 과정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 변화를 가져오는 원인은 근원적인 존재를 분리한 의식의 단면에서 일어나는 변이였다. 모든 시대에 존재하는 랜돌프 카터, 즉 랜돌프 카터와 그 조상, 인류 이전의 인간, 지구와 지구 생성 이전의 존재 등등 이 모든 것들은 시공을 초월한 하나의 절대적이고 영원한 '카터'의 일면에 불과했다. 영원한 원형을 매번 잘라낼때마다 생기는 의식의 단면에 의해서만 존재의 구분이 가능하다.

각이 약간만 변해도 오늘의 학자는 어제의 아이로 바뀔 수 있다. 랜돌프 카터는 1692년 세일럼에서 탈출해 아컴의 산 속으로 숨어든 마법사 에드먼드 카터가 될 수도 있고, 2169년 기묘한 수단을 이용하여 호주에서 몽골 유목민을 내쫓게 될 픽맨 카터가 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인간인 카터를 한때 아르크투루스 주위를 돌던 쌍둥이 행성, 키타밀에서 지구로 날아온 이후 원시북극에 거주하며 검은색의 차토구아를 숭배했다는 고대의 외계종족으로 바꿀수 있다. 지구인 카터를 머나먼 키타밀 행성의 이상하게 생긴 존재 혹은 훨씬 더 오래전에 스트론티 은하에 살던 생물체로 바꿀 수 있다. 아니면 오래전의 4차원 시공간에서 수증기로 존재했던 정신체, 혹은 암흑의 방사성 혜성에 앞으로 존재할 식물체로 바꾸는 등, 무한한 우주의 순환에서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다.

파동이 떨리면서, 원형의 존재들은 '절대의 심연'에서 사는 자들인데, 형체가 없고 설명할 길이 없어서 낮은 차원의 세계에서는 소수의 몽상가만이 추측할수 있다고 말했다. 

 

-실버 키의 관문을 지나서-

 

언젠가, 심연의 공간과 자유로운 시간의 꿈속에서 내 친구가 장벽 너머의 은밀하고 가장 깊숙한 악몽의 금기 속으로 들어갔을 때, 그때 본 적이 있는 얼굴이었다.

내가 바라보는 동안 새카맣고 축축한 머리가 들썩이더니 움푹 들어간 눈이 번쩍 열렸다. 어둠에 물든 가녀린 입술이 벌어졌지만, 너무도 두려워 비명마저 지를수 없는것 같았다. 유령처럼 흐늘거리는 얼굴에서 육체없는 정신의 광채가 번뜩였고, 어둠 속에서 더욱 견고하고 충만해진 활력이 느껴졌다. 그 순간,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극악한 공포를 맛보았다. 아득했던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는 동안 한마디 말소리도 들리지 않았지만, 나는 먼 기억 속의 앳된 얼굴이 뚫어져라 향해진 시선을 따라 그 광선이 흘러나오는 쪽을 바라보았다. 소용돌이처럼 다가오는 광선, 내가 그 실체를 보는순간 고막을 찣는 비명이 터졌고, 건물의 다른 하숙인과 경찰이 들이닥쳤다. 내가 무엇을 봤는지, 다시 말하지만 도저히 말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나보다 더 많은 것을 보았던 친구의 얼굴에서도 더이상 한마디 말도 흘러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항상 냉소적이고 탐욕적인 히프노스, 그 밤의 제왕을 조심해야 한다. 밤하늘과 지식과 철학의 광기어린 욕심을 경계해야한다.

그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알 길이 없다. 나는 기이하고 끔찍한 광선 때문에 넋이 나간 상태였을뿐만 아니라, 집으로 들이닥친 사람들도 미쳤다고밖에 설명할수 없는 망각에 빠져들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내게 한 말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즉, 나한테 친구가 없고 예술과 철학과 광기가 나의 비참한 일생을 사로잡았다는 것이다.

  

 -히프노스-

 

● 일정한 형태가 존재하지 않고 자신들을 제외한 크툴루세계관의 모든것을 본인들의 존재의 단면이자 일부분 취급할정도로 무한히 우월한 크툴루세계관의 끝판왕들

이들이 본인들의 존재의 단면,일부분 취급하는것의 범위에는 심지어 본인들을 제외한 절대심연의 거주자들까지 포함된다

 

'그때 본 적이 있는 얼굴이었다.' , '새카맣고 축축한 머리가 들썩이더니 움푹 들어간 눈이 번쩍 열렸다.' , '냉소적이고 탐욕적인 히프노스, 그 밤의 제왕을 조심해야 한다. '

 

'그들은 '절대심연'의 냉혹한 수문장이자 그레이트원마저 두려워하는 존재로, 니알라토텝이 아니라 백색의 노덴스를 주인으로 섬겼다. 그들은 얼굴이 없어서 웃거나 미소를 지을수 없는 '나이트곤'으로 어둠속에서도 프나스의 골짜기와 외부 세상으로 가는 통로를 쉽게 날아다녔다.

(중략)

두 마리 사이에 짙은 어둠과 그림자가 놓여 있었다. 사자들은 6m에 달하는 몸뚱이로 기괴하고 야만스러운 머리를 들어올리고 주변의 폐허를 비웃듯 으르렁거렸다. 전설에 등장하는 그런 쌍둥이는 유일했으니, 카터가 그들의 정체를 모를리가 없었다. 그들은 '절대심연'의 변함없는 수문장이었고, 그 음산한 폐허는 원시의 사르코만드였다.' 

 

'원형의 존재들은 '절대의 심연'에서 사는 자들인데, 형체가 없고 설명할 길이 없어서 낮은 차원의 세계에서는 소수의 몽상가만이 추측할수 있다고 말했다.'

 

● 절대심연의 거주자들인 나이트곤, 히프노스 등등도 형태는 존재하는 반면 원형의 존재들은 일정한 형태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무수한 존재와 자아가 '하나 속의 전체'이자 '전체 속의 하나'였다.하나의 시공간에 있는 사물뿐 아니라, 완벽하게 진화된 어느 존재의 본질과도 결합된 느낌이었다. 그 완벽한 존재는 상상과 수학적 계산을 초월했기에 그 정체를 알 수 없었다. 그것은 지구의 일부 비밀 의식에서 조심스럽게 전해지고, 여러가지 신의 이름으로 불리었다는 요그-소토스 일지도 몰랐다.'

 

'그러나 카터는 그 같은 생각들이 얼마나 하찮고 단편적인 것인지 깨달았다.'

 

● 모든 존재를 자신의 일부분 취급하는 원형의 존재들의 특성상 요그 소토스와 유사한 부분이 많아서 주인공 또한 처음에는 이들을 요그 소토스라고 생각했었으나, 이윽고 그런 생각이 얼마나 하찮고 단편적이었는지를 깨달았다는 추가묘사를 통해 원형의 존재들이 요그소토스보다 우월하다는것을 밝혔다

따라서, 절대심연의 존재들까지 포함한 세계관의 모든것들을 개념적으로 초월한 원형의 존재들은 초월권표 0티어(0)에 부합한다

 

 

 

VI. 최고 원형

 

'파동이 전하기를, 제한된 차원에서 사는 존재의 가계와 개개인의 성장은 차원 외부 공간에 있는 하나의 근원적이고 영원한 존재에게서 비롯된다고 했다. 아들, 아버지, 할아버지 같은 개인과 영아, 유아, 소년, 성인같은 성장 단계는 근원적이고 영원한 하나의 존재가 끝없이 변화하는 과정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 변화를 가져오는 원인은 근원적인 존재를 분리한 의식의 단면에서 일어나는 변이였다. 모든 시대에 존재하는 랜돌프 카터, 즉 랜돌프 카터와 그 조상, 인류 이전의 인간, 지구와 지구 생성 이전의 존재 등등 이 모든 것들은 시공을 초월한 하나의 절대적이고 영원한 '카터'의 일면에 불과했다. 영원한 원형을 매번 잘라낼때마다 생기는 의식의 단면에 의해서만 존재의 구분이 가능하다.'

 

'파동이 떨리면서, 원형의 존재들은 '절대의 심연'에서 사는 자들인데, 형체가 없고 설명할 길이 없어서 낮은 차원의 세계에서는 소수의 몽상가만이 추측할수 있다고 말했다. 정신의 존재가 파동으로 알려준 바에 따르면, 그 중에서 핵심은 존재 자체로서····. 카터 자신의 원형이라고 했다.

 

카터의 채워지지 않는 욕망과 우주의 비밀에 대한 선조들의 금기는 최고 원형에서 파생된 자연스러운 결과였다. 모든 세계의 위대한 마법사, 위대한 사상가, 위대한 예술가는 모두 '그것'의 일부분이다.'

 

● 원형의 존재들이 본인들을 제외한 모든것을 본인들의 존재의 단면이자 일부로 취급하는것과 마찬가지로 모든 원형들 중 가장 우월한 원형이자 핵심인 최고 원형은 다른 원형들조차 자신의 단면이자 일부로 취급한다

따라서 다른 원형들까지 포함한 세계관의 모든것을 개념적으로 초월한 최고 원형은 초월권표 0티어(0+)에 부합한다

 

 

VII. 요약 및 결론

 

단일우주(High 1-B)

 

다중우주(Low 1-A)

 

일차 관문(1-A)

 

최종 관문(1-A+)

 

절대심연(High 1-A)

 

 원형(0)

 

최고 원형(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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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자협회 2021-03-24 21:54:49
이미지 안날아갔나?
아테나 2021-03-24 21:57:39
근데 0 한단계 초월성에 +를 달면 백색광이나 마티버스는 뭘 달아야 되노 ㅋㅋ
닌자협회 2021-03-24 21:58:23
@아테나
걔넨 애초에 캐릭터는 맞나ㅋㅋ
아테나 2021-03-24 21:59:04
@닌자협회
ㄹㅇㅋㅋ
등심 2021-03-24 22:09:47
택스트가 많아서 그런가.pc버전으로 보는데도 한참걸리누 모바일로는 어떻게 봐야..
닌자협회 2021-03-24 22:14:43
@등심
폰으로보면 스크롤 개지릴듯ㅋㅋㅋㅋㅋㅋㅋ
초은하 2021-03-24 22:18:07
@등심
하... 프사 꼭 그걸로 해야겠노?
등심 2021-03-24 22:20:20
@초은하
경매장 로제놈 3개가 다 이거여서 어쩔수 없누....
농농농 2021-03-24 22:12:52
ㅅㅂ 너무기노 ㅋㅋㅋㅋㅋ


근데 우주가 무한차원에 그이상차원이 무한으로 반복하는거임???
로우1a는 뭔지 모르겠다
닌자협회 2021-03-24 22:14:31
@농농농
단일우주=기본적으로 무한차원
(우주1<우주2<우주3<우주4<...<우주∞)=물질계
물질계<1차관문<2차관문(=장벽)<...<∞차관문(=장벽)<최종관문
최종관문<절대심연
농농농 2021-03-24 22:16:20
@닌자협회
우주가 다중적으로 되어있는게 아니라
고차원으로 되있노 ㅋㅋㅋㅋ
농농농 2021-03-24 22:16:40
@닌자협회
저런 멀티버스 첨보네
우리형파천 [L:18/A:231] 2021-03-25 17:39:03
브게 역사상 최고의 코스몰로지 해석글이 아닐까 싶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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